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의 보안사령부,
    5·18 후 집요한 분열공작
    이철희 “군 정보기관 앞세운 분열·회유의 ‘더러운 공작’ 확인돼”
        2017년 10월 26일 03:21 오후

    Print Friendly

    전두환 정권의 국군 보안사령부(현 기무사령부)가 5.18 민주화운동 이후 유족 간 분열을 조장하고 민심을 왜곡하기 위해 집요한 분열공작을 벌인 사실이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은 26일 공개한 문건은 1981년부터 1988년 말 경까지 작성된 해당 문건들은 보안사가 학원·종교인·유가족·구속자·부상자 등을 대상으로 치밀하게 기획하고 실행된 ‘순화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광주사태 1주년 대비 예방정보활동 결과’, ‘정보사업계획’, ‘광주 5·18 유족 순화 사업 추진 중간보고’, ‘광주사태 관련 유족 순화 계획’, ‘광주사태 관련자 순화’, ‘5·18 온건 유족회’ 등 총 6건의 보안사 내부 문건이다.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문건 일부

    순화계획 문건엔 당시 보안사가 유족들을 성향에 따라 극렬 측과 온건 측으로 구분했다. 극렬 측에는 이른바 ‘물빼기 작전’을, 온건 측에는 ‘지원과 육성 활동’을 실시한 정황이 나온다.

    1981년 5월 28일에 작성된 ‘광주사태 1주년 대비 예방정보활동 결과’ 문건엔 “광주사태 1주년을 전후하여 불순세력의 선동행위와 광주권 주민의 잠재적 불만의식 등으로 불의의 사태발생에 대비한다”고 밝혔다. ‘잠재불만의 표출화 예방’, ‘위령제 등 각종 추도행사 기획 봉쇄’, ‘불순세력군의 잠복활동 와해’ 등을 구체적인 활동방향으로 적시했다.

    학원과 종교인, 유가족 및 구속자 가족 등 대상을 구분해 공작 활동결과를 보고한 내용도 있다. 보안사는 학원순화를 위해 전남대의 특정 써클을 와해하기 위해 학군단에 비용을 지원해 이면침투·첩보수집 활동을 자행했다.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인의 추모예배를 막기 위해 250만원의 예산을 들여 종교인 68명을 제3땅굴, 판문점 등에 안보 견학을 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특히 구속자 가족의 미국 공보원 농성을 와해시키려는 목적으로 경찰을 동원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앙정보국 CIA와 협조한 대목도 나온다.

    1985년 3, 4월경에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보사업계획’이라는 제목의 문건은 유가족 와해, 회유 공작 내용이 상세히 기술돼있다. 극렬 측에 대해서는 1대1로 조를 짜서 사찰하는 등의 ‘물빼기 작전’을 하고 온건측에는 ‘취업알선’, ‘자녀학비면제’ 등을 해줬다.

    같은 해 11월 6일에 작성된 ‘광주 5·18 유족 순화 사업 추진 중간보고’에선 유족회 내에 온건성향 유족 또는 불만세력을 대상으로 “회장, 임원진 등이 장차 정계진출을 위해 조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역루머를 유포하라”고 기재됐다. 그 결과 온건 유족이 증가하고 극렬 유족이 감소했다는 실적이 기재돼 있다.

    이철희 의원은 “이번에 공개된 문건을 통해 1981년부터 1988년까지 보안사가 5·18 유가족과 관련단체를 비롯해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순화계획’의 이름으로 저지른 와해 및 회유공작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5.18 민주항쟁과 관련해 표출됐던 다툼과 갈등이 전두환 정권이 군 정보기관 보안사를 앞세워 벌인 ‘더러운 공작’의 결과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문건에 선명하게 찍힌 이종구 당시 보안사령관의 결재사인은 5.18 당시뿐 아니라 이후 수습과정에서도 군이 대대적으로 동원되었다는 생생한 증거”라며 “이 문건들을 통해 5.18 진상조사 특별법 통과와 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한 철저한 진실규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