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전이요?
    그런 거 개나 줘버리세요
    [철도 이야기] 저만 이해 안 되나요?
    By 유균
        2017년 10월 27일 12: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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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그동안 산안법(산업안전보건법)과 관계된 일을 하며 겪었던 몇 가지를 써 보겠습니다.

    1. 역에서는 산안교육을 분산교육으로 시행합니다. 그런데 직원이 적어서 2명이 근무하는 역에서는 마치 과외공부 하듯이 1대1로 산안교육을 합니다. 그것도 근무시간에… 그러니 당연히 서류상으로만 산안교육을 했다고 할 수밖에요. 그래서 산안교육 미실시로 노동부에 진정했습니다. 한 번이 아니고 여러 번 진정했습니다. 어렵기는 했지만, 결과 모두 과태료가 부과되었습니다. 그래서 집체교육을 요구하니 본사에서는 여전히 분산교육이 가능하다며 고집합니다. 왜냐하면, 집체교육을 하면 시간외수당을 지급해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나가다 우연히 들었습니다. “시간외수당을 지급하는 것보다 벌금이 더 싸답니다.” 그 말이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그 후 몇 년이 지났건만, 지금도 산안교육을 제대로 하는 역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2. 공사 초기에는 A형 안전모를 지급했습니다. 그 안전모에는 ‘본 제품의 사용 기간은 2년입니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아주 작게.’ 그런데 3년이 지난 안전모를 여전히 사용하기에 새 걸로 교체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아 노동부에 진정했습니다. 한 4개월쯤 지나서인가요, 결과서를 보냈는데, ‘혐의 없음’으로 사건 종결. 글쎄요!!!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그 후 00역에서 개인 돈으로 안전모를 2개 사서 사용했습니다.

    3-1. 산보위(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서 ‘관리감독자 유고시 (반드시) 관리감독자로 대체한다’는 안건을 의결했습니다. 그런데 전남본부에서 자꾸 의결 위반하여 진정했습니다. 결과 ‘혐의 없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물으니, 여러 가지 중에서 한 가지가 뚜렷하게 기억납니다. ‘반드시’가 빠졌답니다.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관리감독자: 소속기관에서 현장의 실질적인 안전관리 시행하는 자로서 사업소장, 팀장, 선임장, 역장, 부역장 등. 철도안전보건관리규정)

    3-2. 억울해서 또 진정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은 관리감독자가 안 된다”는 내용의 전남본부 산보위 대표위원의 회의록과 결과조치를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관리감독자의 자격에 대해서도 법에 명시된 조항이 없답니다. 아무나 해도 되고, 급하면 공문 없이 구두로 시행해도 된답니다. 일일이 다 열거하면 뚜껑이 확 열립니다. 근로감독관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3-3. 결국, 세 번째 진정에서 과태료가 부과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남본부에서 과태료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계속 위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 진정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제는 ‘직무대리’ 공문을 사용하지 않고 근무를 하지도 않고 관리감독자로 근무했다고 허위로 문서작성을 하네요. 사실상 (공)문서 위조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사실이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4-1. 열차감시원이 없이 작업해서 진정했습니다. 전남본부 안전처에서는 당사자들을 모두 불러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열차감시 세우고 일했다는 경위서를 모두에게 받아 노동부에 제출하여 ‘무혐의’로 만들었습니다. 참 잘했어요! 짝짝짝. 현장직원은 그럴 수 있다고 칩시다. 하지만 궤도회로 정밀점검 RSM 시행작업을 야간에 두 명이 일했는데, 한 명은 열차감시하고 한 명은 작업했다는 경위서도 받았는데, 안전처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열차감시원 없이 작업하는 장면

    4-2. 그래서 이번에는 매복을 섰습니다. 비휴 반납하고… 오랫동안… 직접 채증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진정하니 이번에는 ‘단순점검 작업’이라 괜찮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정밀점검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전기처장이 이에 대해 교육을 할 때 한 직원이 “언제 열차감시원을 세워야 하느냐”고 물으니 선임장이 판단해서 세우라는 답변이었습니다. 그래서 또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안전수칙’에 떡하니 명시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선임장이 열차감시원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인지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4-3. 산보위 회의 때 전기처장이 현장에 직원이 없어 관리감독자를 세우기 어렵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리고 지부장이 ‘안전전략 회의 때 선임장 참석을 배제하라’는 안건을 냈습니다. 왜냐하면, 회의 때문에 선임장이 현장에서 빠져나감으로 인하여 오히려 안전사고 위험이 더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그 회의는 계속 해왔기 때문에 안 된답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5. 순천역에서 11량을 단독입환하여 단협 위반으로 고발했습니다. 단독입환을 하게 된 원인이 여러 가지 있지만, 궁극적으로 사장이 인건비 절감을 위하여 대책 없이 지정휴무 쉬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5개월쯤 지난 거 같네요. 검사한테 전화가 왔는데, 부대합의서는 단협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철도는 각 직종마다 부대합의서라는 형식으로 맺고 단협 책자에 같이 넣는다, 관례처럼 늘 그렇게 해왔고 모두 단협 내용으로 인지한다.” 등등 이야기를 하니까 그걸 증명해 보랍니다. 그리고 ‘각하’되었습니다. 이 내용이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6. 해마다 철도안전관리시행세칙 36조에 의하여 반기별로 지적확인환호응답 교육을 하고 평가를 해야 합니다. 실기는 알다시피 선로전환기 전환교육입니다. 이때 역무담당 역무원은 안전화를 지급하지 않습니다. 안전모도 없습니다. 즉, 안전 관련 교육을 받는데, 복장 상태가 불량입니다. 이를 지적하니 아무도 답 안해줍디다. 다행히 전남본부는 산보위에서 수용하여 해결되었는데, 이번에는 본사에서 전남본부에게 지적질하네요. 이런 걸 수용하면 다른 곳에서도 다 해줘야 한다는 거 때문에 제동을 거는 거죠. 이 내용이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선로전환기 전환교육 모습(안전모 없고 안전화가 없는 부분만 강조)

    7.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도 규정이나 지시를 근거로 해서 일을 합니다. 그래서 규정은 명확하고 직원이라면 누구나 알기 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지요. 그러면 열차운행선로 지장작업 업무세칙 13조(열차감시원 배치)를 소개하겠습니다.

    1항의 ‘다만, 선로순회 등 선로를 이동하면서 수행하는 단순점검의 경우와 철도차량과의 접촉할 우려가 없음이 확실한 작업에 대해서는 작업책임자가 배치를 생략할 수 있다.’ 이 조항의 ‘단순점검 정의’와 ‘차량과 접촉할 우려가 없을 때’가 언제냐고 전기처에 공문으로 보냈습니다. 아마 전기처에서 본사로 또 보냈을 겁니다. 아직도 답변을 못 합니다. 이 내용이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8. 단협95조(작업계획서 작성) 2항, 한 번 해석해 볼래요?

    ‘다만, 관리감독자(선임장 및 차상위 이상) 일시 부재 시에는 해당 소속장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에서 ‘적절한 조치’가 뭘까요? 또 ‘일시 부재 시’는 며칠일까요? 전남본부에서 8개월 정도 관리감독자를 직무대리하기에 진정을 했습니다. 근로감독관이 일시 부재 시가 며칠이냐고 묻기에 “통상적으로 철도에서는 일주일 정도”라고 대답했습니다. 같은 말을 안전처 직원에게도 물으니 대답을 못 해 쩔쩔매는데, 근로감독관이 이렇게 다시 물었습니다. “일시 부재 시란 끝나는 기간이 없는 거죠?” 그러니 얼른 받아 “네. 일시 부재 시는 끝나는 기간이 없습니다” 이 말이 저만 이해가 안 되는 건가요?

    이 짓거리 하느라 몇 년 허송세월 보낸 거 같아요. 안전이요? 그런 거 개나 줘버리세요.

    필자소개
    철도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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