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 이은 포항의 경고
    "안전이 우선, 핵발전소 중단하라"
    포항지진,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긴급 회견
        2017년 11월 16일 04: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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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포항에서 5.4 규모의 강진이 15일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전 6시 기준으로 지진으로 인한 부상자 수가 57명, 이재민은 1,536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사상 처음으로 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행정안전부는 포항시에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4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동시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예정이다.

    이번 포항지진은 한반도 지진 관측 이래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첫 번째는 작년 9월 규모 5.8 경주 지진이었다. 경주지진(15km)과 비교해 포항지진(8km)이 규모가 더 작긴 하지만 진원지의 깊이가 얕아 피해 규모는 훨씬 더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포항지진의 여파(방송화면)

    환경운동연합은 15일 성명서에서 “이번 포항지진의 규모는 5.5이지만 진앙지에서 2.6km 떨어진 한국가스공사 흥해관리소에서 측정된 최대지반가속도는 576갈(gal)로 약 0.58g에 이른다. 지진규모 7.5에 해당하는 크기”라고 설명했다.

    경주와 마찬가지로 한반도 동남부 일대 양산단층대에서 발생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작년 경주지진에 이어서 양산단층대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양산단층대가 본격적인 활동단계에 들어간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한반도 동남부 경주지진과 포항지진 진앙지(붉은색은 기상청 발표 진앙지, 주황색은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발표 진앙지) ⓒ환경운동연합

    양산단층 일대는 울진에 한울 원전 6기, 경주에 월성‧신월성 원전 6기, 부산과 울산에 고리‧신고리 원전 6기 등 총 18기의 원전이 운영 중이고 5기의 원전이 건설 중이다. 포항에선 이날까지도 규모 4.6 등 40여 차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지진발생 위험지대에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음에도 원전에 대한 제대로 된 지진 안전성 평가조차 안됐다는 것이 탈핵단체의 설명이다.

    “안전이 우선이다. 핵발전소 중단하라”

    전국의 시민사회·노동·환경단체 등의 연대체인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광화문 이순신동상 앞에서 ‘안전이 우선이다, 핵발전소 중단하라’라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행동은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규모를 7.5로 예측하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의 가동 핵발전소의 내진 설계는 규모 6.5이며, 건설 중인 신규 핵발전소는 규모 7.0 수준”이라며 “더구나 최대지진평가에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활성단층들은 반영조차 안 된 엉터리 결과로 핵발전소 안전성을 평가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주에 이은 포항의 경고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나라가 아니며, 특히 한반도 동남부에 지진이 집중되고 있다”며 “가동 중인 원전에 대한 전면적인 지진 안전점검과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평가를 통해 위험에 취약한 핵발전소는 조기 폐쇄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제대로 된 지진 안전성 평가 없이 추진 중인 5기의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고 안전성 평가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원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정치권에선 탈원전의 필요성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이정미 “탈핵 반대하고 지진 안전 걱정은 이율배반”
    홍준표 “원전 강도 7.5 기준으로 지었기에 원전은 상관없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한수원 월성본부를 찾아 “세계 최고의 원전 밀집단지 인근에 인구 510만 명이 살고 있으며, 원전의 상당수는 활성단층 위에 지어져 있다. 만에 하나 진앙지가 원전 바로 밑이라면 그 피해는 지난 세기 인류 최악의 참사였던 후쿠시마나 체르노빌을 넘어설 것”이라며 “경주, 포항, 울산, 부산 등 원전 인근 주민들은 사실상 핵폭탄을 곁에 두고 살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탈핵에 반대하는 정당의 대표들이 일제히 포항을 찾은 것에 대해 “탈핵을 반대하고 지진 안전을 걱정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이곳 월성에 와서 원전 안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는 것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정치인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수명을 다해 연장가동 중인 월성1호기 즉각 폐쇄를 비롯해 지진 발생지역에 근처의 월성1-4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6기를 조기에 폐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1호기 현재 수명연장과 관련해 진행 중인 항소심을 포기해야 하며, 월성 1호기 폐쇄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 또한 즉각 입장을 전환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권을 뛰어넘는 노동권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국회 내에 동해상 지진 발생지역 인근에 있는 원전의 조기폐쇄를 논의하기 위한 ‘지진지역 원전조기폐쇄 특위’를 구성도 제안했다. 이 특위에서 구체적 폐쇄 로드맵을 정하고 조기 폐쇄에 따른 에너지 수급 대책과 관련한 일자리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하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원전이 안전하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신화이다. 재앙 앞에 확률을 말하는 것은 의미 없다”며 “우리에게 경주와 포항의 지진은 탈원전 정책을 추진해 나가라는 마지막 신호일 수 있다. 현 세대와 미래세대의 생명을 담보로 한 도박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포항 긴급재난대책회의에서 “작년 경주도 마찬가지고 포항도 그렇고 원전밀집지역에서 큰 지진 일어나고 이 지진이 한번 일어나면 지진에너지가 계속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음에 더 크게 일어날 수 있다. 당국에선 원전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며 “좀 더 예산을 보강해서 좀 더 빠른 시일 안에 양산단층에 대한 활성단층 조사를 제대로 해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피해 주민들이 대피한 경북 포항 흥해실내체육관을 찾아 “원전은 강도 (규모) 7.5를 기준으로 지었기 때문에 (포항지진과) 원전은 상관없다”면서 “(포항지진을 이유로 원전의 안전성 문제를 주장하는 건) 좌파들이 원전 건설을 방해하려는 것이고 억지”라고 주장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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