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병원 간호사들이 병원 행사에서 선정적인 춤을 강요받아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노조가 16일 병원 내 ‘10대 갑질 문화 근절’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촉구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여성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각 부처 장관과의 면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인권위 앞 기자회견(사진=보건의료노조)

노조는 “병원내 10대 갑질은 용납되어서는 안 될 반사회적·반의료적 적폐”라고 비판했다.

야한 옷을 입혀 선정적인 춤을 추게 강요하고, 회식 자리에서 신규 간호사부터 순차적으로 술을 따르게 하는 등 최근 성심병원 사례와 같은 ‘성희롱 갑질’부터 조기출근, 시간외근무, 교육 등에 대한 시간외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임금 갑질’, 인사권자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당하게 배치전환하거나 인사승진에 불이익을 주고, 노조 가입을 방해하는 ‘노동 갑질’ 등이 병원 내 10대 갑질로 꼽혔다.

또 육아휴직 후 퇴사 유도나 임신순번제 등 ‘모성 갑질’, 차트와 의료기구를 집어던지고 뺨을 때리는 등의 ‘폭력 갑질’, 의료비품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회비를 병동 회피를 걷어 구입하는 ‘비품 갑질’ 등도 포함됐다.

최근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한 병원 수간호사가 병원 내 수직적인 조직체계를 이용해 다른 간호사들에게 김진태 의원 정치후원금 납부를 강요한 것과 관련한 ‘정치 갑질’도 개선해야 할 문화 중 하나다.

노조는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내 10대 갑질 문화는 심각한 인권유린”이라며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장기자랑대회와 체육대회, 환자들 앞에서 야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도록 강요당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가인권위원회는 ‘10대 갑질 문화’를 비롯한 병원 내 인권 상황에 대한 실태를 전면조사하고, 실효성 있는 구제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병원 내 인권 보장을 위한 인권 지침과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노조는 같은 날 오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 내 10대 갑질문화 척결을 위해 ▲관계부처장관 합동회의 개최 ▲실태조사와 특별 근로감독 실시 ▲보건의료인력 전담기구 설치와 보건의료인력법 제정 ▲의료갑질 시정 및 책임자 처벌 ▲여성인권의 모범사업장으로 만들기 위한 종합정책 마련 등의 대정부 요구를 발표했다.

노조는 “갑질문화와 인권유린, 열악한 근무조건, 노동권과 생활권 침해는 성심병원만이 아니라 전국의 모든 병원에 광범하게 벌어지고 있다. 모든 병원이 국민들이 분노하는 제2, 제3의 성심병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 내 10대 갑질 문화를 근절하지 않고서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노동존중 사회와 좋은 일자리 창출은 불가능하다.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고 좋은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려면 병원내 만연해 있는 10대 갑질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는 데 착수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부에 촉구한다.

아울러 노조는 범국민운동과 함께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여성부 등 관련 부처 장관에 대한 면담 추진, 범국민운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