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경선 새 쟁점,
    진보정치 통합 vs 민주노총 사회세력화
    현재의 노사정위 체제는 한 후보 제외 모두 비판적
        2017년 11월 20일 09:2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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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을 이끌 새 집행부 선거가 본격화되고 있다.

    4파전으로 치러지는 민주노총 제9기 임원(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직선제 선거에 출마한 각 후보조의 위원장 후보들이 19일 오후 6시부터 국민tv 주관 생방송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는 8시까지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사회는 남정수 대변인이 맡았다.

    이날 토론의 쟁점은 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었다.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김명환, 이호동, 조상수, 윤해모 후보조(노동과세계)

    노사정위 등 사회적 대화에 대한 후보들의 구상은?

    이번 민주노총 선거에선 일찍이 문재인 정부와의 사회적 대화 여부가 이슈로 떠올랐다. 기호3번 윤해모 후보조를 제외한 3개 후보조 모두 현재의 노사정위원회 폐기 입장인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이 제안됐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 쪽은 기호1번 김명환 후보와 기호4번 조상후 후보다. 모두 기존 노사정위원회 폐기를 전제한다.

    김명환 후보는 기존 노사정에 더해 국회까지 참여하는 ‘신8인 회의’를 제안했다. 입법을 통해서만 풀 수 있는 노동 문제가 있기 때문에 국회가 대화기구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상수 후보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에 적극 참여하되, 새로운 기구가 마련되기 전까진 노동시간 단축 등 사안별로 노사정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유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명환 후보의 ‘신8인 회의’에 대해선 “여소야대 국회까지 끌어들여 오히려 논의를 어렵게 할 형식”이라며 부정적이다.

    노사정위 참여에 가장 부정적인 기호3번 이호동 후보는 노정 교섭과 투쟁을 강조하고 있다. 현 집행부의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해모 후보는 새로운 구상이나 전략보단 기존 노사정위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명환 후보는 “사회적 대화는 필요하지만 기만과 불신의 상징인 노사정위는 용도 폐기돼야 한다. 변화된 노동 상황을 담아낼 수 없다”며 “새로운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통령과 노동계 2명, 경영계 2명, 정부 2명, 국회 대표자 등 8명이 참여하는 신8인회의를 제안했다.

    그러나 현 노사정 3자 간 대화도 이견 차가 첨예한 상황에서 국회까지 개입하게 되면 의제에 대한 합의만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조상수 후보 측에서 나왔다. 기존 노사정위 구조에 찬성하는 윤해모 후보도 상호토론회에서 국회 참여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 이에 대해 김명환 후보는 “몇 개 상임위들이 사회적인 문제에 공동 대응하게 되면 (노동개악이) 강행되지 않도록 국회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조상수 후보는 “노사정위원회는 노동개악을 관철하는 수단으로서 노동적폐 기구”라며 “현재의 노사정위는 폐기돼야 하고 새로운 새회적 대화의 새판자기 필요하며, 이 과정에 민주노총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자 대화를 요구했던 노동계의 요구는 거부하면서도 자신들의 3자대화 제안은 수용하길 압박하는 정부의 태도를 우선 비판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양자대화와 노사정 3자 대화 모두를 포함하는 전략이 강구돼야 한다”며 “노정, 노사 간 양자대화를 활성화해 신뢰를 쌓고 노동시간 단축 등 사안별 노사정 3자 대화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동 후보는 노정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투쟁이 우선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호동 후보는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불참해왔던 결정은 역사적으로 옳았다”며 “부당노동행위 등을 근절하기 위한 조치들은 국회 입법을 통해야 하지만, 한국의 노사관계는 이런 것들을 사회적 대화로 풀어낼 정도의 수준이 되지 못한다”며 노사정위 참여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명박-박근혜 정권 동안 노조혐오주의, 부당노동행위가 판치는 현장을 어떻게 하면 바로 잡을지에 대한 노정 대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노사정위원회 참여에 가장 적극적인 윤해모 후보는 “촛불로 완성된 문재인 정부가 노동의제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민주노총이 참여하지 않고 끌려가선 안 된다”며 “비정규직, 교사·공무원 노조 합법화, 최저임금 1만원 등 민주노총의 숙제를 노사정위원회에서 다뤄서 의제를 주도적으로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상호토론에선 윤해모 후보를 향한 날선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호동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후보를 지지했는데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서 여러 역할을 할 수 있을 텐데 민주노총 선거에 나온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해모 후보는 “노조 활동을 했던 사람으로서 이 땅에 노조 할 권리를 갖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라며 “문재인 정권이 당선돼서 노동자 권리 찾는다면 (문재인 후보 지지는) 후회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노사정위 참여 외에 의제 선점을 위한 복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또 노사정위 복귀는 민주노총 내에 조직 내 합의 자체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조상수 후보는 “쟁취 목표는 굵직한데 실현방안은 없다. 현장에선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비판했다. 윤해모 후보는 “노사정위 안에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 20년 전에 IMF 이후 세월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었다”며 “위원장이 의지 갖고 있기에 대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쟁점 ‘민주노총 정치방침’

    김명환 “진보대통합 계속 논의해야”
    윤해모 “조합원 성향에 맞지 않는 진보정당 지지 막을 것”
    조상수 “비현실적 진보대통합 아닌 사회세력화로”

    민주노총은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난 대선 방침 등 정치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집행부에선 진보정당 통합을 방침으로 내세웠지만, 각 진보정당들도 통합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가 분명한 상황에선 비현실적이라는 질타를 받으며 부결됐다. 이에 따라 선거가 중반부에 접어들면 민주노총의 정치방침 문제가 또 다른 주요한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각 후보들은 다양한 정치방침을 제시하며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김명환 후보는 공약집에 진보정치 대통합을 주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명환 후보는 토론회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은 당연히 필요하다. 문제는 진보정치세력의 분열”이라며 “실질적 진보대통합 이룩하는 것이 지상 과제다. 진보정치 통합에 민주노총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세력화’를 강조하고 있는 조상수 후보는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진보대통합 방침은 원안은 물론 5개 수정안 모두 부결됐다. 진보대통합은 조직 내 거부감도 강하다”며 “또 민중당과 정의당이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명환 후보는 “척박한 사회 조건 속에서 진보정치 일구고자 하는 이들이 함께 힘을 모으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작은 차이가 아닐 수 있고 많은 시간이 요구될 수 있지만 진보정치를 통합하는 건 포기해선 안 되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치 일정 과정에서 함께 힘 모으는 논의를 계속 해야한다”며 “민주노총이 주도하기보단 통합의 공간을 만들고, 개헌 국면에선 노동헌법을 만드는 것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조상수 후보는 김명환 후보를 향해 “구체적 방안을 말씀하는 게 아니라 계속 토론하겠다고만 답변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상수 후보는 내부 갈등만 키우는 정치세력화보다는 민주노총 중심의 사회세력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노동조합의 조직 확대와 사회적 위상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상수 후보는 토론회에서도 “자유주의 정권은 보수주의 정권과 달리, 사회적 여론으로 민주노총을 압박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고립이 아닌, 사회여론을 선도해야 한다. 때문에 사회세력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상수 후보측은 민주노총의 사회세력화와 함께 진보정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민주노총과 진보정당, 진보정당과 진보정당의 일상적 연대 강화와 선거 공동대응 추진을 방향으로 잡고 있다.

    윤해모 후보는 “조합원 정서와 성향에 맞지 않는 분열된 진보정당의 지지를 막겠다”며 “스스로 투쟁과 교섭으로 정치·사회·경제적 역량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친노동 정책을 표방하는 정부라면 적극 협력해 의제 관철하겠다”고 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화 전략은? 예산과 인력 확대엔 4후보 모두 공감…

    김명환 “민간 부분 정규직 전환 운동 본격화”
    이호동 “미조직 비정규 기금 조성”
    윤해모 “노사정위 참여해 비정규 문제 풀면 양적확대 가능”
    조상수 “노동법 전면 개정이 선결과제…임기 3년 내 이룰 것”

    노조 조직률을 끌어올릴 방안, 특히 미조직 비정규 노동자 조직화 방안을 놓고 각 후보자들은 논쟁을 벌였다.

    김명환 후보는 “예산과 인력의 30%를 비정규직 조직화 사업에 배치하고 이 사업을 산별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동시간을 줄이고, 비정규직 노사관계를 바꾸는 등 여러 사업을 통해 200만 조합원 만들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동 후보는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을 위해 최선 다했지만 현실적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의 예산을 적립해서 투입하는 것이다. 이 분야 기금 조성에 민주노총이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조건적인 양적 확대를 희망하는 공약을 남발하지 않겠다. 현재 80만이니 100만 정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강력한 프랑스 노총은 조직률이 8%밖에 되지 않지만 단협 적용률이 높다. 실질적인 노동권 보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양적 확대와 질적 강화를 동시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해모 후보는 단계적으로 300만 조합원 시대를 공약했다. 그는 “조직화 사업도 필요하지만 민주노총은 현장 정서와 동떨어진 사업집행과 결정으로 조합원과 국민의의 신뢰를 잃었다. 신뢰를 회복해야만 조직화 사업도 활발해질 수 있다”며 “민주노총이 산별과 지역적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시켜 조직력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해모 후보는 비정규직 조직화 문제도 노사정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상수 후보는 “200만 민주노총 시대를 열기 위해선 비정규직 사업이 전 조직적 사업이 돼야 한다. 예산과 인력을 조직화에 집중해야 하고 산하 전 조직들이 조직화에 나서도록 하겠다”며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자가 많은데 이제는 그들이 하청 노조를 직접 조직하고 지원하는 체계로 가야 한다. 여기에 민주노총이 예산과 인력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민주노총이 그동안 예산과 인력 투입했음에도 조직화 사업이 잘 되지 않은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며 “타임오프, 교섭창구 단일화 등의 악법 철폐와 정부와 교섭 이룰 수 있는 노동법 전면 개정 투쟁이 이뤄져야 한다. 임기 3년 동안 반드시 노동악법 철폐와 노동법 전면 개정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후보들의 차별화 전략은?

    김명환 후보는 ‘신뢰받는 민주노총’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국민에게 지지받는 민주노총 만들겠다. 청년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을 보면 가슴 뛰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호동 후보는 ‘청소년·노년위원회를 통한 미래전략’이다. “미래세대 노동자와 사전에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들어오도록 할 것이고, 또한 퇴직하는 민주노조 운동 1,2세대들의 전문성과 경험을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청소년, 노년위원회 만들어 미래세대들은 민주노총 조합원이 되는 준비를 하고, 퇴직세대들은 이후에 삶을 설계하고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해 함께 고민하는 미래전략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윤해모 후보는 ‘노사정위원회 적극 참여’다. 윤해모 후보는 “그동안 투쟁방침, 대선방침, 최저임금에 대한 성명으로 민주노총은 조합원의 불신을 받고 있다. 그래서 노사정 참여에 대한 요구가 나온다”며 “이것이 조합원들의 명령이다. 노사정위원회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 또한 노사정위 들어가서 변화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조상수 후보는 ‘연대노총과 민주노총 중심의 사회세력화’를 제안했다. 조상수 후보는 “교섭과 투쟁을 병행하기 위해선 특화된 전략,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상수 후보는 “정규직-비정규직, 조직 노동자-미조직 노동자, 고임금-저임금 노동자, 고용자-실업자가 연대해야만 문재인 정부에 대응 가능하다”며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사회여론 선도하기 위한 사회연대활동이 중요하다”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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