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열린우리당 '정체성' 공방
        2006년 03월 16일 03: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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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뜨거운 ‘정체성’ 공방을 벌였다. 14일의 야4당 원내대표 회담이 발단이 됐다.

    이날 회담에서 야4당은 △최연희 의원 사퇴촉구결의안 제출 △이해찬 골프파문 관련 국정조사 공동 발의 △재소자 인권실태 국회차원 진상조사 △윤상림-황우석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 △X파일 특검법 4월 국회처리 등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열린우리당,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 이중대"

    15일 오전 열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이화영 부대표는 전날 있었던 야4당 원내대표 회담과 관련해 민주노동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부대표는 "교섭단체완화라는 떡을 바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버리면서까지 한나라당과 공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연희 의원 사퇴촉구결의안과 ‘골프 파문 국정조사’에 대한 공조를 두고는 "한나라당의 2중대로 전락했다"고 ‘막말’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다.

    열린우리당이 야4당 공조에 대해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해찬 총리 사퇴로 모처럼만에 찾아온 정국 반전의 계기가 야4당 공조로 인해 유실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최연희 의원 사퇴촉구결의안을 제출하는 선에서 적당히 파문을 수습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가 15일 원내대표단 회의와 정책의총에서 "외국 나갔다가 방금 들어온 사람이 보면 마치 최연희 의원이 열린우리당 소속이 아닌가 생각할 것"이라며 "한나라당 대표가 주재한 술자리에서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자격으로 참가한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압박한 것도 한나라당의 이런 의도에 쐬기를 박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은 또 ‘골프 파문’에 대한 국정조사 합의 역시 대여공세의 고삐를 놓지 않으려는 한나라당의 전략에 민주노동당이 편승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열린우리당, 너나 잘하세요"

    열린우리당의 한나라당 2중대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노동당은 즉각 대변인 논평을 내고 열린우리당과 열린우리당 소속 386 의원들의 ‘정체성’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라크 파병 문제를 한나라당과 알콩달콩 공조처리한 것은 열린우리당 아니었냐"며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 철썩같은 공조로 비정규법안을 강행처리하고 쌀수입개방 비준안을 날치기로 처리할 때 침묵하고 있었던 이화영 의원같은 이른바 개혁 세력 의원들의 정체성은 무엇인가"고 역공했다.

    박 대변인은 또 "민주노동당과 국민들이 보기에 열린우리당은 이미 한나라당과 다를 바 없는 한통속 정당이고, 본부중대 2중대를 가릴 수 없을만큼 하나로 가고 있다"면서 "최연희 공조와 국정조사 공조에 대해서 민주노동당을 비난하는 태도는 어처구니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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