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파괴’ 발언,
‘깡패 두목처럼 들린 연설’
참여연대 "위험천만한 발언...북한 핵무장 강화 빌미만 제공"
    2017년 09월 20일 05: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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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시민사회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완전 파괴” 발언에 대해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미국은 준비돼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지만 이러한 것들이 필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의 임계점을 넘을 경우 군사옵션을 가동해 전면 보복에 나설 것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북한은 비핵화가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미래임을 이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은 자국민 수백만 명의 아사와 감금, 고문, 살해와 탄압에 책임이 있다”면서 “우리는 그 정권이 무고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학대한 나머지 귀국한 지 며칠 만에 죽는 것을 목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어떤 나라들이 북한 정권과 무역을 한다면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핵 위협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에 무기를 공급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로켓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면서 북핵과 미사일의 도발 가속화를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가미카제식’ 자살 공격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북한의 비핵화만이 미래를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해법도 내놓지 못한 채 위기만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0일 국회 브리핑에서 “발언 수위는 높아졌지만, 유감스럽게도 위기를 타개할 구체적인 해법은 없었다”면서 “특히 북한 정권 뿐 아니라, 그곳에 사는 주민들까지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은 외교적 책임이 실종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발언이 북한의 또 다른 반발을 불러오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직후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 도발을 거듭한 바 있다.

추 대변인은 “이런 상황에도 위기를 부추기는 발언만 쏟아지는 것이 유감스러울 따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적 국면을 고려해, 독단적이고 책임지지 못할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한반도 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철저히 무시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한반도 주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천만한 발언은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도 마찬가지로 “이번 발언이 북한의 핵 포기를 끌어내기는커녕 다만 북한의 핵무장 강화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 단체는 “북한을 파괴하기 위한 단 한 번의 군사적 공격도 남한의 막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최근 북한과 전쟁 시 80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미 싱크탱크의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전히 군사 옵션을 고려하며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한반도 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국제사회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대통령이 2천500만 인구의 한 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겠다고 위협했다”며 “‘화염과 분노’가 북한의 지도층을 겨냥한 것이었다면 ‘완전히 부셔버리겠다’는 북한 주민 2천500만명을 포함해 북한 전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WP>는 또 다른 기사에서 “미국 대통령의 말이 정치인이라기보다는 깡패 두목(a mob boss)처럼 들린 연설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역사상 어떤 미국 대통령도 상대국에 이처럼 갈등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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