• “근기법 개악, 집권여당이 주도”
    민주노총 긴급 집회 열고 강력 경고
        2017년 11월 28일 06: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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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은 28일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근로기준법 개악 시도에 대해 “이번 근로기준법 개악안이 집권여당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입장의 전면 파기”라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여의도 국회 앞에서 ‘근기법 개악 저지, 날치기 시도 규탄, 노조 할 권리 입법 쟁취 긴급 결의대회’를 열고 “이는 향후 노정관계 자체를 파탄 내겠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집권여당과 국회의 근로기준법 개악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이같이 촉구했다.

    민주노총 긴급 집회(사진=곽노충)

    “홍영표 같은 사람을 왜 노동자 대표로 국회에 보냈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경부터 고용노동소위(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노동시간 주 52시간 상한제 ▲근로기준법 특례조항 59조 ▲휴일·연장수당 중복할증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나 처리되지 못했다.

    주52시간 상한제, 특례 59조는 장시간 노동 해소를 위해 논의가 시작된 법안들이다. 그러나 홍영표 환노위 위원장을 필두로 집권여당과 보수야당들은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을 미루는 것에 더해, 휴일·연장수당 중복할증을 금지해 임금삭감까지 시도하고 있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근기법 개악을 주도하고 있는 홍영표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목하며 “장시간 노동 어떻게 줄여낼 것이냐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고 산업 특성, 기업부담 완화를 얘기하고 있다”며 “우리가 왜 저런 사람을 노동자의 대표자로 국회에 보냈는지 노동자의 손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시간 단축은 몇 푼의 임금손실 논할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며 노동계의 노력도 강조했다.

    “59조 특례 폐지되지 않는 한 노동존중사회는 없다”

    박해철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근기법 59조 특례조항과 관련해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죽은 지 47년이 지났지만 2017년 오늘, 여전히 전체 노동의 40% 넘는 노동자가 월 300시간 일하는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박 부위원장은 “경기도 김포시에서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 버스 노동자는 하루 18시간 꼬박 이틀을 일했다. 그러나 장시간 노동을 시켜 벌어먹은 사업주는 구속되지 않고 노동자만 구속이 됐다. 근로기준법 59조 특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년간 집배노동자 16명이 과로사로 죽었지만, 동료 집배원들은 사망한 분들의 일을 추가로 나눠서 해야 해서 문상도 못 갔다. 이 또한 근기법 59조 특례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과로가 없는 사회를 만든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근기법 59조 특례를 없애는 것”이라며 “59조 특례조항이 폐지되지 않는 한 노동존중 사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81만개 일자리 창출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근기법 59조 특례조항만 폐기되면 그 일자리가 생긴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59조 특례조항 없앨 생각은 하지 않고 헛질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사회적 요구 ‘노동시간 단축’에 역행하는 민주당
    노동계 개탄 “자칭 촛불정부 하에서, 그것도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이…”

    앞서 환노위는 전 정부에서 자의적 행정해석으로 68시간 노동을 허용해온 것을 폐기하고 장시간 노동을 조장해온 특례조항 59조의 단계적 폐기를 잠정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23일 여야3당 간사들은 주 52시간 상한제와 특례조항 59조를 묶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난항에 부딪혔다. 이미 다 합의해놓은 것을 원점으로 돌린 것이다.

    여야 3당 간사 합의안은 주 52시간 상한제 즉각 도입에서 2021년까지 단계적 도입하는 것으로 후퇴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는 사실상 지난 정부의 잘못된 행정해석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어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여야가 이미 의견일치를 이룬 특례조항 59조 단계적 폐지는 소위 통과를 코앞에 두고 주 52시간 상한제 논의에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 더해 홍영표 환노위 위원장을 필두로 휴일·연장수당 중복할증 금지안까지 추진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근기법 개악 시도에 자유한국당 등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온 보수야당뿐 아니라 민주당 의원들까지 가세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홍영표 위원장은 노동시간 52시간 상한제에 따라 휴일·연장근로 중복할증이 기업에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 흐름에 맞지 않다는 근거로 중복할증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이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직선2기 임원 선거에 출마한 4명의 위원장 후보는 투쟁 결의문을 통해 “자칭 촛불정부 하에서, 그것도 집권여당 국회의원들이 장시간 노동 지속, 연장근로-휴일근로 수당 삭감, 특례업종 유지라는 근로기준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이번 근로기준법 개악안은 노동시간 연장을 용인하고, 임금삭감은 물론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의 휴일근로, 연장근로 강제, 장시간 노동 강제를 부추기는 것”이라며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행정해석이라는 꼼수로 유지해온 장시간 노동을 이제 법으로 보장하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규탄했다.

    ‘적반하장’ 보수야당 환노위 위원들,
    노동정책에 노동자 입장 고려한 것에 “무책임하다” 사과 요구

    노동계의 압박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의 반대로 이날 소위에서 주 52시간 상한제 단계적 도입이라는 ‘후퇴안’과 휴일·연장수당중복할증 금지라는 ‘개악안’은 처리되지 못했다. 이견이 없던 59조 특례조항 단계적 폐지안도 여야3당 간사안으로 인해 발이 묶여 처리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소속 소위 위원들은 이날 소위에서 여야3당 간사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해 적반하장 식의 성명서까지 내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계가 근기법 개악이라고 비판하는 주52시간 상한제 단계적 도입과 휴일·연장수당중복할증 금지 법안이 노동시간 단축안이라며 왜곡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소위 위원장인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해 소위 위원인 문진국·장석춘·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시급성, 그리고 국민경제 발전에 미치는 중요성을 감안하여 장기간에 걸쳐 논의를 거듭해 환노위 3당 간사는 합의안을 도출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합의 처리에 실패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면서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에 대한 고려 없이 한쪽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고도 했다. 노동정책과 관련해 노동자들의 입장을 고려한 것에 대해 한 쪽 입장만 일방적으로 반영했다는 궤변을 늘어 놓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근로기준법 논의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여당에 있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좌절시킨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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