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임명동의안 가결
민주·정의+국민의당 다수
자유한국당의 저주...“사법부 앞세운 제2의 문화대혁명 우려”
    2017년 09월 21일 04:3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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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김명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 출석 의원 298명 중 160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가결 정족수인 150명보다 10명의 의원이 더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반대는 134명, 기권 1명, 무효 3명이었다.

캐스팅보터를 자처했던 국민의당 의원들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이날 본회의 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까지 세 차례 의원총회를 거치면서 국민의당 40명 의원 전체를 상대로 나름대로 찬반 입장을 파악해본 결과 내부적으로 반대 의견보다는 찬성 의견이 다소 많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민주당 내 이탈표가 전혀 없다면 김명수 후보자는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당론’을 확정한 바른정당 내에서도 이탈표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당초 바른정당 내에선 김 후보자 인준에 ‘찬성 당론’을 채택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진 의원들이 일부나마 있었던 알려졌고, 실제로 찬성표를 던진 의원도 있었다.

하태경 의원은 표결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 인준 표결을 두고 며칠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최종적으로 찬성표를 행사했다”며 “바른정당의 반대 당론과 제 개인 찬성은 모순되지 않음을 말씀 드린다. 우리 당헌당규에는 강제 당론은 없고 권고적 당론만 있는데 권고적 당론은 개인의 양심에 따른 투표를 허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의원은 “김 후보자와 관련해 일각에서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도 경청했으나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았다”며 “5대 인사원칙 등 그간 청와대 인사난맥상에서 반복된 문제도 없었고 무엇보다 안보 불안 상황에서 대승적인 국정 협조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법부 수장으로서 사법부 독립의 방패막이 역할을 다해줄 것을 입법부의 한 사람으로서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막판까지 야당에 읍소 전략을 편 민주당에서 단 1표의 이탈표도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 장관 5명은 이날 예정된 해외출장 등 모든 일정을 연기하고 김 후보자 인준을 위해 국회에 총출동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김 후보자 인준 처리 직후 브리핑에서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사법개혁을 이끌 적임자”라며 “인준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특히 “사상초유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해 야당의 협력으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가결됐다는 점에서도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제윤경 원내대변인 또한 “우리당은 앞으로 국회 운영에서도 더 낮은 자세로 야당과의 협치를 제1의 조건으로 둘 것을 다시 한 번 약속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인준에 찬성했던 정의당도 환영 입장을 밝혔다.

김종대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신임 김명수 대법원장이 그동안 보여줬던 청렴성과 불편부당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의 인권신장에 기여하는 법원을 만들어주길 바란다”며 “특히 양승태 대법원장 체제 아래 판사 블랙리스트로 상징되는 사법부의 적폐를 일소하고, 진정한 사법독립을 향해 나아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김 원내대변인은 ‘반대 당론’을 정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겨냥해 “동성애를 차별 없이 대하겠다는 지극히 당연한 태도를 문제 삼아 부결을 선동하는 행태는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까지 자율투표 방침을 고수한 국민의당에 대해선 “국정의 중요 문제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표명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원들 다수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겠다는 국회에서의 약속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이며, 사법개혁을 이뤄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주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사법부 독립을 지켜내겠다는 국회에서의 약속을 반드시 실천해야 할 것이며, 사법개혁을 이뤄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김명수 후보자 인준 처리가 험난했던 점을 지적하며 그 원인을 청와대에 인사시스템에서 찾았다. 끝까지 당의 입장을 정하지 않은 것에 따른 당 안팎의 비판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민의당에선 최종적으로 찬성 의견이 많아 본회의 통과를 예상했었다. 사법개혁의 필요성이 높고, 그에 대한 국민적 열망 또한 높은 상황이 고려한 것”이라면서 “우여곡절 끝에 겨우 국회 인준을 통과한 이번 사례를 포함해 지난 인사참사를 감안해서 청와대와 여당은 인사시스템을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기 바란다”고 했다.

애초부터 반대당론을 확정했던 자유한국당은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인준 부결을 위해 내부 표 단속에 나서며 결의를 다지는 등 집권여당에 맞서는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부각했다. 결과와 무관하게 자유한국당으로선 이번 ‘김명수 반대 투쟁’으로 지지층 결집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효상 대변인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명수 후보자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까지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강 대변인은 “김명수 대법원장 임기 6년 동안 사법부가 정치화와 코드화로 인해 정권의 방패로 전락한다면 헌법상 삼권 분립이 완전히 무너지고 정상적인 국가 기능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사법부를 앞세운 제2의 문화대혁명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의 사법부의 좌편향 코드화를 철저히 감시하고 문재인 정부의 오만과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하 바른정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내어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의 국회가결은 사법부의 정치적 편향을 국회가 방조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사법부마저 정치화의 길로 접어든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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