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 총선 결과
    우파-극우파 연정 가능성
        2017년 10월 16일 10:2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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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의 부국 오스트리아의 정치적 무게중심이 더욱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게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을 통해 확인됐다. 이번 총선에서 31살의 제바스티안 쿠르츠가 이끄는 우파 국민당 (ÖVP)이 31% 내외로 1위를 차지하고 그는 선거를 통해 선출된 세계에서 가장 젊은 지도자가 될 게 출구조사를 통해 확실시됐다. 쿠르츠는 총선 결과에 “놀랍다”고 밝히며 오스트리아에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국민당과 함께 집권 여당을 구성해 주도했던 사민당(SPÖ)과 극우파 자유당(FPÖ)은 27% 내외에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유당은 자신들이 기록했던 최고 지지율과 엇비슷한 지지율을 얻었다.

    이번 선거는 유럽 및 세계 정치의 우경화 흐름이 더욱 가속화되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지난달 총선에서 3위로 역사상 처음 원내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오스트리아에서는 우파가 총선에서 승리함에 따라 유럽의 정치 지형은 오른쪽으로 더 기울게 됐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는 오스트리아 역사상 국민당과 자유당, 우파정당과 극우정당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전 선거에서 표의 이동에 따라 엇갈렸던 상황과 다른 것이다. 선거 몇 주 전까지는 자유당이 여론조사에서 국민당과 비슷했지만 국민당이 자유당의 의제과 정책을 수용하는 우경 행보를 가속화하면서 국민당이 최종에서는 승리를 거뒀다. 연립정부의 외무장관이었던 쿠르츠가 반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걸고 지중해 난민 루트 폐쇄, 난민 복지 축소 등을 약속하며 자유당으로 옮겼던 우파 유권자들을 돌려세운 것이다.

    그래서 비판자들은 쿠르츠에 대해 난민 반대, 이슬람 반대와 같은 자유당이 제기한 분열적인 정치의제들을 수용하면서 승리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표는 국민당으로 더 많이 갔지만 이번 총선의 주도적 의제를 제기한 것은 극우파 자유당이라는 것이다.

    쿠르츠의 국민당은 전 나치 공무원과 나치 친위대 성원들에 의해 창당된 극우정당 자유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전망이다. 형식적으로는 이전에 연정을 함께 구성했던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지만, 사민당과의 연정을 파기하는 데 앞장 선 쿠르츠의 태도와 선거 기간 양당의 상호 적대적 태도로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번 총선은 작년 대선에서 자유당의 호퍼 후보가 녹색당과 다른 정파들이 지지한 반더벨런에게 근소하게 패배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간에 치러졌다. 작년 대선에서 국민당과 사민당 후보는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사민당의 케른 총리는 오랫동안 ‘대연정’을 구성해온 국민당과의 수개월의 논쟁 끝에 연정을 끝내고 총선을 실시하기로 지난 5월 발표했다. 케른 총리는 총선 기간에 패배한다면 국민당과의 연정에 참여하지 않고 야당으로 남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사민당 지지율은 감소했지만 수도인 비엔나에서는 선전하여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 또한 사민당은 선거 기간 국민당과 자유당이 제기하는 극우파적 정치의제에 대해 맞서면서 분투를 했지만 당의 선거참모가 쿠르츠의 신뢰도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인종주의자 반유대주의자가 몰아가는 음모론을 유포시키는 웹사이트 그룹에 재정 지원을 한 사실이 드라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중도 좌우파 정당인 사민당과 국민당은 이전에도 극우파 자유당과 연정을 구성하기도 했었다. 1893년에는 사민당-자유당, 2000년에는 국민당-자유당 연정이 구성되었다. 자유당 참여 연정에 대해 당시 이스라엘과 유럽연합의 몇몇 회원국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외교적 경제적 제재를 가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에는 그런 격렬한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유럽 전반적으로 우경화하는 흐름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자유당의 슈트라헤 대표는 2005년 당 분열 이후 당의 메시지를 반난민에서 반이슬람으로 공격지점을 좁히면서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렸으며 선거 결과에 대해 ‘거대한 승리’라며 “변화에 대한 요구”가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녹색당은 당 분열 이후 38년 만에 의석 배분 기준선인 4%를 넘지 못하는 참혹한 결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녹색당 출신의 정치인들이 구성한 ‘필츠 리스트’는 기준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소개
    정종권
    레디앙 편집국장, 전 진보신당 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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