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이 '양심세력'? '양지세력'!
    2006년 03월 07일 05: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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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씨가 역대 정권의 양지만을 쫓아다닌 ‘태양세력’이라는 말을 들어봤어도, 양심세력이란 말은 처음 듣는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김근태 후보가 양심세력 대연합론을 외치며 대표적인 인물로, 강금실을 꼽고 있는 점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노회찬 의원은 또 김근태 후보가 민주노동당원이었던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양심세력의 ‘포섭대상’으로 삼겠다는 말을 한데 대해 "양심이 있다면 그래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양심세력 대연합론은 김근태 후보측 선거전술의 처음과 끝이다.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여러 세력이 힘을 합쳐야만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데 자신이 연합을 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논리다. 김 후보가 생각하는 이른바 ‘양심세력’의 앞자리에는 고건 전 총리와 강금실 전 장관이 있다. 고건 전 총리가 양심세력의 앞자리를 차지하는 것에 난감해 하는 사람이 많다.

여러 세력이 뭉치려면 기득권을 독점하는 세력이 없어야 한다. 김 후보는 16일 지방 선거 후 당의장을 그만둘 용의도 있다고 배수진을 쳤다. 승리를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이는 곧 정동영 후보의 ‘자강론(自强論)’ 비판으로 직결된다. 기득권을 틀어쥔 채 단결하자고 하면 누가 따르겠느냐는 것이다.

김 후보는 ‘대연합’의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한다. 광주와 전남에서 불붙기 시작한 이른바 ‘전략적 선택’이 빠른 속도로 북상중이라고도 한다. 2002년 노풍(盧風)의 연상효과를 노리는 화법이다.

김 후보의 연합론은 한국 정치에서 대단히 익숙한 담론이다. 87년 대선에서 비판적 지지론이 등장한 이래 근 20년 가까이 우리 정치 현실을 지배했다. 동일한 담론이 20여 년간 되풀이 되는 모습은 한국 정치의 비극적 단면이다.

세월은 흘렀고 세상은 좀 더 복잡해졌다. 물론 삶이 고단한 사람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 오늘날 그들의 고단한 삶을 진단하고 치유하는 방법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

농업개방이나 비정규직 법안 같은 중요한 민생 현안에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커다란 이견을 보인 적은 없다. 또 양당간 이런 무차별성에 대해 김 후보가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했다는 얘기도 들은 기억이 없다.
그래서 궁금하다. 김 후보가 말하는 양심세력이란 도대체 뭔가.

김 후보가 말하는 이른바 ‘양심세력’의 범위 안에 오늘도 국회 바깥에서 싸우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농업 개방으로 삶이 붕괴될 위기에 처한 농민들은 포함되는가. 김 후보와 ‘양심세력’들은 시장의 권력에 삶을 강탈당한 그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희망을 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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