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 포항지진 250배에도 안전?
    원전 설계자 “자신감·자만심도 아니고 경박”
        2017년 11월 20일 12: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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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 지진 이후 원전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수언론에서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월성원전 설계자인 NGO단체 ‘원자력 안전과 미래’ 이정윤 대표는 “자신감, 자만심도 아니고 경박스럽다”고 맹비판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17일 ‘한국 원전, 지진에 안전한가’라는 분석 기사를 냈다. 원전 24기 중 21기 7.0 규모에도 버틸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되어 있어서 포항 지진의 250배 규모의 지진이 와도 안전하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월성 2~4호기 설계와 제작에 직접 참여한 이윤정 대표는 20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저는 친원전, 반원전이 아니다. 그런데 친원전이더라도 이렇게 호도하는 식으로 얘기해선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정윤 대표는 1991년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신분으로 캐나다원자력공사와 공동원자로 공동 설계를 했다.

    이 대표는 “원전의 안전은 그렇게 주장해서 되는 게 아니다. 발전소는 관리 상태가 어떤지에 대해서 실상을 얘기하지 않고 ‘그냥 내진설계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원전) 홍보성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양산단층 일대가 활성화되어 있다고 보는 게 맞다. 그러면 지진이 양산단층 일대에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원전에서) 40km 떨어져 있는 포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설계 기준의 10분의 1 정도의 약한 영향을 줬을 뿐이지 운에 따라서는 발전소 근처에서 터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야지 무조건 안전하다고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원전의 안전성을 단정하는 <조선일보>의 보도를 거듭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단순히 6.5, 7.0과 같은 지진규모보다 지진 진원지에 원전이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토양상태는 어떠한지 등에 따라 달라지는 지반가속도가 원전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발전소에 영향을 주는 것은 지반가속도다. 토양의 상태에 따라 지진에 의해 얼마로 흔들리느냐가 달라진다. 발전소의 부지에 가속도가 얼마의 크기로 왔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또 그 원전에 얼마나 가까이에서 지진이 왔느냐도 중요하다. 후쿠시아 원전사고 당시 9.0의 지진이 일어났지만 우리나라와 (거리가 멀기 때문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원전사업자인 한수원이 원전 설계부터 내진설계 감사까지 해버리는 탓에 이론적으로 내진설계가 잘 돼있더라도 실제 원전의 안정성이 이론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대표는 “이론적으로는 (0.2g에 견디도록) 설계를 했지만 설계 자체부터 독립적으로 검토를 해서 제대로 됐는지 확인을 해야 하고, 제품 제작부터 품질 감사, 현장 설치 등까지 독립적이고 완벽한 상태가 돼야한다. 일단은 현장의 상태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그런데 중요한 것은 한수원에서 발주를 하고 품질 검사까지 한다. 자기들이 만들고 모든 걸 감독해 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 상태를 제대로 보고 안전 보강을 하는 일은 사업자(한수원)에 맡겨서는 될 일이 아니라고 본다”며 “(안전 보강은 돈이 드는 일이니까) 사업자는 어떻게든 (원전에) 유리한 방향으로 가려고 할 거다. (한수원에 안전 보강 문제를 맡기는 것은) 고양이 앞에 생선을 주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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