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니가 나가라’ 공방
    안철수계 최고위원들, 비판적 의원들에 의원직 사퇴 압박
        2017년 11월 10일 05: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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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안철수계가 비안철수계 의원에 대해 또 다시 의원직 사퇴, 탈당 요구를 하는 등 ‘심정적 분당’ 상태를 보여주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비판했던 이상돈 의원을 둘러싸고 안철수계 의원들이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안철수 대표는 자신을 비판한 유성엽 의원에게 “불편하면 나가시라”고 한 바 있다.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당 지도부를 ‘아마추어’라고 했다. 저는 오히려 때 묻지 않은 신선한 아마추어가 더 좋다”며 “프로면 프로답게 부족한 아마추어를 잘 지도해주시라”고 말했다. 앞서 이상돈 의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의 측근은 모두 아마추어”라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기어이 이상돈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요구까지 나왔다. 안철수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당원들이 ‘이상돈 의원 탈당 및 축출’ 서명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계에서 이를 최고위회의에까지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안철수 대표 비서 출신인 이태우 최고위원은 “비례대표 의원이 하루가 멀다 하고 당에 미스터리한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총선 사지에 뛰어들어 살신성인의 자세로 당을 위해 희생해주셨던 분들이 있었기에 그 자리에 계신 것”이라며 “지금도 길거리로 나가 당세 확장을 위해 눈물겹게 뛰고 있는 원외 지역위원장들 한번이라도 생각해보셨는가. 주변에 당원 모집이라도 해보셨을지 의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당 지도부를 아마추어라 하지 마시고 프로라면 프로답게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다음 순번에 아주 훌륭하신 분이 계신다”며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장진영 최고위원 또한 “축구선수가 공을 차야지 상대방 선수를 찬다면 축구 시합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면서 “앞에서 하는 토론을 피하고 뒤통수나 때리는 치사한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 의원을 공격했다.

    장 최고위원은 당 내홍에 대해 “노선투쟁이라는 홍역은 꼭 한번은 거쳐야 될 성장통”이라고 일축하면서도 “우리는 거대 양당에 적대적 공생관계를 깨뜨리고, 다당제를 정착시켜야 될 시대적인 소명을 띄고 있는 당이다. 지역주의와 결탁된 양당 구조의 희생양이 되어온 우리 국민들에게 진정한 투표의 자유를 보장해야 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면서 “우리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작은 차이는 보듬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교섭단체 붕괴로 다당제가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결국 바른정당과의 통합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이다. 반면 비안계에선 ‘다당제 정착’을 명분으로 바른정당 통합 추진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우리 당이 교섭단체도 무너진, 탄핵에 겨우 찬성했을 뿐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실패에 공동책임이 있는 그런 당으로부터 호남을 벗어나라느니, 햇볕정책을 버리라느니 얼토당토않은 모욕적인 훈수를 들어야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정당과는 지금까지와 같이 정책과 사안에 따라 연대를 하면 된다”며 “40석의 든든한 국민의당이 있는데 마치 바른정당이 교섭단체가 깨져서 다당제가 무너진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도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안철수계가 다당제 정착을 핑계로 바른정당과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다당제는 정체성이 같은 집단이 한 정당을 이루는 것이지, 정체성이 다른데도 억지로 하나의 정당을 운영하는 것은 양당제 폐해에 다름 아니다”라며 “다당제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그저 생존을 위한 다당제라는 허울만 남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다당제를 하려면 다당제의 존재 기반인 ‘선거제도 개편’과 ‘권력구조 분권개헌’에 힘을 쏟아야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어 “그런데 우리 당내에서는 어처구니없게도 지지율 저조를 탈피하기 위해 고생만 하신 원외위원장들에게 일괄사퇴를 요구했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사퇴서를 내느니 마느니 마치 충성서약이라도 하는 듯한 퍼포먼스가 이어지며 공당으로서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며 “우리가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를 대폭 손질하고 다당제를 하려는 이유는 바로 이런 방식의 하향식 정당운영, 대통령 후보 중심의 패권적 정당운영, 국회에 충실하기보다 이미지 정치, 헤게모니 정치가 만연한 후진적인 정치문화를 바꿔보려는 것”이라고 안철수 대표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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