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연희 사퇴보다 더 중요한 것
        2006년 03월 15일 07: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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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권이 최연희 의원에 대해 현행 국회법 상 가능한 최고 조치로 ‘사퇴촉구결의안’ 발의를 공표했다. 친정인 한나라당 의원들마저 ‘정치적 제명’을 결의하는 상황에서 최 의원의 사퇴는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이 피해 여기자를 만났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다시금 치열해졌다. 한나라당은 ‘고소무마’가 아니라 ‘위로’ 차원에서 만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피해 여성이 ‘사과’도 아닌 ‘위로’를, 그것도 가해자 주변의 제3자에게 받고 싶어 했을 리 만무하다. 본인이 원치 않는데 피해 여성을 언급하고 드러내는 것 자체가 2차 가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여당이나 다른 야당의 논평이나 대변인들의 편지니 감정 호소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른 정당들이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거리로서만 성추행 사건을 이어가려는 의도가 다분한 탓이다. 그들의 논평이나 발언이 가해자에 대한 책임 추궁을 통해 피해 여성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2차 가해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지 쉬지 않고 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떤 고소 무마 시도도 안 된다. 용기를 내 달라. 약해지면 안 된다. 어둠 속에서, 강압적으로, 폭력적으로 성폭행 당한 이들은 오늘도 수도 없이 혼자 울고 고통 받고 죽어간다. 이들을 위한 불꽃이 되어 달라. 이들을 구하고 귀한 여전사가 되어 달라. 부탁드리고 싶다. 진정 이번 사건에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언론도,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도 얻을 것이 없다. 생각하면 우리가 얻을 것은 ‘성폭력 없는 행복한 사회’다.”

    최연희 의원의 사퇴에 하루, 이틀 시간재기만 바빴던 기자실에서 잠시 귀 기울여 들었던 말이다. 다만 이러한 호소가 열린우리당의 서영교 부대변인이 아니라 그동안 한나라당 내부에서 잘 싸워준 여성 의원들로부터 나왔으면, 사퇴 요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솔직히 한나라당 남성 의원들이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 크지만 이곳 여의도에서 아직은 요원한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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