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 트럼프 집회
    정부, 차벽으로 가로막아
        2017년 11월 07일 08: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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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7일 광화문 광장 일대에 “전쟁위협, 무기강매, 강도적 통상압력 트럼프는 돌아가라”며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 시위가 개최됐다. 이날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차벽이 등장하면서 시위 주최 측은 “촛불을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전쟁반대 민의를 격리시켰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방한을 반대하는 노동·시민사회 220여개 단체로 구성된 ‘NO 트럼프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약 1천여명이 참여한 트럼프 방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세월호 광장의 트럼프 방한 반대 집회(사진=노동자연대)

    공동행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청와대로 가기 위해 세종대로를 지나치기 까지 약 2시간 동안 트럼프 반대 구호를 외쳤다. 이들 주변으론 경찰 버스 25대로 차벽이 설치됐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세종대로를 지나간 후 차벽을 해제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고 “스스로 ‘촛불’로 세워졌다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차벽을 동원해 전쟁위협과 무기강매, 강도적 통상압력을 일삼는 트럼프의 방한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전쟁반대 평화실현의 민의를 국민들과 트럼프로부터 격리시켰다”며 “트럼프에 대한 경호를 이유로, 트럼프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집회와시위의 자유를 봉쇄한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차벽과 집회 금지의 본질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이는 박근혜 정부가 자행했건, 문재인 정부가 자행했건 아무런 차이가 없다. 박근혜 적폐인 사드를 강행하고, 나라다운 나라가 아닌 대미 굴욕외교로 일관하며, 이제는 차벽까지 동원한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의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인근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석운 공동행동 대표는 “촛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동행동은 회견에서 “전쟁의 언사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뱉고, 긴장 고조를 틈타 이 나라에 대량살상무기를 팔아먹으며, 미국에게 더 이상 유리할 수 없는 한미FTA를 더 개악하겠다며 강도적 통상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남의 땅에 전쟁 무기를 팔아먹고, 부당한 통상압력으로 자기만 잘 살겠다는 이기적인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정부에 대해서도 “트럼프의 망동을 제지하고 이 땅의 평화를 수호하며 쌍방간의 대화를 유도해야 할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전쟁은 안된다’고 할 뿐 제재에 앞장서고 무기구매를 자청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더 나아가 “트럼프에 대한 국민의 분노에 대해 갑호 비상령과 집회 금지, 대규모 경찰력 동원으로 대답하는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적폐세력들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도 거듭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이자 세계 패권국인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정책과 매년 실전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전쟁연습 등 한반도 긴장고조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제재가 아닌 대화로 북한과 평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통사와 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 등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며 청와대로 3보1배 행진을 이어갔으나, 경찰이 경호실법상 경호구역 내 집회시위 금지규정에 따라 행진을 제한하면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멈춰 3보1배를 진행했다.

    대한애국당 등 3개 친박 보수단체도 광화문 광장 인근인 청계광장 등에서 트럼프 방한 환영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의 동선을 따라 성조기를 흔들고, 트럼프 대통령 일행이 지나갈 땐 ‘USA’를 반복해 외치는 등 격한 환영을 표했다.

    한기총 집회 모습(사진=유하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또한 종로구 신문로1가 S타워 앞에서 2시부터 구국기도회를, 오후 4시경부터는 ‘미합중국 트럼프 대통령 국빈 방한 환영 국민대회’를 이어갔다. 국민대회 참석자 중 단상에 오른 한 중년의 남성은 “빨갱이들은 빠르게 새끼를 친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가 나와서 죽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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