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이 없는 블랙리스트
    이번엔 ‘출판계 블랙리스트’ 드러나
        2017년 10월 19일 07: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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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부가 특정 작가와 도서에 대한 정부 지원을 배제하는 ‘출판계 블랙리스트’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다.

    19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출판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출판진흥원은 지난해 ‘초록·샘플 번역 지원 사업’ 과정에서 심사위원회를 통과한 특정 작가의 도서 4권을 문화체육관광부 지시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초록 샘플 번역 지원 사업 신청 접수 및 선정 결과 내역’에 따르면, 블랙리스트에 오른 도서는 시사평론가 김종배·조형근의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이기호의 <차남들의 세계사>, 정지형의 동화 시리즈 <삽살개가 독에 감춘 것>, <텔레비전 나라의 푸푸>다.

    추가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도서 4권의 내용은 이렇다.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은 금융위기, 임금할증률, 비정규직, 식민지근대화론, 개신교문제, 사회적 경제, 장기불황, 복지국가, 창조경제, 협동조합 등 한국사회와 연관된 주제를 다룬 경제저서이고, <차남들의 세계사>는 고아원 출신 택시기사 나복만이 얼떨결에 시국사범으로 몰려 고문을 당한 끝에 조직사건에 연루, 평생을 수배자로 도피하며 지내는 내용의 소설이다.

    <삽살개가 독에 감춘 것>은 현대인을 기아상태에 빠뜨린 화폐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텔레비전 나라의 푸푸> 텔레비전이 만들어내는 빈부격차를 이야기하는 동화다.

    특히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을 쓴 김종배 작가는 지난 1999년부터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뉴스브리핑 코너를 진행하다 외압에 의해 2011년 5월 하차한 바 있다. 현재 조형근 한림대 교수와 함께 팟캐스트 ‘시사통, 김종배입니다’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진흥원은 해당 도서 4권에 대해 “심사위원회 선정 후 문체부 지시로 제외된 도서”라고 밝혔다고 노 의원은 전했다.

    노 의원은 “2016년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추천·지원 사업에 전반적으로 블랙리스트가 작용됐음이 확인된 것”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통해 블랙리스트 지시를 내린 문체부 관계자를 밝혀내고, 이기성 출판진흥원장의 개입 여부 또한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3일 노 의원과 김민기 민주당 의원은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7월 출판진흥원이 주관한 ‘찾아가는 중국 도서전’ 사업에서 5권의 도서가 문체부의 개입으로 부당하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을 공개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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