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매체로 중국을 읽다
    [환구시보 사설]중국과 인도, 경제
        2017년 10월 23일 11:5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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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관련한 새로운 코너를 시작한다. 2001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인민대학과 상해재경대학, 북경대학에서 금융과 재정, 맑스주의 등을 연구하고 최근에 귀국한 김정호 씨가 중국과 관련한 쟁점 등에 대한 칼럼 기고와 함께 중국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의 주요 사설을 정기적으로 번역하여 레디앙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2편의 사설을 번역하게 게재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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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나라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그 사회의 주류 의견을 접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구시보>는 인민일보의 자매지로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켜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민감한 국내외 제반 정치적 현안에 대해 사실상 중국 정부의 입장을 비교적 직설적이면서 신속하게 대변하기 때문에, 중국 내 독자들뿐만 아니라 외국 언론들로부터도 중요한 대접을 받는다.

    그간 국내 언론매체들이 북핵 등 한국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때때로 환구시보 사설을 인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것들은 간헐적이고 단편적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레디앙처럼 비교적 소상하고 정기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아마도 국내에선 처음일 것이다. 이 같은 시도가 중국 주류 입장을 좀 더 정확하게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독자들은 이들 중국 신문의 논조를 보면서, 아마도 그간 한국 언론이 중국을 소개할 때 받았던 느낌과는 많은 부분 괴리가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양쪽 언론 보도의 내용과 현실 진행을 비교하면서 스스로 가치판단을 하면 되리라고 본다.

    중국을 오랫동안 내부에서 관찰해온 필자로서는 독자들이 평소 접할 수 없었던 다른 시각의 자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그것을 일종의 개인적 의무라고도 생각한다. 오늘날 중국을 올바로 이해하는 일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끝으로 덧붙이자면 나의 번역은 ‘전문번역’은 아니며, 대략 본문의 취지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문의 60%~80%에 해당하는 얼마간 축약된 글임을 밝혀둔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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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틸러슨의 ‘중국과 인도’ 관계 이간질하기(2017.10.19)

    미국 국무장관 틸러슨은 수요일에 중국을 비방하고 인도를 찬양하는 담화를 발표하면서, 미국과 인도는 ‘세기적 관계’라고 전망하였다. 그는 미국과 인도가 공통의 민주적 가치관과 공통의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두 개의 민주국가인 미국과 인도는 지구 양 쪽의 안정적 역량이라고 칭찬하였다.

    중국은 인도와 같은 책임감이 없으며, 심지어는 남지나해 등에서 국제질서를 손상시키기까지 한다고 비난하였다. 미국이 비록 중국과 건설적 관계를 추구하지만, 그러나 미국은 비민주적인 중국과는 인도와 같은 관계를 이룰 수는 없다고 하였다.

    이렇듯 노골적으로 “인도에 추파를 던지는” 색채의 담화는 틸러슨이 국무장관의 신분으로 처음 인도와 파키스탄을 방문하기 전, 그리고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곧 중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나왔다.

    물론 워싱턴은 현 단계에서 확실히 뉴델리가 북경보다 “더 친숙하다”고 느낄 것이다. 이는 주로 중국이 이미 궐기하여 GDP가 10조 달러를 넘어서 “미국을 바짝 뒤쫒기” 때문이다. 미국의 많은 엘리트들은 중국을 가장 큰 전략적 경쟁자로 보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

    워싱턴은 인도로부터 훨씬 홀가분함을 느낀다. 인도의 GDP는 단지 중국의 1/5에 불과하며, 서구인이 인도에 갔을 때 받는 첫 번째 느낌은 “더럽고, 어지럽고,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인도의 궐기는 “자기 세대와는 무관”하다고 느끼며, 그래서 인도를 한껏 치켜세워 그들 자신과 인도인들을 모두 기분 좋게 만든다.

    인도를 ‘최대의 민주국가’라고 말하는 것은, 마치 어른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너는 앞으로 장래가 촉망돼”라고 하는 것처럼 유쾌한 일이다. 미국이 인도를 향해 감람수를 흔드는 것은 필연적이며, 이는 중국의 궐기에 직면한 워싱턴이 아무렇게나 생각해도 나올 수 있는 발상이다. 그러나 지금은 냉전시대가 아니며, 미국과 인도가 전략상으로 가까워지는 것은, 인도가 일본처럼 미국의 맹방으로 전략적인 손아래가 되어 워싱턴의 지휘를 따르는 것이 아닌 한 진실보다는 허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뉴델리는 분명 그 같은 억울한 일을 당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미·중은 전 지구상의 가장 큰 무역동반자인데, 미국·인도의 무역량은 미중 무역량의 1/8에 미치지 못한다. 또 중국에 유학중인 미국 유학생은 인도에 유학 중인 수의 10배 이상이다. 어느 천 년에 미국은 자신의 중국과 인도에 있어서의 이 같은 협력 규모를 뒤바꿀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냉전시기 미국과 소련은 기본적으로 무역이 없었다. 미중은 이제 미소와 같은 전면적 대립을 재현하기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

    인도의 일부 민족주의자들은 “미국과 손을 잡고 중국을 억제”하는 일에 히스테릭한 망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뉴델리의 대부분의 엘리트들은 그러한 일은 근본적으로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중국은 인도의 옮길 수 없는 이웃이며, 인도가 중국과 우호적인 정상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인도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보다 더욱 이익이 된다. 왜냐하면 인도와 미국의 우호가 가져올 이득은, 인도와 중국 관계의 악화가 뉴델리에 가져올 훨씬 큰 손실을 보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 궐기의 압력에 직면한 뉴델리로서는, 미국의 힘을 빌려 워싱턴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면서, 동시에 북경과 화목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수지맞는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양쪽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또 주도권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가 일단 미국에 치우쳐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단지 워싱턴의 다리를 붙잡는 길만이 남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전략적 주동은 전략적 피동으로 전환하게 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현재 오직 일본만이 “오로지 워싱턴에 충성”하는 미국의 ‘완고한 보수’ 집단이라 할 수 있으며, 한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이들 두 미국의 동맹국조차도 ‘눈치 보기’를 한다. 인도와 중국은 이웃 국가인데, 뉴델리는 얼마 전 도카라 분쟁에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역량을 소모해야 했던가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인도는 절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반복적으로 그 같은 소모를 감내하지 않을 것이다. 그 밖에도 또 파키스탄이 있다. 만약 중국과 파키스탄이 연합하여 인도에 대항한다면 이 ‘바둑판’은 더욱 복잡하게 변모한다.

    틸러슨이 미국과 인도의 ‘백년 우호 협력’ 운운하는 것은, 청소년들이 산과 바다처럼 변치 말자고 맹세하는 것처럼 믿을 만한 게 못된다. 만약 인도가 정말로 궐기한다면, 미국과 인도 관계는 필연적으로 변모하게 된다. 사실 틸러슨 말의 전략적 언외지의(言外之意)는 인도가 앞으로 “100년간 가난”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면, 인도가 얼마동안 가난할지는 자신이 워싱턴의 ‘사랑받는 존재’로 얼마동안 남을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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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구시보 20일 사설란 일부 캡처

    예상된 중국경제의 양호한 추세(2017.10.20)

    국가통계국이 19일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금년 3/4분기까지의 중국 GDP는 6.9% 성장하였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2% 높아졌다. 그중 제3/4분기 GDP는 6.8%이었으며, 경제는 연속해서 9개 분기에 걸쳐 6.7%~6.9% 구간에서 운행되면서 중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18차 당대회 이래 중국경제의 구조조정과 공급 측면 개혁은 이미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내생동력이 끊임없이 방출되어 나오고 있다. 1,2,3분기까지 전략적 신흥산업은 같은 기간에 비해 11.3% 성장하였으며, 무인비행기, 공업용 로봇, 신에너지차, 반도체 등은 모두 두 자리 수의 성장이 출현하였다. 소비의 부단한 확대는 매우 확연하며, 새로운 소비모델의 출현이 특히 두드러진다. 3/4분기까지 GDP 성장의 64.5%가 소비로부터 나왔다. 혁신은 이미 더 이상 구호가 아니며, 이 같은 변화는 중국인이라면 자신 주변 환경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중국인의 생활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빠르게 ‘인터넷화’하고 있으며, 대문을 나서며 인터넷예약차를 부르고 공유자전거를 타는 것이 매우 보편화되었다. 인터넷 구매가 계속해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으며, 이미 사회소비재 총소매액의 1/7을 점한다. 인터넷 지불이 매우 편리해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돈 쓰는 데 있어 지폐를 꺼낼 때만큼 “그렇게 아까워” 하지 않는다. 과거엔 구입을 주저하던 물건도 지금은 손가락 한 번 쿡 누르면 곧 주문이 이루어진다.

    중국의 노인들은 과거엔 거의 돈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여행자 대열에 끼어 여행시장의 주요 소비대중을 이루고 있다. 이는 중국 소비시장의 ‘연령 사각지대’를 크게 축소시켜 주었다. 중국의 양로보험과 의료제도의 점진적인 완비는 노인시장을 가동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 요인으로 인한 소비성향의 증가는 중국경제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내수 동력을 가동시킨다.

    넓은 영토, 세계 제1위의 인구, 사회 내부의 다양성, 발전에 있어 깊은 종적 심도는 세계경제의 기존 경험만으로는 다 포괄하기가 힘들다. 일본은 일찍이 경제기적을 이룬 국가 중 하나였지만 그 고속발전은 단지 20여년 정도만 지속되었다. 다른 나라의 고속성장도 일반적으로 20년 전후인데, 중국은 40년간 지속하면서 그 성장 추세가 여전히 쇠퇴하지 않고 있다. 중국공산당의 장기집권체제와 시장경제의 접합이 이루어진 후, 그 강한 우월성은 충분히 표출되었다.

    중국 체제, 특히 국가역량을 한데 집중하여 큰 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큰 우월성은 대형 프로젝트사업 및 중대 문제를 해결하고 위험을 방지하는 데 있어 모두 큰 힘이 된다. 이 점은 중국이 수십 년간의 매우 빠른 발전을 이루고 또 일련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비밀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대량의 빈곤인구 존재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오래도록 해결치 못한 문제인데, 중국은 정부가 기초공공재를 투여함을 통해 질서 있게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중국은 2020년에 모든 빈곤인구의 빈곤탈피를 계획 중이며, 빈곤구제는 이제 단순한 자선사업이 아닌 그 과정 역시 중국경제를 추동하는 요소로 바뀌었다. 중국 각지에는 각종 빈곤구제모델이 출현하고 있으며, 그것은 전체 경제발전과 일정한 창조적 융합을 형성한다.

    시장의 추동력과 정부의 지도력이 마땅히 어떤 관계를 형성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중국은 상당 기간 탐색을 수행하였으며, 이 방면의 경험은 날로 성숙하고 있다. 서구인들이 여전히 이 문제를 이데올로기적으로 바라볼 때 중국은 이미 멀리 나아갔다. 중국은 지금 고속성장 경제로부터 고품질지향 경제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시장 내적법칙의 추동력도 있고, 당 지도하의 경제 전반의 의식적 자각도 있다. 중국은 아직 경제의 지속적 발전을 떠받칠 수 있는 많은 공간이 존재하며, 이와 함께 경제관리시스템을 부단히 완비하는 능력도 존재한다. 어떤 개혁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면 그것은 곧 현실에서 발생한다.

    필자소개
    북경대 맑스주의학원 법학박사 , 노동교육가, 현재 민주노총 정책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맑스코뮤날레 집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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