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 걱정되는 문재인 정부 경제팀”
    [책소개]『노조 간부라면 알아야 할 한국경제 특강』(김유선, 김태동, 이정우 외/ 레디앙)
        2017년 11월 04일 12:0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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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숙집 주인이 내 친구를 데려간 곳은 ‘말죽거리’라는 곳이었다. 당시 말죽거리 땅값은 평당 7원80전이었다고 한다. 25,000원이면 말죽거리 땅 3,000평을 살 수 있었다. 당시 말죽거리엔 아무 건물도 없고 그냥 허허벌판이었다. 그래서 내 친구는 “이런 땅을 사서 뭐 합니까?”라며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동네 땅값 지금은 얼마일까? 평당 7,000만 원은 될 거다. 말죽거리는 지금의 양재동이다. 땅값은 1,000만 배가 오른 것이다. – 본문 중에서

    이론적 깊이를 가진 학자, 현실 참여적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경제학자 7명이 한국경제 전반에 대해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특강 내용을 모았다. 강의는 양극화, 노동, 경제성장, 재벌, 금융, 경제민주화, 재정 혁신 분야로 나눠서 진행됐다. 이번 특강은 노동조합 현장 간부를 대상으로 했지만, 한국경제에 관심 있는 보통 사람들, 특히 촛불 시민에게 도움이 될 내용이라고 저자들은 강의를 통해서 강조하고 있다.

    특강에 참여한 강사들은 대부분 김대중 ·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와 정부 부처, 위원회 등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사람들이며 현재는 대학, 금융계, 연구단체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경제팀 조금 걱정”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바 있고,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문재인 후보를 도왔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는 한국 사회 양극화 현상의 심각성과 교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회 양극화는 임금, 토지, 복지 3대 불평등에 따른 것으로 고령화 시대가 오기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백약이 무효’가 되는 성장 정지 사회가 도래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장하성 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임금 불평등만 강조하고 토지나 복지 불평등을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는 것은 한국경제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저성장과 양극화라는 한국경제의 핵심 당면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분배와 성장을 동시에 이루는 포용적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늦었지만 빨리 복지국가’로 가야 된다는 입장이다. 또 포용적 경제 정책을 위해서는 포용적 정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관련 인사에 대해 “경제팀이 일사불란하게 진보적 인사로 짜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 경제팀은 개혁성에서 만장일치라고 볼 수 없어서 조금 걱정”이라고 평가했다.

    양적 성장보다 삶의 질 향상이 중요

    비정규직 실증 연구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있는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노동시장이 고용 불안정, 임금 불평등, 노사 관계 파편화라는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각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정부-재계와 노동계에서 서로 다르게 주장하는 부분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을 통해 사실 관계를 밝히고 있다. 정부나 재계는 한국의 고용이 너무 경직돼 유동성이 너무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다른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통계 등을 기초로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OECD 평균보다 더 유연하다고 설명한다.

    윤원배 숙명여대 교수(김대중 정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역임)는 정치인들의 GDP 성장 지상주의를 비판하며 ‘양적 성장보다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성장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 윤 교수는 경제학의 기초, 성장의 원인 등에 관해 철학적, 이론적, 현실적 제 측면을 고찰하고 있다.

    그는 복지비 지출이 가장 높은 덴마크가 2016년 UN이 발표한 행복 지수 1위 국가이며 동시에 사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도 1위를 차지한 것에 주목하고 ‘인간 존중의 복지국가’가 우리의 지향점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벌, 총수 독재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 위원과 경실련 공동대표를 지낸 최정표 건국대 교수는 한국경제가 5대 가문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심각한 현실을 지적하고, 재벌이 총수 독재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변화되지 않으면 한국경제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다. 최 교수는 미국과 일본에서 재벌 체제가 해체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한국은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또 역대 정권의 재벌 정책의 한계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최 교수는 재벌에 대한 다양한 옹호론을 사례를 들어가면 비판하면서, “정치민주화가 정치권력이 집중된 독재 체제를 끝장내는 것”처럼 “경제민주화는 재벌에게 집중된 과도한 힘을 분산시켜 기업들 사이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공정한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역대 정부가 예외 없이 재벌정책을 실패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의지 부족, 재벌 및 우호 세력의 저항, 국민들의 무관심을 꼽고, 무엇보다 대통령의 확고한 철학과 의지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전경련 힘이 빠지고 재벌도 움츠려든 지금이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 개혁 적기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 재벌개혁 적기는 바로 지금

    최근 KDB산업은행 회장에 취임한 이동걸 전 동국대 교수(노무현 정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역임)는 금융 개념에 대한 기초적인 설명과 함께 제조업과 상호 연관 관계, 한국 금융 산업의 현황과 미래 등에 관해 풍부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이와 함께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경제민주화 부분을, 참여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허성관 전 동아대 교수는 재정 혁신 부분을 장관 시절 생생한 사례를 토대로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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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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