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의 국민의당
    내부 갈등 심화, 쪼개지나
    이상돈 “안, 당 이끌어가기 어렵다”
        2017년 11월 07일 11:5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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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중대결단’, ‘당에서 나가라’는 날선 발언이 오가는 등 또 다시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바른정당에 이어 국민의당까지 연쇄 분당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7일 “국민의당은 이미 심정적으로 쪼개졌다”고 말했다.

    이상돈 의원은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안에 분당의 기류가 깔려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진작부터 있었다. 지금은 바깥에 표출된 것이고 회복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내부 상황이 심상치 않다. 다수 의원들은 좀 현 정부가 추진하는 과거 정권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 것, 흔히 얘기하는 적폐청산에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반면 안철수 대표는 그야말로 자고 깨면 문 대통령 비판 아닌가. 상당히 길이 다른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을 ‘복수’라고 규정한 안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서 “국민의당 자체가 탄핵에 앞장섰던 정당이다. 대통령이 미워서가 아니라, 부정부패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라며 “그런데 그런 것은 다 없고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하는 것은 ‘정치적 복수다’(라는 안철수 대표의 주장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안철수 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리더십은 상당히 추락했다고 봐야 한다”며 “(안철수 대표가 만든) 제2창당위원회에 대해서도 냉소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런 불신을 이제는 회복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대표가 당대표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도 “이제는 이끌어가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과 통합 혹은 연대론을 꺼내는 것에 대해선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함께 탄핵의 주축이다. 과거 정권에 있었던 그 엄청난 부정부패, 흔히 말하는 적폐라고 부르는 것을 정리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바로 나갈 수 없다는 것에 대해 같이 인식한 정당”이라며 “그런 면에서는 큰 흐름에서 현 정부 여당과 같이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통합 혹은 연대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이다.

    바른정당 잔류파와 국민의당의 중도통합론 재점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얘기였다”며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의 말 한마디에 국민의당이 혹했던 것인데, 주호영 원내대표가 흔히 말하는 개혁적인, 이런 것에 같이 할 사람이 절대 아니다. 한마디로 휘말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철수 대표(위)와 유성엽 이상돈 의원(아래 왼쪽부터)

    앞서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은 전날인 6일 자당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사용하는 메신저방에 “지금이라도 우리 당의 미래를 위해 중대한 결단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안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었다. 지난 3일 독일에 방문한 안 대표가 프랑크푸르트 백범훈 총영사와의 만찬에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대해 정부가 이전 정권을 때려잡느라고 정신이 없다”, “복수하려고 정권을 잡았느냐” 등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유성엽 의원은 “다른 정책들은 몰라도 적폐청산은 당연히 철저하게 하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안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의 한 중진의원께서 대놓고 저를 공격했다”며 “당대표는 무슨 말을 해도 듣고 앉아있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저의 당선이 비정상이면 선출한 당원이 비정상이라고 보고 계신 건데, 그 정도면 그런 정당에 계신 것이 무척 불편할 거란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한 “모두 함께 가기를 강렬히 희망하지만, 응당 가야할 길을 비정상으로 인식한다면 끝까지 같이 못할 분이 있더라도 가겠다”고 했다. 사실상 유 의원에게 당에서 나갈 것을 촉구한 셈이다.

    논란이 일자 유 의원은 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사퇴까지 염두에 둔 말이 아니다”라며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복수라는 표현이 최종적으로 문제였지만, 그 전에 지역위원장 일괄사퇴, 되지도 않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가지고 당에 분란을 일으켰다. (소통 없는 당의 일방적 운영 방식에 대해) 제대로 인식을 하고 바로 잡으라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안 대표의 반응에 대해선 “‘당에 있기가 불편하면 나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경악을 했다”며 “국민의당은 안철수 사당이 아니고 공당이다. 공당의 대표가 소속 당원, 더구나 현역의원인 당원을 ‘불편하면 나가라’라고 말하는 것은 여전히 본인이 뭘 잘못 인식하고 있고 어떻게 당을 잘못 이끌어 왔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 의원은 또 “(안철수 대표가 ‘당에서 나가라’고 대응한 것은) 대단히 잘못한 일”이라며 “(당대표) 자격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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