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무사령부, 5·18 관련
    검찰·헌법재판관도 사찰해
    이철희 “문민정부에서 법 집행관마저도 사찰 대상이라니...충격적”
        2017년 10월 31일 05: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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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 기무사령부가 김영삼 정부 시절 5.18 민주화운동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에 대한 전방위적 사찰을 시행한 문건이 공개됐다. 특히 기무사는 당시 5.18 특별조사본부에 참여하고 있던 문무일 검사(현 검찰총장)를 수사에서 배제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은 31일 ‘5.18 특수부 문무일 검사, 동생이 희생된 피해자 가족’, ‘헌재연구관, 5.18 검찰 결정에 부정적 인식’, ‘5.18 관련 헌재 결정내용 사전 누설자로 조승형 지목’ 등 3건의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들은 1995년에서 1996년 사이에 기무사 요원들이 주변 지인에게 얻은 정보를 기초로 작성된 것으로, 현직 검사와 헌법 재판관과 헌재 연구관들의 등 사법부 구성원에 대한 성향 및 동향파악과 분석의견이 주로 포함돼있다.

    ‘5.18 특수부 문무일 검사, 동생이 희생된 피해자 가족’이라는 제목의 첫 번째 문건은 1996년 1월 작성됐다. 서울지검에 5.18 특별수사본부가 편성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기무사 문건 일부 캡처

    ‘103부대 중사 이○○이 문 검사 주변 지인들로부터 득문’이라는 꼬리표를 단 해당 문건에서 “서울지검의 5·18 특별수사본부 소속 문 검사는 5·18 당시 동생이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피해자 가족으로 알려져 피의자 측의 기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당시 언론에선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해 문 검사의 광주일고 동기생이 사망했고, 손위 동서는 중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무사는 동생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문무일 검사의 출생과 학력, 이력을 기재 한 후 “5·18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동생이 계엄군 발포로 사망해 현재 피해자 가족 신분으로 5·18 수사에 참여하고 있다”고 보고한 후, 분석의견을 통해 “수사검사가 고소·고발인과 특별한 관계에 있으면 다른 검사로 교체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실상 문 검사의 5.18 수사 배제 의견을 제시한 셈이다.

    ‘헌재연구관, 5.18 검찰 결정에 부정적 인식’이라는 제목의 문건은 5.18 사건과 관련해 심리 중이었던 헌재 구성원에 대한 성향 및 동향파악에 관한 것이다. 이 문건 역시 기무사 3급 박모 씨가 헌재 비서실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1995년 당시 검찰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며 ‘공소권 없음’을 이유로 5.18 관련자들을 ‘불기소 처분’을 결정했다. 헌재는 이러한 검찰 결정에 대한 헌법소원을 심리하고 있었다.

    기무사는 이 문건을 통해 재판연구관들이 “검찰이 인용했다는 법이론 논지가 다르게 이해되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연령이 비교적 젊은 계층의 연구관 상당수가 검찰의 결정 처분과 5·18 사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고 적시했다. 헌재가 젊은 연구관들의 영향으로 검찰결정과 반대되는 결론을 내놓을 가능성을 견제한 것이다.

    아울러 기무사는 5.18 관련 헌재 결정 내용을 사전에 누설한 이로 김대중 당시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조승형 재판관을 지목했다. 문건에서 기무사는 “조승형 재판관은 전남 장흥 출신으로,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을 지낸 후 평민당 추천으로 재판관에 임명됐다”며 “헌재 결정 내용이 야권에서 먼저 흘러나온 점 등 여러 가지 정황을 비추어 볼 때 누설자는 조승형 재판관으로 추측된다”고 판단했다. 또 “이번 사전 유출 사건으로 헌재 권위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면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조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철희 의원은 “이른바 문민정부에서 수사검사나 헌법재판관 같은 법 집행관들마저도 기무사의 사찰 대상이었다는 점은 충격”이라며 “전두환의 보위부대로서 5.18을 기획해 정권을 열었던 기무사(당시 보안사)는 민주화 이후에도 오랫동안 진실 은폐라는 ‘뒤처리’를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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