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그 섬이 들려준 평화 이야기』 외
        2017년 09월 16일 03: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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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섬이 들려준 평화 이야기> – 작은 섬 월미도가 겪은 큰 전쟁들

    강변구 (지은이) | 서해문집

    인천 앞바다에 떠 있는 조약돌 같은 섬, 월미도. 지금은 육지와 연결되어 섬이 아니지만 이름은 그 옛날 섬일 적 그대로인 월미도는, 밤이 되면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장식한 식당가와 놀이공원이 거대한 불빛을 뿜으며 불야성을 연출하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이 작고 반짝거리는 섬에 전쟁의 상흔이, 끝나지 않은 비극이 여전히 아우성치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마치 ‘군함도’가 일본 근대문화유산의 자랑이 되는 동안 조선인 강제징용의 서글픈 역사가 감춰진 것처럼. 월미도는 지난 150여 년 동안 무수히 많은 전쟁을 온몸으로 겪은 섬이다. 병인양요부터 인천상륙작전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변곡점이 된 전쟁은 단 한 번도 월미도를 비켜가지 않았다.

    이 책은 전쟁의 섬 월미도에 여전히 울려 퍼지는 ‘평화의 목소리’를 담고자 기획되었다. 왜 월미도가 그토록 많은 전쟁을 겪어야 했는지 역사적.지정학적 배경에서부터 시작해 1950년 9월 10일, 인천상륙작전의 사전작전으로 개시된 미군의 월미도 마을 폭격 그리고 이 폭격이 앗아간 삶터를 직접 취재.답사하고, 길고 긴 시간 모두의 무관심 속에서 고통스러운 기억을 붙잡고 살아온 마을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으로 남겼다. 전쟁을 온전하게, 승리와 죽음을 다 같이 기억하는 것이야말로 전쟁 없는 평화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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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무례와 오지랖을 뒤로하고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화사 외 42인 (지은이) | 한국여성민우회 (엮은이) | 궁리

    긴 시간 동안 여성주의 활동가로 살아온 이부터 이제 막 페미니즘에 발을 들여놓은 이까지 각자의 공간, 각자의 위치에서 페미니즘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이들(여성과 남성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다.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 간 한국여성민우회의 소식지 《함께가는 여성》과 홈페이지에 실렸던 페미니스트들의 글을 선별하고 보완하여 엮었다.

    제모, 패션, 건강 등 몸과 관련된 이야기, 함께 혹은 홀로 사는 삶에 관한 이야기, 결혼과 육아에 대한 고민, 그리고 직장, 교회, 장례식 등에서 겪었던 다툼과 갈등 등 페미니스트라면 한 번쯤 직면했을 경험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읽기 좋게 쓰인 짧은 에세이들이지만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일상의 이야기 곳곳에서 페미니즘의 주요 이론적 성찰들이 쉴 새 없이 교차하며 우리에게 많은 생각의 거리들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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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 – 김치녀에서 맘충까지 일상이 돼버린 여성 차별과 혐오를 고발한다

    서민 (지은이) | 다시봄

    기생충 박사로 유명한 서민교수가 여성 차별과 혐오에 대한 문제를 말한다. 최근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보여주며, 여혐을 일삼는 남성들의 주장이 왜 잘못됐는지를 알려준다.

    ‘된장녀’, ‘김치녀’, ‘맘충’ 등 여성혐오를 표현한 단어들은 이미 널리 쓰이고 있으며, 남성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글에 동조하거나 그들의 행태에 침묵하는 이들은 많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가 대학을 나와도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현실이 남성들로 하여금 분풀이할 대상을 찾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만만한 약자, 즉 여성이 분풀이 대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유리천장과 독박육아처럼 불평등한 여성의 삶이 존재한다. 혐오와 차별을 없애달라는 여성들에게 ‘여자도 군대 가라’며 역차별 운운하는 남성들의 주장이 억지에 불과함을 역설하며 남성들의 각성 또한 필요함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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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모크라티아> – 정치를 발명한 그리스에 묻다

    유재원 (지은이) | 한겨레출판

    대통령 탄핵, 개헌 등의 정국에서 민주공화국의 기본을 생각하는 시점에 맞춰, 아테네 민주정의 탄생 이야기에 주목하여 참된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긴다. 인류 최초로 민주주의 정치를 만드는 등 인간 중심의 사회를 만들어 간 고대 그리스인의 고민과 생각, 갈등 등을 현장 답사를 통해 풀어낸다. demos+cratia라는 어원에 비춰보면 이는 '민주주의'라는 번역보다는 '민중의 지배', '민중정치'가 더 적절함을 지적하며, 권력의 주체가 귀족과 참주에서 민중으로 이동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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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강의 철학 입문> – 최강의 진리를 향한 철학 격투

    야무차 (지은이) | 한태준 (옮긴이) | 동녘

    최고의 진리를 추구하는 사상 최강의 철학자들의 뜨거운 투쟁.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니체… 철학자 31명이 펼치는 사상 최강”의 철학 입문서! 진리, 국가, 신, 존재라는 철학의 영원한 테마에 관해 철학자들이 뜨겁고 격렬한 논쟁을 벌인다. 철학에 처음 관심을 두기 시작한 사람부터 지금까지 철학을 읽다가 좌절한 사람들까지, 모두를 빠져들게 하는 철학 입문의 결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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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의 종말> – 불확실성의 시대, 일의 미래를 준비하라

    테일러 피어슨 (지은이) | 방영호 (옮긴이) | 부키

    아직도 사람들은 지식을 늘리는 일에 투자하고 학위를 비롯한 갖가지 자격 조건을 얻기 위해 애쓰지만, 자격에 뒤따르는 보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직업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저자는 직업 경력을 계획하는 대신 자신만의 능력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가치 있는 기회를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말한다. 앙트레프레너십, 즉 창업가정신을 구현하라는 것이다. 비록 지금은 어느 기업의 고용인이라 하더라도 장차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로 한 걸음 한 걸음 준비해 나가는 사람은 창업가정신을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에너지를 그저 직장을 다니며 점차 승진하고 연봉이 오르기를 기대하는 데 투여하지 말고, 창업 시스템 개발을 위한 노하우와 인맥을 얻고 발전시키는 데 쓸 필요가 있다. 결국 일의 미래는 스스로 써 나가야 한다. 존재하지도 않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헤매느냐, 자기 자신만의 비즈니스를 구축해 나가느냐에 따라 10년 후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 그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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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 – 여덟 가지 테마로 읽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앙투안 콩파뇽 | 장 이브 타디에 | 제롬 프리외르 외(지은이) | 길혜연 (옮긴이) | 책세상

    1913년 제1권이 출간된 이래 소설 장르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세계문학 지평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무의지적 기억’과 ‘의식의 흐름’에 따라 돌발적으로 촉발되는 이미지, 생각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인간 내면의 심리를 집요하게 탐사해나간 이 소설은 현대문학이 나아갈 새로운 길을 제시한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총 7권이라는 방대한 분량, 술술 읽어 내려가기 힘든 길고 긴 문장으로 정평이 난 이 소설에 도전해, 저자 마르셀 프루스트가 전하는 메시지에 온전히 귀 기울이는 독자는 여전히 드물다. “불행한 일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려면 중병이 들거나 한쪽 다리가 부러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소개의 글’에도 인용된, 프루스트의 동생 로베르가 한 이 말이 틀리지 않은 것이다.

    난해한 소설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읽기를 주저해온 독자들에게 <프루스트와 함께하는 여름>은 이 소설을 총체적으로, 다각적으로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프랑스에서 내로라하는 프루스트 전문가 여덟 명과 함께 이 대작 소설의 기반을 이루는 주된 테마들을 살펴보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들을 탐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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