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의총, 당 진로
    결론 못 내려...5일 재논의
    남경필 “자유당과 통합 전대로 보수통합” 제안... 유승민·하태경 “반대”
        2017년 11월 01일 09: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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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정당이 1일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오는 5일 추가 의원총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2시간 가량 의원총회를 한 후 브리핑에서 “참석 의원들이 당의 진로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인식한 상황에서 더 숙고하고 5일 저녁 8시에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총에는 통합파 수장인 김무성 의원과 자강파 수장인 유승민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의총에선 당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 통합파와 자강파 사이에 격렬한 대립이 이어질 전망이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자강파 일부가 주장하는 ‘통합 전당대회론’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통합 전대론’을 꺼내든 사람은 남경필 경기도지사다. 남 지사는 1일 오전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재창당을 위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전당대회를 제안한다”며 “원칙 있는 통합을 통해서 국민들께 희망 드리는 길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대 과정에서) 국정농단 세력과의 결별, 분명히 이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 지사는 “전당대회의 목표는 우리가 전당대회를 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 전대가 우리를 분열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면 잘못된 길로 가는 것”이라며 “전당대회 개최를 연기하고 개혁보수를 위한, 재창당을 위한 통합 전당대회 실시할 수 있도록 마음 모아달라”며 오는 11월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연기를 요구했다.

    남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가장 먼저 나온 대표적인 자강파다. 그런 그가 돌연 통합 전대론을 꺼내든 데엔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명 성남시장 등 굵직한 후보들이 출마를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연대하지 않는 이상 재선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이다.

    김세연 정책위의장도 “결국 보수의 힘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 통합 시점이 올 것”이라며 “보수가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 프레임을 바른정당이 스스로 설정하고 주도해야 한다”며 통합전대론에 힘을 실었다.

    이어 “자유한국당이 국정 문란의 핵심적인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를 조기에 추진해 결론 낸다면 통합 전당대회를 통해 우리가 보수대통합의 주도권을 쥐고 대등한 입장에서 추진할 필요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통합 전대의) 시기는 자유한국당에 맡기자”고도 했다.

    한때 보수대통합의 한 방식으로 제시됐지만 양당의 체급을 볼 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아 무산됐었다. 이번에도 통합 전대 성사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하태경·진수희·권오을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다수가 강하게 항의하고 있는가 하면, 바른정당의 거의 유일한 대권주자이자, 유력한 차기 당대표인 유승민 의원이 통합 전대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통합 전대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계획대로 (11·13 전대를) 치러야 한다”며 “원칙대로 해야 하고 바꿀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이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최고위원 또한 “자유한국당으로의 투항은 통합이 아니라 죽음의 길”이라며 “보수를 살리는 길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영원히 죽이는 길”이라고 통합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하 최고위원은 “2018 지방선거는 개혁보수 시대의 서막을 여는 선거다. 자유한국당의 근거지 영남에서 자유한국당을 박살내겠다. 2018 지방선거를 자유한국당의 무덤으로 만들겠다”며 자유한국당과 선거연대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통합 전대론은 통합파 사이에서도 현실 불가능한 카드로 여겨지고 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김영우 의원은 “그쪽에서 통합 전대론으로 시간 끌기에 나설 수 있다”며 “홍준표 체제와는 절대 합칠 수 없다면서 어떻게 통합 전대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한국당이 과연 통합 전대를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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