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성추행 피해 호소하자 독방행
    2006년 03월 09일 08:1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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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재소자를 자살로까지 몰고 갔던 서울구치소 교도관 이아무개 씨가 피해자인 김아무개 씨 외에도 11명을 더 성추행했던 것으로 법무부 조사에서 드러났다.  5명은 서울구치소와 군산교도소, 원주교도소에 수감중이고 2명은 출소한 것이 확인됐지만 나머지 4명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이씨는 성추행을 한 이후에도 출소자들에게 버젓이 만남을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서울구치소는 성추행 사건 뒤 정신적 불안증세, 불면증, 요실금 등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를 사실상 독방에 방치한 사실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게다가 피해자가 성추행 사실을 직원에게 알렸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자살시도가 언론에 보도되자 사건을 축소발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교정당국의 잘못이 확인됨에 따라 천정배 법무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여성 재소자의 처우 개선 등 제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여성 재소자의 인권 개선을 장기과제로 삼아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구치소에서는 무슨 일 있었나

법무부의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인 김아무개 씨는 지난 2월1일 오후 2시께 서울구치소 분류심사과 소속 이아무개 씨로부터 분류심사를 받았다. 분류심사는 좁고 폐쇄된 장소에서 단 둘이 이뤄졌다. 이씨는 여기서 피해자를 일으켜 세워 벽쪽으로 밀면서 끌어안고  손으로 가슴과 엉덩이를 만지면서 입안으로 손을 넣고 김씨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며 입맞춤을 하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사건 발생 바로 뒤에 피해자에게 "정년이 1년 남았는데 용서해 달라. 자세히 쓰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며 진술서에 성추행 사실을 기재하지 않도록 피해자를 회유했다. 서울구치소 보안관리과장은 한 발 더 나가 직원들에게 가해직원과 피해자가 합의할 수 있도록 도와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피해자의 가족을 수차례 방문해 "합의가 안되면 가석방이 늦어질 수 있다"고 사실상 협박을 한 사실이 들통났다.

특히 가족들이 정신적 불안증세, 불면증, 요실금 등 증상을 보이는 피해자를 병원에 입원치료 할 것을 요청했지만 서울구치소가 이를 거절하고 사실상 독방에 방치해 자살 기도에 이르게 했다고 진상조사단은 지적했다. 아울러 성추행 사실을 알았던 서울구치소 보안관리과장은 이를 상급기관에 보고하지 않다가 나중에 사건을 축소해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성추행과 그 이후의 적절치 못한 사후 조치가 자살 기도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명확히 밝혔다.

구치소 간부 2명 직위해제, 소장은 경고에 그쳐 

법무부는 이에 따라 가해자인 이아무개 씨는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사건을 알고도 무마를 위해 피해자를 회유하려 시도한 분류심사과장은 직위해제 뒤 징계에 회부할 방침이다. 사건 발생 바로 뒤, 조사를 하지 않고 직원들을 보내 합의를 종용한 보안관리과장 역시 분류심사과장과 같이 처벌할 예정이다. 전현직 서울구치소장은 지휘`감독 소홀과 방치의 책임을 물어 경고를, 서울지방교정청장과 법무부 교정국장은 주의조치할 계획이다.

천정배 장관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였음에도 초기에 피해자를 보호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것은 어떠한 질타를 받아도 할말이 없다"며 "이번 사건의 진상에 따라 책임자들에게는 응분의 책임을 지우고 여성재소자에 대한 처우개선 등 제반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여성인권단체가 참여하는 ‘교정시설 내 여성 성폭력 감시단’을 발족하고 성폭력상 구금시설 내 성추행에 대해서는 친고죄 폐지를 추진하는 등 여성수용자 성폭력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에는 이밖에도 법무부 인권옹호과에 ‘여성재소자 인권침해신고센타’를 설치하고 교정직원에 의한 성폭력 사건은 발생 즉시 검찰수사를 의뢰하는 등의 대책이 포함됐다. 또 청주여자교도소 외에 여성전담교도소를 하나 더 지정 운영하고 여성 수용자에 대한 분류심사, 상담, 진료, 접견 등 모든 처우는 여성직원이 전담하거나 적어도 입회하는 등 처우증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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