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일화 승복하나 지지는 못하겠다?
    통합진보당 거제 '반칙' 물의…야권 단일후보의 이면들
        2012년 04월 29일 05: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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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에서 유일하게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3당이 단일화를 이룬 지역으로, 단일후보로 확정된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거제에서 통합진보당이 김 후보 지지 선언을 하지 않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민주통합당 낙선 후보는 선거 지원 적극

    거제 지역은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 여권 성향의 무소속 김한표 후보, 진보신당 김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치열한 3파전을 치르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야 3당 후보들도 경선 결과에 승복하였지만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에서는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이는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의 위원장과 경남도의원 등 주요 인사들이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인사들이 거제 경철서장 출신인 무소속 김한표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민주통합당의 장운 후보는 김한주 후보 선거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2주 전에 열린 운영위와 지난 3일 열린 운영위에서도 내부 격론을 반복하면서 지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 통합진보당의 이 같은 입장 때문에 예비 경선에서 낙선한 통합진보당 이세종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 선거 지원에 전혀 결합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 소식통에 따르면 이길종 통합진보당 경남도의원과 국민참여당 출신 통합진보당 거제시 공동위원장인 정호준 위원장이 김 후보 지지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반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합진보당 거제시위원회의 운영위원은 12명으로 구 민주노동당계와 국민참여당계가 6명씩 참여하고 있다. 이중 국민참여당계의 정호준 위원장은 김한주 지지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민주노동당계의 김경진 위원장은 지지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하는 입장이다.

    시민사회 “통합진보당 행동 부당하다”

    하지만 국민참여당계의 5명 운영위원은 김한주 지지 결정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고, 민주노동당계 5명 운영위원은 김경진 위원장과는 반대로 김한주 지지 결정을 반대하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운영위원들이 정확하게 반반으로 나뉘어진 상태다. 통합진보당 운영위는 이에 따라 개별적 차원의 지지는 인정하는 것으로 결정했으나, 이는 사실상 당 차원의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대해 거제개혁시민연대와 거제유권자모임은 통합진보당의 이 같은 행태가 “적절하지도 정당하지도 않다.”면서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거제유권자모임은 이 지역의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조직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야3당의 단일 후보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단체다.

    두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류금열 대표는 “이길종 경남도 의원은 경남 창원의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와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의 단일화가 안 되고 있다는 점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거제시장으로 출마한 이후 김한주 후보가 거제지역 신문에 기고한 칼럼 내용 등을 이유로 김한주 후보를 지지할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것은 단일화 경선 전에 제기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류 공동대표는 또 “김한주 후보는 거제 후보이지 창원 후보가 아니다. 그것을 연동시키는 것은 적절하지도 정당하지도 않다.”며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세 당의 후보들도 승복하고 지역시민단체도 인정한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를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묻지마 단일화, 진보 가치 실종

    이번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영호남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적 수준에서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켰으며, ‘야권 단일후보’라는 점을 대국민 득표 전략의 핵심 포인트로 잡고 있다. 하지만 단일후보의 성적표가 어떻게 나올지가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거제 지역 외에도 단일화 과정에서 터져나온 반발로 인한 부작용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어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표적인 지역이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문자 조작 사건이 드러난 관악을로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이 단일화 경선 결과에 불복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경기 하남 지역은 통합진보당 구경서 후보는 경선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또 통합진보당에 배정된 경기도 파주을에서 민주통합당 출신의 박정 후보가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와 함께 단일화가 후보의 득표력과 경쟁력을 올리는 ‘마법의 카드’처럼 인식되면서 후보단일화에 올인하는 과정에서 진보진영의 가치와 정책, 기준이 실종되는 모습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 진주을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사무총장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된 지방공동정부의 상징으로 알려지면서 경남 부지사를 지냈던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가 무소속 강갑중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했다.

    경선 결과는 승리할 수도, 패배할 수도 있다. 문제는 강갑중 후보가 새누리당의 예비후보로 등록해 활동을 해오다가 공천을 못받아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한나라당 소속 경남도의원과 중앙위원을 지낸 사실상 범 새누리당 후보였다.

    진보진영의 대표적인 인사가 선거 승리를 위해서 범 새누리당 성향의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치렀고, 그 결과 패배한 것이다. 승패를 떠나 ‘묻지마 단일화’를 위해 가치와 정책과 기준이 실종되어버린 단일화 경선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파주, 민주통합당 인사 무소속 지지

    또 경기 파주을 지역에서는 민주통합당 소속인 유병석 파주시의회 의장과 박찬일, 이근삼, 한기황 시의원들이 3월 31일과 4월 2일 두차례에 걸쳐 시민들에게 양당의 단일후보인 통합진보당 김영대 후보가 아니라 무소속 박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문자를 대량으로 발송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아름답다고 자찬하는 연대의 ‘흉물스런’ 이면이다.

    관악을 사건이 전국의 주요 이슈가 되고, 이정희 대표의 부적절한 문자 조작 사건과 김희철 의원의 경선 불복이 정치적 쟁점으로 부각됐으나, 현재 경남 거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이 못지 않게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악을의 김희철 의원은 개인적 불복이었고, 민주통합당은 공식적으로 이상규 통합진보당 후보를 양당의 단일 후보로 인정했지만, 단일화 경선을 정상적으로 치렀고, 후보들은 그 결과에 대해 다 승복했음에도 통합진보당 거제시당이라는 조직적 차원에서 지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거제지역의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5일 오전 11시 거제시청 중회의실에서 통합진보당의 권영길 국회의원, 경남의 힘 김영만 상임의장, 민주노총 정용건 부위원장, 대우조선노동조합 성만호 위원장과 거제유권자모임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야3당 단일후보인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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