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학 청문회 공방
    야 ‘자진사퇴’ vs 여 ‘합법’
    자료제출 거부, 쪼개기 증여 등 쟁점
        2017년 11월 10일 03: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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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부의 대물림, 자녀 특목중 진학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세꾸라지’, ‘내로남불’, ‘사이비’, ‘위선’ 이라며 날선 공세를 펼치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여당은 쪼개기 증여가 합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홍 후보자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0일 오전 홍종학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홍 후보자는 쪼개기 증여, 학벌주의 조장 저서, 자녀 특목중 진학 논란 등의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청문회 시작부터 삐걱…여야, 자료제출 문제로 공방

    야당은 청문회는 시작부터 홍 후보자가 의원 시절 숱한 장관 청문회에서 ‘국민의 알권리’를 주장하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던 과거 발언을 되짚으며 ‘내로남불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자 자신이 과거에 했던 발언들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이날 홍 후보자는 쪼개기 증여 문제와 관련해 배우자와 자녀의 금전거래내역서 등을 제출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후보자를 옹호했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민 알권리에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장관하겠다는 분이 가족, 특히 부인과 딸과의 금전거래 내역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내지 않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그 자체가 탈세 여부에 대한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고, 절세라도 편법적으로 했다면 어느 국민 대한민국 장관으로 인정하겠나. 개인정보 문제보다 국민 알권리가 훨씬 더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곽대훈 의원도 “후보자가 의원 시절 청문회에서 이완구, 황교완 후보자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자 ‘청문회에선 국민들의 알권리 충족이 가장 중요하다’며 제출하게 했다. 그런데 지금 홍 후보자가 개인정보 보호라는 이유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자질과 정책검증을 해야 한다며 홍 후보자를 옹호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사생활 (파헤치기), 망신주기에서 벗어나서 중소벤처기업부를 잘 끌어갈 수 있는지 확인해 달라. 정책 검증 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적임자인지에 대해 비중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은 “청문회에서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그럼에도 개인정보와 관련해선 당사자 동의가 없으면 불가하니 본인 동의하에 특정 장소에 열람할 수 있도록 간사 간 협의하겠다”며 중재안을 내놨다.

    쪼개기 증여, 자녀 특목중 입학 등 내로남불 전형
    자유한국당은 자진사퇴 촉구…홍, 바로 잡겠다 사퇴 거부

    자유한국당에선 ‘언행불일치’ 문제를 지적하며 홍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 요구까지 나왔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의 세습, 특목고 문제를 비판해놓고 후보자 본인은 증여세 줄이기 위해 쪼개기 증여방식으로 부를 세습했고, 딸도 국제중학교에 다닌다.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 언행일치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는 홍 후보자의 저서를 언급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서울대 안 나왔다고 폄하하는 내용을 책으로 쓸 정도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엘리트 의식이 대단히 팽배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뉴라이트 사관이 문제가 돼서 자진사퇴한 박성진 장관 후보자보다도 문제가 더 많다”며 “박성진 전 후보자도 자진사퇴했는데 홍종학 후보자는 그럴 용의 없나”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홍 후보자는 “책의 일부 표현에 의해 상처 받은 분들께 죄송하다”면서도 “하지만 책의 전체 맥락을 보면, 명문대 독식구조라는 우리나라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사퇴 요구에 대해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평생 살아왔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면서 “열심히 해명해서 신임 얻도록 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윤한홍 같은 당 의원도 “홍 후보자는 강의하거나 정치할 땐 왼손을, 자기 일엔 오른손을 썼다. 사적에선 탐욕스러운 삶을 살면서 공적인 영역에선 진보를 외친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홍 후보자는 “저는 탐욕스럽게 살지 않았다”며 즉각 반박했다.

    윤 의원은 “평범한 사람은 몰라도 장관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그래선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특목고 없애겠다고 하고 진보교육감도 그렇게 말하지만 결국 자기 자식들은 외고, 특목고 보낸다”며 “언행 불일치를 넘어 신적폐”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쪼개기 증여 문제와 관련해 “법에는 맞을 수 있지만 국민 정서법엔 맞지 않다”며 “이 행위의 더 큰 문제는 홍 후보자가 국회에서, 방송에서 (쪼개기 증여 등을) 한 사람들을 비판하는 동시에 정작 본인은 그런 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저는 가난한 인천 동네에서 태어나 살면서 주변 이웃을 잘 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그 마음은 여전하다. 작은 문제(쪼개기 증여)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던 점은 인정하지만 공적 영역에서 중산층, 서민이 잘 살아야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가 된다는 일관된 삶을 살았다. 제 삶은 그렇게 표리부동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자가 존경받는 사회를 위해 부자가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주장이 그렇게 잘못인가”라고 말했다.

    자녀 특목중 진학 문제와 관련해선 “장모님 봉양을 해야 하는데 둘(후보자와 배우자) 다 일을 해야 해서 복잡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딸이 기숙학교를 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마침 해당 중학교에서 추첨으로 응시했다가 뽑혔다. 그런 특수중이 지금은 최근에 다 추첨제로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쪼개기 증여 비판에…홍종학의 황당한 답변
    “그때 내 법이 통과됐다면 덜 답답했을 것”

    홍 후보자는 여러 의혹 가운데 쪼개기 증여 문제에 집중 공격을 받았다.

    야당은 ‘국민기만’, ‘탐욕스러운 삶’, ‘세꾸라지(세금+미꾸라지)’ 등의 표현을 동원하며 홍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반면 여당은 증여문제는 장모-배우자, 장모-자녀의 문제인데 이를 홍 후보자에게 탓을 돌리는 건 과도하다고 방어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쪼개기 편법증여를 보니 후보자는 ‘세꾸라지’”라며 “국회의원 시절 조세소위 활동하면서 본인은 적게 증여를 했다”고 말했다.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많은 이유는 부의 대물림 비판하면서 뒤로는 상속 이득 챙기는 이율배반적 모습 보이고 이걸 합리적 절세라는 말을 하며 자가당착적인 모습 보였기 때문”이라며 홍 후보자가 과거 세대 생략 증여를 할 경우 할증과세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했던 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홍 후보자는 “그 때 그 법이 통과됐다면 덜 답답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김 의원은 다소 황당하다는 듯이 “그 법이 통과되지 않아서 그렇게(세대 생략 증여, 쪼개기 증여) 했다는 건가”라며 “본인이 발의했던 법안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자승자박으로 되돌아올지 몰랐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배우자 재산까지 개입하는 건 남성우월주의”
    민주당, 배우자 증여 문제 비판에 ‘무리수’

    여당은 이러한 야당의 비판을 ‘남성우월주의’, ‘기득권의 견제’라며 궤변을 늘어놨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원래 한 사람에게 증여를 할 생각이었다가 세금을 낮추기 위해 나눴다면 쪼개기 증여가 맞다. 하지만 처음부터 여러 사람에게 증여할 생각이었다면 쪼개기 증여라는 비판은 좀 너무하다”며 “장모의 자산이었기 때문에 (홍 후보자도) 증여 문제에 대해 간섭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홍 후보자를 옹호했다.

    언행 불일치, 표리부동하다는 야당의 비판에 대해선 “홍 후보자가 세대 생략 증여에 대해 과세를 할증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이런 부분은 표리가 동일한 게 더 문제”라는 궤변을 늘어놨다. 그러면서 “현재 제도 하에서 이익을 볼 가능성이 많은 상황이었는데도 본인 이해관계와 다른 법제도를 만들고 지지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고도 덧붙였다.

    송기현 같은 당 의원도 야당을 겨냥해 “답답하다. 후보자가 증여의 당사자인가. 장모-배우자, 장모-손녀 이 사이에서 벌어진 일인데 남편이 배우자의 금전관계까지 책임져야 하나”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후보자가 여성이고 남편한테 이런 문제가 있었다고 하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겠나. 남성우월주의적인 사고방식이 깔려 있다”며 “법을 위반했다면 몰라도 남편이라고 배우자 재산에 이래라 저래라 개입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송 의원은 홍 후보자에 제기된 여러 의혹이 기득권의 견제라고도 했다.

    그는 “대기업이나 재벌이 중심인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이 홍종학 후보자를 견제하고 비판하려는 것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기득권 계층 경계가 심해서 홍 후보자의 정체성과 맞지 않는 재산 문제로 이렇게 비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이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자 증여세를 더 내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모녀간 채무채권 관계 지적이 많은데 후보자가 지금이라도 2억2000만원을 현금 증여해서 (논란을) 해소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홍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며 “저희(가족)도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고 조금의 이득도 되지 않는 방식이기에 그렇게(현금증여)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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