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환경단체 “'원전 축소' 의견에 주목"
    녹색당 "이번 공론화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2017년 10월 20일 04: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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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20일 ‘건설 재개’를 결정한 권고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탈원전 측인 환경단체는 “시민참여단의 뜻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공론화위가 원전 축소 정책을 권고한 만큼 향후 탈원전 운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이번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과정에서 원전 없는 한국 사회, 탈원전 사회가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시민참여단의 상당수가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럼에도 여전히 원전은 가동 중이고 건설 중이며 원전 주변에서, 원전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이 땅에 살고 있다”며 “우리는 원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고, 이들과 고통을 함께 하며 원전 없는 한국사회가 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색당 역시 논평을 내고 “핵발전소가 안전하지 않고 값비싼 에너지라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오늘부터 다시 탈핵을 위한 정책과 활동을 가다듬고자 한다. 이번 공론화의 한계를 넘어선, 공론의 장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참여단 59.5% 원전 축소 결정에 주목”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운동 확산될 듯

    환경단체 등은 시민참여단의 59.5%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선택했음에도 53.2%가 ‘원전 축소’해야 한다고 한 점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의미심장하다”고 했고, 녹색당은 “핵발전소 정책은 축소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에너지전환 정책을 본격 추진해야 한다”며 “설문결과에서도 확인했듯이 원전을 축소하는 것이 에너지정책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이 원전 안전성을 인정했다기보다 신재생에너지가 원전을 대체할 만큼 충분치 못하다는 점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탈원전 단체·정당 등을 중심으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 확대 운동도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0여 년간 원전 확대 정책을 추진해온 영향이 한국 사회에 만연해있다. 원전 산업을 중심으로 한 이해관계 세력들이 국민들의 눈을 흐리게 하는 현실을 이번 공론화과정을 통해서 직시하게 됐다”며 “재생에너지 비중이 2% 정도밖에 되지 않은 현실에서 에너지전환에 대한 온갖 마타도어를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원전 적폐 세력을 정리하고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 확대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현실화시키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원전안전성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세계적 수준의 원전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탈원전 정책,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에 발목 잡혀선 안돼”

    다만 정부가 이번 공론화위의 결정으로 탈원전 정책에서 역행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원전산업은 사양산업이고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산업이 대세가 되고 있는 시대”라며 “과거의 원전확대 정책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사회가 신고리 5,6호기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특히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결정한 만큼 부산, 울산 일대에 몰려있는 원전의 총 개수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들은 “사용후핵연료의 위험은 상존하지만 상대적인 위험이라도 줄일 수 있도록 가동 중인 원전들은 조기 폐쇄해야 한다”며 “노후화된 고리원전 2,3,4호기와 내진 보강이 불가능한 월성 1,2,3,4호기가 그 대상”이라고 했다.

    녹색당도 “고리 일대는 우리나라 최대의 핵발전소 밀집지역으로,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위험에 위험을 더하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다수 호기 밀집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그 일대의 노후핵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론화위원회,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평가와 보완 통해 민주주의 성숙하는 계기되길

    아울러 공론화위의 긍정적 기능을 인정하면서도,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를 평가하고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이 탈원전 측의 주장이다. 정부 출연기관과 공기업의 건설 재개 측 참여, 당사자인 부산‧울산‧경남지역의 부족한 의견 청취, 미래세대 배제, 상호토론 부족과 숙의 과정 부족 등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애초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한계 등이 이들의 지적이다.

    녹색당은 “우리 사회는 1958년 원자력법 통과 이후 60년 가까이 핵발전이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일방적인 정보만 접해온 상황이다. 게다가 한수원이 공론화 재개 측으로 공식 참여한 가운데 편파적인 언론과 핵산업계의 억지 주장이 공론화 과정 동안 내내 걸러지지 않은 채 전달됐다”며 “이번 공론화는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시민들이 정부의 중요한 정책 결정에 주권자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은 언제나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부족한 숙의 과정, 기계적인 중립으로는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며 “이번 공론화과정을 밑거름 삼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도 한층 성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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