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삶을 바꾸는 민주노총”
    87 노동자대투쟁 30년 전국노동자대회
        2017년 11월 12일 10: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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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7년 노동자대투쟁 30주년을 맞은 민주노총은 10일 ‘내 삶을 바꾸는 민주노총’이라는 슬로건으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시청 광장에서 진행된 ‘모든 노동자들의 노조 할 권리 쟁취-2017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엔 전국 민주노총 조합원 5만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노조 할 권리 및 노동법 개정 ▲한국사회 각 부문의 적폐 완전 청산과 사회대개혁 실현 ▲87년 노동자대투쟁 정신 계승 ▲사드 배치 철회 및 한반도 평화 실현 ▲한상균 위원장 및 구속노동자와 양심수 석방을 요구했다.

    사진=유하라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47년 전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화형 시키며 분신으로 항거하고 산화했다”며 “오늘 우리는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요구하고 있다.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과 노조 할 권리를 가로막고, 노조 파괴를 일삼는 악법 폐기와 노동법 전면개정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최 직무대행은 “촛불항쟁의 결과로 조기대선에서 새 정부가 출범해 6개월이 지나고 있다. 포장지는 바뀌는 것 같은데 속은 제대로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노조 할 권리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정과 ILO핵심협약 즉각 비준, 지금 당장 정부정책과 의지로 가능한 노동적폐청산 5대 요구에 대해 정부는 답하지 않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최 직무대행은 “민주노총은 10월 24일 청와대 간담회와 만찬에 불참을 했지만 대통령과의 만남과 노정간 대화와 교섭은 언제든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노총의 요구는 70년간 자본과 정권에 기울어져왔던 반노동 대한민국을 바꾸기 위한 기본적 요구다. 노동3권이 보장되는 나라로 만드는 것은 촛불정부의 최소한의 의무이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법외노조 철회, 교원평가제-성과급 폐지 등 교육·노동적폐 청산을 위해 이날로 12일 째 단식농성 중인 조창익 전교조 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모든 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요구했다.

    조창익 위원장은 “1,700만 촛불이 광장에만 머물고 있다. 노동존중 구호는 청와대 담장 아래에서만 메아리치고 있다”며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롭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문을 부정하게 하는 발언들이 집권당의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과 노사정위원장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박근혜 노동적폐 정부와 문재인 촛불정부의 차별성을 찾지 못하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전교조는 법외노조 상태는 박근혜의 치밀한 공작정치의 산물이다. 문재인 정부가 이를 좌고우면 하며 회피하는 현실을 규탄하다”며 “노동부의 공문 한 장으로 법외노조를 통보한 것처럼, 공문 한 장으로 취소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와 전교조의 주장이다. 정부는 대법원 판결이라는 사법부 뒤에 숨지 말고 적폐청산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정직하게 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오는 24일부터 사흘간 법외노조 문제, 성과급제도, 교원평가 등 ‘3대 교육적폐’ 청산을 목표로 하는 연가·조퇴 투쟁에 돌입한다. 연가투쟁은 파업에 준하는 투쟁방법으로 최고 수위의 합법적 쟁의행위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부문 노조가 추진하는 첫 강경투쟁이다.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 할 권리를 위한 노동법 개정 요구도 이날 노동자대회의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건설 노동자들은 1년에 600명이 죽어나간다. 하지만 정부가 국회는 이러한 현실을 보지 않는다. 그래서 10년을 투쟁을 해왔다”며 “오는 11월 28일 총파업 투쟁을 기획하고 있다.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해 건설노동자들은 단결하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연일 노동 존중 사회를 강조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다시 하늘로 오르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와 요구도 크게 달라지 않았다. ‘노동기본권 쟁취’, ‘민주노조 사수’가 고공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의 주요 요구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의장인 이영철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과 정양욱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장은 전날인 11일 밤 11시경 여의도 국회 인근 영등포방향 여의2교 광고탑에 올라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쟁취’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홍기탁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도 이날인 12일 새벽 4시 30분경 목동에 있는 서울에너지공사 목동 열병합발전소 내에 있는 굴뚝에 올랐다. ‘민주노조 사수’, ‘노조·단협·고용 이행’ 등이 주요 요구 사항이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은 고공농성에 돌입한 노동자들을 언급하며 “노동적폐의 중심엔 문재인 정부가 있다고 과감히 말하고 싶다. 포장지가 바뀐다고 노동적폐는 끝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본대회에 앞선 사전대회엔 KT노조 위원장 후보로 나선 이상호 KT전국민주동지회(KT민동회) 전 의장이 민주파 위원장 지지를 호소했다.

    이상호 전 의장은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민주노조 지키기 위한 투쟁의 역사가 있었다.그리고 KT노동자들은 민주노조를 다시 세우고자 한다”며 “반드시 KT에 민주노조를 세워서 재국유화 하기 위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장은 이어 “민주노조는 정권이 주는 시혜가 아니라 노동자의 힘으로 쟁취하는 것”이라며 “어용노조 무너뜨리고 민주노조 세우기 위한 공공실천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제9기 임원 직접선거를 앞두고 4개 후보조의 선거 홍보영상도 상영됐다. 각 후보자들은 대회 장소 가장 앞줄에 앉아 노동자대회를 지켜봤다.

    한상균 위원장 즉각 석방 요구도 터져 나왔다.

    최종진 직무대행은 “직선 1기 집행부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지만 한상균 위원장은 아직도 감옥에 있다”며 “투쟁의 과정에서 구속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새 정부 6개월이 지나기까지 감옥에 있어야 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문재인 정부는 한상균 위원장과 모든 구속노동자, 양신수를 석방하고, 2년간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있는 이영주 사무총장에 대한 수배조치를 즉각 해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호규 위원장 또한 “한상균 위원장 사면, 복권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적폐 청산 1호 과제”라며 “이 겨울 안에 한상균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구속노동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조합원의 품으로 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5시 본대회를 마치고 을지로, 종로 방면으로 도심행진을 이어간 후 광화문 북광장에서 마무리 집회를 가졌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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