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중의원 조기총선,
    아베의 자민당 압승 거둬
    '전쟁 가능한 국가' 개헌 더 가속화
        2017년 10월 23일 09:51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일요일(22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 총선에서 아베 총리의 자민당·공명당 연립 여당이 중의원 의석의 3분의 2을 넘어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압승을 거뒀다. 북한에 대한 강경 대응을 추진해왔던 기조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NHK 출구조사에 의하면 자민당은 283석,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은 29석 등 중의원 465석의 312석(의석의 2/3는 310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 .

    이전 자민당 의석은 290석, 공명당은 35석이었다. 총선 올 여름까지만 하더라도 부인의 사학 스캔들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여 정권의 지속성조차도 의심 받을 정도의 위기에 내몰렸던 아베 총리는 홋카이도 동쪽 바다에 떨어진 북한의 미사일 등 북한과의 안보 불안 심화라는 정치적 상황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에 1년 앞당겨 조기총선을 선택했으며 총선 의석에서 약간 줄었지만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당초 국회 해산 및 총선 실시 명목으로 내세웠던 소비세 인상에 따른 재원 배분 문제보다는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는 선거전략으로 일관해 안보 불안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

    극우 성향의 도쿄도지사 고이케 유리코가 총선을 앞두고 지난 달 급조한 ‘희망의 당’은 49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 전 57석보다 8석이 줄어들면서 아베를 견제하는 대항 세력으로 등장하려는 목표에 한참 미달하는 참패를 당했다. 희망의당은 개헌 등에 대해 아베 및 자민당와 유사한 입장이어서 일본 정치의 우경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희망의 당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민진당의 지도부 방침에 반대하여 따로 창당한 입헌민주당은 선전하여 54석으로 제1야당의 지위를 확보했다. 총선 전의 16석에서 대폭 약진했다. 민진당 내 보수파들은 희망의 당으로 합류한 반면 자유주의와 진보파들이 모여 창당한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대표는 “우리는 이제 시작했을 뿐”이라며 “우리는 정치인들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다른 정치를 추진할 것이며 풀뿌리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당은 12석, 유신의 회는 9석으로 이전 21석, 14석에서 대폭 줄었다. 이 외에 기타 정당과 무소속 당선자가 23명으로 민진당의 전 대표였던 오카다 가쓰야와 민진당 출신의 총리였던 노다 요시히코도 모소속으로 당선돼 이후 야권의 재구성을 도모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동맹으로 평가되는 아베 총리는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대북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평화헌법의 개헌과 관련해서는 일요일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도록 토론이 더욱 심화되기를 원한다. 그게 가장 우선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개헌 시한으로 공언한 2020년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고 유연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개헌은 중의원과 참의원에서의 2/3 찬성 그리고 국민투표에서의 과반수 찬성을 요건으로 한다.

    내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도 아베가 승리하면 2012년 12월 이후 3차례 9년 총재를 맡게 되면서 집권당 총재가 맡는 총리의 최장수 기록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자민당의 압승이라기보다는 분열해서 단일 후보로 맞서지 못한 야권의 패배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교도통신에 의하면 투표율은 53.7%로 2014년의 중의원 선거보다 1% 상승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편집국장, 전 진보신당 부대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