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당론은 사드 배치 ‘반대’
당 추천 언론 나간 청년당원은 ‘찬성’
    2017년 09월 28일 07: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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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문재인 정부와 거의 유일하게 각을 세우는 사안이 바로 ‘사드 배치’ 문제다. 정의당은 지난 광복절에도 사드 배치 반대 정당연설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정미 대표는 당원들에게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해 소성리에 모여 달라고 호소했다.

당내 평화로운 한반도 본부장 김종대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지난 8일 국회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가 왜 이러는지, 그 까닭을 이해하기도, 동의하기도 어렵다”면서 “이렇게 미국의 요구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는 이 정부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푸들로 전락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드 문제는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 속에서 원내 하나밖에 없는 진보정당인 정의당의 독자적인 외교·안보관을 보여줄 수 있는, 진보정당의 선명성을 부각할 수 있는 현재로선 유일한 현안으로 평가된다. 그런데 최근 한 언론에서 주최한 좌담회에서 당론과 전혀 배치되는 주장이 나와 일각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5일 나온 <한겨레21> 표지이야기는 원내5당의 청년당원들이 모여 현 정부에 대해 평가하고 현안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사로 소개된 이 좌담회에서 정의당의 청년당원 1명은 사드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다. 또 다른 청년당원은 사드 배치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에게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기자의 질문에 답한다.

보도된 내용은 이렇다.

장은세(정의당) 사드 배치는 찬성하는 입장이다. 효용성 여부보다 대북·대중 관계에서 ‘우리도 이런 카드가 있다’고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 북한은 제재를 해도 핵을 만들어낸다. 손해는 우리가 본다. 모든 걸 올려놓고 협상해야 한다.

김승현(정의당) 사드 문제에 현 정부는 좀 억울할 것이다. 사실상 이전 정부에서 들여온 것이다. 잘못은 전 정부에 있다.

모든 당원이 그 당론에 동의할 순 없다. 사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당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그 바탕에서 생산적인 논쟁을 이어가는 것은 건강한 정당의 모습이다.

그러나 언론에 자신을 정의당의 청년당원으로 소개한 이가 당론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한 건 다른 문제다. 실제론 그렇지 않더라도 해당 기사를 읽는 독자는 이 좌담회에 나온 장은세 씨 등이 청년당원을 대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또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것이 정의당의 입장이라고 이해하는 이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의당의 당론이 바뀌었나?”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욱이 사드 배치는 최대 외교안보 이슈다. 당의 외교안보 문제의 책임자격으로 보이는 김종대 의원이 사드 배치를 강행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미국의 푸들”이라고 강력 비판하고, 이정미 대표는 “사드 때문에 문재인 정부 점수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그만큼 정치권 안팎으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2명의 청년당원은 당의 추천을 받아 <한겨레21>가 마련한 좌담회에 참석했다. 해당 언론사가 알음알음으로 당원을 모아 한 좌담회가 아니라는 거다. 정의당은 “청년들이 어떻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좌담회로 파악”하고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이 현안 대응에 얼마나 안이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사드에 찬성한다는 발언을 한 분은 당에 가입한 지 1달된 분이라, 당론을 숙지했을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았다”며 “당에서 미리가 준비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사전에 질문과 답변을 미리 준비한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또한 “당 소속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자유롭게 얘기하는 자리라고만 알고 있었다. ‘정의당, 소수정당임에도 왜 정의당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서 당에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분을 당에서 추천했다”며 “(현안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면) 청년위원장 정도의 당원을 추천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론 언론과 당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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