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위대한 의자'에 앉은 이명박?
    2006년 03월 15일 06: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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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된 것일까. 오는 7월 한나라당 복귀를 앞두고 이 시장이 연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13일 ‘가난한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뉴욕 발언으로 여당과 언론은 물론 같은 당의 손학규 경기지사로부터도 호된 비판을 받았다.

15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 시장의 이 발언을 "반시대적 발언"으로 규정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정치의 양극화를 조장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두관 최고위원은 "이명박 시장은 15대 총선에서 돈 선거를 하다 중도하차한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직격했다.

서영교 부대변인은 "지금은 돈이 없어도 깨끗하고 투명한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서 부대변인은 또 "지금은 정경유착의 혜택을 받아왔던 사장 출신이 정치를 하는 시대가 아니다"며 이 시장의 CEO 전력을 건드렸다.

손학규 경기지사도 지난 13일 MBC-TV 뉴스현장 생방송 인터뷰에서 "개발의 시대, 부정축재의 시대에는 돈으로 하는 정치가 가능했겠지만 새로운 시대, 청빈의 시대에는 높은 도덕성, 즉 노블리스 오빌리제의 덕목이 지도자에게 요구된다"고 이 시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15일에는 이른바 ‘황제테니스’의 전모가 밝혀졌다. YTN 보도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03년 4월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약 1년 10개월동안 주말시간대에 일반 회원들의 사용을 배제한 채 혼자만 사용하는 ‘황제테니스’를 즐겨왔다.

이 시장은 이 기간 동안 한 달에 두 세 번 정도 원하는 때에 찾아와 테니스를 쳤다. 테니스장 사용료는 모두 다해 할인 가격으로 2000만원(원래는 3600만원). 문제는 이걸 다른 사람이 대신 냈다는 점이다. YTN 보도에 따르면 이 시장과 테니스를 함께 친 사업자 등이 냈다고 한다. 13일 이 시장은 공짜로 테니스를 친 것이 문제가 되자 600만원을 테니스장 사용료로 지불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은 테니스 비용을 대납한 사업자가 누군지 밝히라면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규의 부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사업가들의 접대로 황제로비를 받은 사실이 없었는지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황제테니스’ 논란을 권력형 비리 문제로 몰아갔다. 

민주노동당도 대변인 논평에서 "이명박 시장과 서울시는 황제테니스에 초청된 파트너와 테니스장 사용료를 대신 낸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돈을 나누어낸 사람들이 누구인지 밝혀야 하며, 그들과 서울시가 어떤 업무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혹은 특혜를 주고받은 것은 없는지에 명확한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에는 또 정동 서울시립미술관의 ‘위대한 의자’ 전시회에 정치인으로는 유일하게 이명박 서울시장의 사진이 전시된 것과 관련, 일부 언론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명박 시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유인촌씨다.

이 시장에 대한 이같은 여론의 공세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 시장은 지금껏 정치적 공방의 외곽지대에 있었다. 여야간의 이전투구를 느긋하게 즐길수 있는 입장이었다. 이 시장이 지지율 1위를 고속질주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탓이 크다.

그러던 이 시장이 이제 여야간 정치공방의 한 가운데 서 있다. 그런데 시기가 공교롭다. 이 시장은 오는 7월 한나라당으로의 복귀를 앞두고 있고, 지금은 시장에서 정치인으로 존재이전을 하는 시기다. 하필 이 때 여러 문제들이 봇물터지듯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 시장에 대한 여권의 본격적인 검증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고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는 "이명박 시장이 알아서 실수를 해주고 있고 우리는 그에 대응할 뿐"이라고 말했다. 기획된  검증 의도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우상호 대변인도 같은 맥락의 말을 했다.

그러나 여권의 의도가 아니더라도 현재의 국면이 이 시장에 대한 검증의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우 대변인은 "큰 틀에서 보자면 지금의 과정이 이 시장에 대한 여론의 검증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를 제외하면 이 시장은 아직 제대로 된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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