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노동 동시⑧ '붉은 손'
    2012년 08월 27일 03: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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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인권운동과 노동운동에서 세계의 가혹하고 열악한 아동노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에서 어린이이면서 노동자이고, 극한적 노동조건에서 가혹한 착취를 받고 있는 아동노동의 현실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 분노, 애정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레디앙은 전세계의 아동노동 현실에 대해 고발하면서도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시선을 담고 있는 동시들을 연재할 예정이다. 연재될 작품들은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건 동화건 시건 평론이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쓰고 있는 글쟁이이신 신지영 선생의 작품이다. 그림은 이창우 선생이 그려주셨다.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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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

 

콜록콜록 기침 할 때마다

황무지가 뿜어져 나와 

벽돌가루는 그렇게 내가 좋을까

안 그래도 되는데

자꾸 나만 쫓아다녀

 

벽돌을 부수다보면

손바닥도

얼굴도

긴 하루도

붉게 물들어

 

무겁게 가라앉던

회색구름의 두툼한 물집이 터져서

찢어진 사이로

툭 툭 툭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햇빛에 바래 진 치마가

바람에 펄럭여

망치를 든 아이들

금간 웃음도

촉촉하게 젖어

 

매일 이랬으면 좋겠어

붉게 물든 하루가 씻겨 지잖아

손가락이 녹슬어 삐그덕 거려도

괜찮을 거 같아

시원한 비만 내려준다면

 

작품 설명과 배경 : 5~15살 의 방글라데시 어린이들 중 17.5%정도가 노동을 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대부분은 부모에게 떠밀려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네 발로 기어 다니는 것에서 벗어나 두 발로 걷을 수만 있다면 생계를 위해 노동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중에는 쪼그리고 앉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하루 종일 불량 벽돌을 부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글을 배우기 위해 연필을 쥐는 대신 한 끼 식사를 위해 쇠공이를 쥐고 벽돌을 부수어야 합니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챙겨주는 간식을 먹을 때 불량 벽돌 더미 위에 앉아 있는 어떤 소녀는 목으로 타고 내리는 땀을 닦으며 시원한 물 한 모금이 간절해 울지도 모릅니다. 가끔 바람이 불면 내리쬐는 햇빛에 바래 진 옷으로 땀을 닦으며 말입니다.
올해 우리나라 여름은 다른 해보다 유난히 덥습니다. 35도를 넘어선 대낮, 동네 길거리에선 사람 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모두들 더위를 피해 밖에 나오기를 피하는 걸 테지요.
하지만 그저 견디기만도 힘든 더위 속에서 방글라데시의 어떤 소녀는 매일 매일 하루 종일 벽돌을 부수어야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 소녀가 시원한 비라도 쏟아져 먼지와 얼룩진 하루가 씻겨가길 바라는 것은 당연한 소망인지도 모릅니다.

필자소개
신지영
어린이, 청소년에 대한 건 동화건 시건 평론이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쓰고 있는 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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