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 사고위험비용과 전기요금
    [에정칼럼] 원전사고 0%의 길은 원전을 멈추는 것
        2017년 10월 16일 10:48 오전

    Print Friendly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마무리되었다. 오는 20일 최종 권고안이 발표된다. 최종 권고안이 어떤 결과를 담고 있을지, 결과 발표 이후 한국 사회에서 탈핵 이슈는 또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앞으로 지속될 논쟁은 확실해 보인다. 바로 원자력 사고위험과 발전원가, 그리고 전기요금에 관해서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토론회에서도 주된 관심사와 논쟁 지점이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과 원전 중단 시 전기요금 인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한국수력원자력(주)은 2016년 원자력 발전원가가 1kWh당 53.98원이라며, 이례적으로 발전원가 상세내역을 공개했다. 발전원가에 사회적 비용(3.30원/1kWh)과 원전사후처리비용(7.82원/1kWh)이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원가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틀린 뉴스’도 추가됐다.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이 20% 오를 것이라는 철 지난 뉴스도 반복됐다.

    발전원별 발전원가가 모두 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원가를 한 눈에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력거래소의 정산단가를 기준으로 한 비교는 가능하다. 2016년 원자력 정산단가는 1kWh당 67.91원이다. 그리고 신재생에너지 평균 정산단가는 102.26원이다. RPS제도에 의한 추가되는 지원금을 제외할 경우는 88.06원으로 떨어진다.

    사실 이런 비교는 소모적이고 무의미하다. 재생에너지 발전원가는 앞으로도 매년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와 국정감사에서처럼 원전의 사고위험비용과 탈원전 시 전기요금이 마치 대립되는 것처럼 취급된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폐로 및 배상 비용이 지난해까지 21조 5,000억엔, 우리 돈으로 약 221조원에 이른다. 2013년 집계한 11조엔의 2배에 달하는 금액으로 앞으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일본에서 원전이 가동되는 한 잠재적인 사고위험은 계속된다. 그 확률이 지극히 낮더라도 말이다.

    일본의 사고피해비용 중 일본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139조원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GDP와 인구밀도를 고려할 경우 한국의 사고피해비용은 약 148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비용에 사고발생빈도(0.00001~0.002)를 곱해 발전량으로 나누면 국내 원전의 사고위험비용을 추산할 수 있다. 원전의 사고위험비용은 사고발생빈도와 원전(1,000MW 기준)의 이용율(80%~90%)에 따라 0.19원~42.11원에 이른다. 고리원전 주변의 인구밀도 비용을 적용하면, 그 비용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최근에 균등화 발전원가를 재산정하는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한 원자력계 연구책임자는 “사고 대응비용은 논쟁의 소지가 있다. 사고 확률을 감안한다면 원전을 지으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며 “원전 사고가 나지 않도록 사고 위험 회피 비용을 산정하고, 공학적 안전 설비를 보강해 중대사고가 나더라도 주민에게 방사성 위해를 제거하는 비용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균등화 발전원가 적용시, 가스와 원전·석탄 간 격차 축소”-노컷뉴스 9월 28일)

    충분히 공감이 되는 주장이다. 나는 사고 확률을 감안한다면 원전을 지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고리 5·6호기가 세계 최고로 안전하다”는 주장이 담긴 건설 재개 측 공론화 토론회 자료집을 보니 더욱 확신이 든다.

    그 어떤 원전 사고도 더 이상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원전 사고를 0%로 만드는 길은 원전을 멈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전기요금이 10년 후에 한 달에 1만원에서 1만 2천원이 된다면, 나는 기꺼이 10년 후에 2천원을 기꺼이 추가로 낼 것이다.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했으리라 믿는다.

    필자소개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상임연구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