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두렁 베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식량주권 지켜낸다”
        2006년 03월 07일 04: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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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일 한국과 미국의 FTA 협상이 시작됨에 따라 한미 FTA로 인해 약 2조원(정부추산, 농민단체 추산 최소 8조8천억원)의 피해 규모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2005년 6월 결성되어 전농, 한농연 등 8개 농민단체가 연합해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 활동을 벌여왔던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 비상대책위는 한미 FTA 저지, 정치권과 정부와 약속한 바 있는 3자기구 구성을 위해 쌀협상 비대위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기로 결정하고 보다 강력한 농민 연대 투쟁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농업회생을 위한 농민연합(준)을 2월 초에 결성했다.

    농업회생을 위한 농민연합(준)은  그 첫 행보로 17일 오후 3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한미 FTA 저지를 위한 농민투쟁 선포대회’를 개최하고 새해 벽두부터 몰아치고 있는 ‘FTA’라는 개방화 바람에 적극 맞설 것임을 다짐했다.

    농업회생을 위한 농민연합(준)은 이날 약 300명의 농민·학생·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FTA 협상은 단순한 시장개방이 아닌 식량주권, 문화주권을 빼앗길 수 있는 제2의 한일합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전국 350만 농민과 영화인, 각계 각층의 국민들과 연대해 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농민회 총연맹 문경식 의장은 “지난 1년간 농민들은 차가운 아스팔트 거리에서 질긴 투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이 추운 날에 투쟁선포식을 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탄식하면서 “한국과 미국간의 FTA는 우리의 농업과 식량주권을 미국의 손아귀에 통째로 넘겨주는 위험한 협상”이라고 강조했다.

    문경식 의장은 이어서 “우리가 지켜온 농업과 이 강토를 더 이상 내줘선 안될 것”이라면서 “길거리에서 쓰러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논두렁을 베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의 식량주권은 반드시 사수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스크린 쿼터 축소 방침으로 인해 유명 배우들의 1인시위가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요즘, 이날 농민투쟁 선포식에는 영화배우 최민식씨가 참석해 연대 발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최민식씨는 한미 FTA에 대한 규탄발언에 앞서 “지난해 길거리에서 생존권,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피흘리며 쓰러져간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데 대해 영화인으로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사죄와 반성을 드린다”며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큰절을 올려 청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최씨는 “‘한미 FTA는 국민의 자존심을 걸고 임하겠다’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되묻는다”면서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식량주권, 국민의 영혼을 담고 있는 문화주권을 짖밟는 것과 국민의 자존심 중 어느것이 더욱 중요하냐”고 반문했다.

    이날 농업회생을 위한 농민연합(준)은 투쟁 선언문에서 “쌀개방,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재개, 스크린 쿼터 축소, 약품시장 개방 등의 재앙만으로도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인데 이것이 단지 한미 FTA 협상의 전제조건에 불과했다고 하니 소름이 끼칠 지경”이라면서 “제2의 한일합방인 한미 FTA를 350만 농민과 7천만 민족의 이름으로 단호히 거부하며 한미 FTA를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함께 식량주권 문화주권 수호의 그날까지 강력하고 광범위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후 종묘공원에서 종로1가 삼성타워까지 행진을 벌인 후 오후 6시부터 스크린쿼터 문화연대와의 연대투쟁의 일환으로  ‘쌀과 영화’라는 제목으로 ‘스크린 쿼터 사수, 한미 FTA 저지 범국민 촛불집회’를 공동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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