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패권력 부역 하나금융,
    노동자들 전면 투쟁 나서
    공투본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적폐의 끝판왕... 3연임 저지”
        2017년 11월 02일 05: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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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의 다스 문제부터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까지 부패한 권력의 민낯이 드러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금융기관이 바로 하나금융지주(하나금융)다. 거의 10년 동안 부패한 보수정권 하에서 그들의 부정과 비리에 부역해온 그 중심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있다. 하나금융지주 산하 3개 금융기관 노동자들은 김정태 회장의 3연임 반대를 선언했다.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와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나금융투자지부, 하나외환카드지부는 2일 서울 중구 하나금융그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금융지주 적폐 청산을 위한 공동투쟁본부(적폐청산공투본)’을 출범했다. 적폐청산공투본의 최우선 요구는 김정태 회장의 퇴진이다.

    적폐청산공투본은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은 이명박근혜 적폐와 같은 적폐의 끝판왕”이라며 “하나금융지주 내 적폐를 청산하고 금융 민주화를 위해 10만 금융노동자와 4만 사무금융서비스 노동자들의 분노를 모아 모든 투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투본은 ▲최순실 부역 적폐 ▲특혜 인사 적폐 ▲노조 탄압 적폐 ▲언론 통제 적폐 ▲황제 경영을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 밝혔다.

    김현정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김정태 회장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 확대하기 위해 권력에 부역해 특혜를 제공했다. 권력을 남용해 인사를 전횡하고, 직원들을 인권 유린하며 황제경영을 했다”며 “잘못된 행태에 맞서서 문제제기한 노조를 탄압했으며 이러한 행태가 외부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집행해 언론 보도를 막았다”고 비판했다.

    허권 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김정태 회장은 대한민국 모든 금융시스템을 망가뜨린 장본인이자, 하나금융을 청와대 하수인, 박근혜 하수인으로 만든 사람”이라며 “더 이상 우리의 수장일 수 없다. 현실을 직시하고 그룹을 떠나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투본 발대식 모습(사진=유하라)

    금융부패와 도덕적 해이의 뿌리 ‘특혜 인사’
    최순실 금고지기 승진, 성추행 지점장 재채용

    은행장 4년·지주회장 6년, 김정태 회장이 몸담은 10년 동안 인사전횡, 부당노동행위, 부실경영, 최순실 특혜 등 하나금융 곳곳에선 악취가 진동했다.

    이진용 KEB하나은행지부 공동위원장은 “최순실 금고지기 이상화의 승진뿐 아니라 다스 명의 변경, 국정원의 기조실장이 하나은행의 사외의사와 이사회 의장으로 5년 재임, 국정원 화이트리스트의 하나은행,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이력까지. 하나금융이 걸리지 않은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사개입 문제는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다.

    대표적으로 이상화 전 본부장의 특혜 승진 문제다. 이상화 전 본부장은 소위 ‘최순실 금고지기’로 불리는 사람이다. 독일 법인장 당시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의 특혜 대출을 도운 대가로 승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함영주 은행장은 국감에서 김정태 회장의 개입 없이 본인의 독단적 판단으로 이뤄진 인사였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은 김정태 회장이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및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지시를 받고 이상화 전 본부장의 승진을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여직원들을 성추행하거나 취업규정을 어긴 임원들이 재채용된 경우도 있다. A지점장이 2013년 여직원 4명을 성추행했다가 사표를 내고 2016년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저축은행에 재취업하고 다시 하나은행 해외지점장으로 임명돼 특혜 논란이 일었다.

    2007년 B지점장은 골프연습장 개발 시행업체에 투자하고 임원으로 활동했던 것이 적발돼 영리행위와 겸직금지라는 취업규정 위반 사항으로 퇴직처리 됐다. 그러나 2016년 하나은행 본점의 부서장으로 재채용돼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권력이 원하면 다해주는 김정태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 ‘비선진료’ 김영재 화장품 억대 구입

    하나은행은 이명박-박근혜 정권까지 권력에 대한 특혜성 대출 등의 의혹에 끊임없이 등장한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창조경제 1호 기업 아이카이스트에 특혜성 대출 의혹이다. 지난 달 30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제기된 의혹이다.

    김해영 의원은 하나은행과 신용보증기금에서 받은 ‘아이카이스트 여신승인 심사 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신보는 지난 2015년 아이카이스트가 특수관계인인 관계사에 1.7배 가깝게 보유 법인 값을 부풀려 팔아 부채비율을 정상화시켰다는 정황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대출 및 보증을 승인했다.

    하나은행은 2015년 7월 14일부터 11월 25일까지 약 4개월 동안 아이카이스트에 4차례에 걸쳐 약 20억원을 대출했고 신보는 같은 해 10월 20일 10억원 가량 보증 승인했다.

    수백억원대의 사기혐의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구속된 이후인 올해 1월, 하나은행은 아이카이스트의 부실 발생으로 8억5000만원의 미회수금이 발생했다. 하나은행은 이를 대손상각 처리해 신보는 하나은행에 보증했던 10억원을 대위변제했다.

    공투본 측은 “김정태 회장, 은행장을 포함한 핵심 임원 5명이 총동원되어 아이카이스트를 방문하고 기념사진까지 찍으며 박근혜의 비선실세와 관계를 맺기 위해 무리한 대출을 해줘 은행에 큰 손실을 입혔다”며 “김정태 회장은 권력의 끈을 부여잡고 황제경영으로 조직을 망가뜨렸다”고 질타했다.

    줄기세포 화장품 사건도 박근혜 정부에 부역한 사례 중 하나다.

    하나은행은 구 외환은행노조 인금인상분 반납 등 비용절감 경영을 진행하던 중 2016년, 개당 60만원에 달하는 ‘줄기세포 화장품’을 40억원 어치 구입해 전 직원에 전달했다. 해당 화장품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비선진료를 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재 씨의 부인 회사인 존 제이콥스에서 나온 제품이다.

    공투본 측은 원하지도 않은 화장품을 받은 직원들이 근로소득 과세표준금액으로 약 21만원이 산입됨을 알게 됐고 화장품 반납운동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화장품 구입 과정도 정당한 절차 없이 이뤄졌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정무위 국감에서 “10억 원 이상의 사업을 진행할 시 ‘공개입찰’을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하나은행은 ‘수의계약’을 통해 해당 화장품을 구입했다”며 “김 원장 측의 화장품을 염두하면서 (사업을) 추진한 것이라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하나금융 노동자들, 김정태 3연임 동의 응답 고작 ‘1%’
    “비인간적인 실적압박과 야근으로 돌아버릴 것 같다”

    김정태 회장 등 하나금융 임원들이 부패 정권에 부역하며 권력 유지에만 혈안이 돼있는 동안 하나금융 노동자들은 고강도 노동과 인권유린에, 노조는 부당노동행위 등 노조탄압에 시달렸다.

    이진용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건 지배구조 개선이 아니다. 하나금융 노동자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이다. 더 이상 못살겠다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매일 계속되는 비인간적인 실적압박과 야근으로 돌아버릴 것 같다고, 화장실 가는 것조차 눈치 보인다고, 아이 아파도 반차 쓰는 것도 눈치 보인다고 얘기한다”며 “이러한 비합리적인, 비정상적인 조직문화의 시작이 바로 김정태 회장”이라고 비판했다.

    김현정 위원장도 “이런 잘못된 행태에 맞서서 문제제기한 노조에 부당노동행위 등 탄압을 일삼고 노동자들의 성과에 불법 개입했다. 자기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노조 위원장) 후보가 당선되자 장기간 발령도 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과정에서 외환은행노조는 ‘2017년까지 독립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했으나, 회사는 이 합의를 지키지 않았다. 이에 노조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총회 개최해 노사정 합의사항 준수를 요구했고, 외환은행은 노조의 총회를 위해 자리를 비운 직원 898명에 대한 징계를 추진했다.

    노조 활동에 개입 의혹도 있다. 공투본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 해산 및 통합에 대한 조합원 총투표에 개입해 찬성을 유도하고 통합KEB하나은행노조 집행부 선거 개입, 전임자 장기간 미발령, 임금체불 및 각종 복리후생 미집행 등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

    직원들의 분노는 최근 노조 등에서 진행한 ‘하나금융지주 경영실태 및 김정태 회장 연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하나금융그룹 직원 총 12,096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실시한 설문조사(응답률 60.4%)에서 81%가 ‘하나금융지주의 경영개입과 인사개입에 따른 폐해가 크다’고 답변했고, 95%가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지주 내 영업문화와 조직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응답했다.

    특히 ‘현재 김정태 회장이 하나금융지주의 수장으로 얼마나 적합한지’를 묻는 질문엔 응답자 중 4%만이 적합하다고 봤고,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답변자는 단지 1%에 불과했다. 또 52%는 당장 퇴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사라지는 하나금융 비판 기사들…
    “가정폭력 당하는 아이, 외부에서 도와줘야 한다”

    하나금융과 관련한 각종 비리 의혹 기사들이 포털 사이트 등에서 자취를 감추는 사례가 많다. 미디어 전문지인 <미디어오늘> 역시 지난 1일 “하나금융그룹 비판적 보도 수정되거나 삭제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진용 공동위원장은 “노조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언론, 국회, 청와대, 노동청, 금융당국에 아무리 얘기를 해도 거대한 자본에 막혀 해프닝으로 끝나 버린다”고 말했다.

    이 공동위원장은 “하나금융이 최순실의 은행으로 손가락질 받으며, 직원 900명이 징계를 당하고, 성희롱으로 해고된 지점장이 해외로 재취업되고, 직원들의 휴대폰을 뒤지고 있다”며 “이렇게 인권이 바닥에 떨어졌는데도 침묵하고 있어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은 내부적인 문제는 내부에서 풀어야 한다고 하지만 아이가 가정폭력을 당하고 있는데, 더 맞으면 죽을 것 같은데 가정 내에서 해결하라고 얘기하는 게 맞나. 도와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투본도 “하나금융지주가 막대한 자본력을 이용해 언론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거슬리는 기사가 온라인 매체에 올라가면 순식간에 삭제된다. 언론사 기자들은 자본력을 동원한 하나금융 홍보부의 행태가 S그룹보다 더하다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하나금융 문제를 대해 추적하는 것을 알고 하나금융 쪽에서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가) 돈을 노리고 그러는 것 같다’는 얘기를 언론에 흘렸다. 이를 보도한 언론에 강하게 항의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변 소속의 권영국 변호사는 “은행은 개인의 사유물이 돼선 안 된다. 그동안 회장이라는 작자가 자신의 연임을 위해 하나금융을 개인 회사인 것처럼 온갖 전횡 저질렀다”며 “김정태 회장의 퇴진만 갖고 되겠나. 범죄 행위를 했다면 당연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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