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무,
독립·공정·정의로운 재판의 방패막이”
'대중교통 이용했다고 경험부족' 자유한국당 생트집
    2017년 09월 12일 02: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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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가 12일 인사청문회에서 ‘사법부의 독립’,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 실천’, ‘전관예우 근절’ 등 대법원장으로서 사법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밝혔다. 한편 보수야당은 경력부족·정치편향성 등 자질 문제를 집중 거론했고, 여당은 ‘코드인사’라는 보수야당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며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김명수 후보자는 이날 오전 국회에 열린 인사청문특위의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은 약자에게 편안하고 강자에게 준엄한 사법부를 원한다. 전관예우에 대한 아무런 의심이 없이 공정한 재판을 받기를 희망한다.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의연한 사법부에 자신의 삶을 의지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저는 법관이 외부의 어떠한 세력이나 영향으로부터도 독립하여 공정하고 정의로운 재판을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 대법원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행정이 재판 지원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사법행정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특히 “사법 불신을 조장하는 전관예우의 원천적 근절과 공정한 재판에 대한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관예우가 없다거나 사법 불신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기수 낮아 경력 없다”… 민주당 “낡은 단어”,
김명수 “이 시대가 그런 경력, 권위 요구하는지 의문”

자유한국당은 낮은 기수,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이력과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단체 소속 등을 경력·경륜 부족, 정치 편향성이라고 주장하며 공격하고 나섰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 판결을 보면 국민 정서와 배치되는 진보적인 판결을 여러 번 했다”며 “대법원장으로서 법관의 독립을 절대로 유지하지 못할 것이며 법원의 새로운 사법 숙청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장제원 같은 당 의원도 “춘천경찰청장이 경찰총수가 되는 게 납득이 되나. 이런 것들은 쿠데타 이후에나 있을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사법행정 능력과 재판의 경험과 경륜을 봤을 때 대법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양승태 대법원장과 김 후보자의 프로필 비교하며 과거 직책에 있어서 양승태 대법원장보다 직책이 낮았다는 이유로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곽상도 의원 또한 “후보자의 경력만으로 대법원장 가기엔 옷이 너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이 낮은 기수와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이력 등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 “낡은 단어”라고 반박했고, 정치적 편상성 지적엔 “사상 검증”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담하다. 사법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여야 공히 인정하고 있는 이 시기에 낡은 단어 듣는다”며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는데, 이는 기수, 의전이라는 형식적인 권위에 기댄 강요된 신뢰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동민 의원은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에) 소속이라는 사실만으로 이념, 좌파, 코드라고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면 (인사청문회가) 사상 논쟁으로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 순간 제대로 된 논쟁은 날아간다”면서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따질 것이 근거 없는 사상검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 역시 두 모임의 정치적 편향성 주장에 대해 “두 모임 모두 학술단체일 뿐 정치적 편향 가진 단체 아니다”라며 “판사로서 편향성을 가지기보다 개개의 사건마다 보편타당한 원칙을 가지려고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부결시키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생트집
“관용차 안 타고 대중교통 이용…그게 바로 경험부족”

이날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은 김 후보자의 자격 논란을 유도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지명 후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이나 대통령이 직접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점까지 자격미달로 평가하는 ‘무리수’가 등장했다.

곽상도 의원은 “판사로서 어떤 사건을 다뤘는지 대법원장 임명 전 일간지 12개 매체에 후보자 이름으로 검색했더니 30여건의 기사밖에 나오지 않는다”면서 “대법원은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을 취급하게 되는데, 후보자처럼 경험과 경륜이 부족한 분이 대법원장으로 들어가면 초보운전자가 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우려하는 바는 알겠지만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법원장의 상이 그런 경력과 권위를 갖춰야하는 건지는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은 대법원장 임명 후 김 후보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화제가 된 것에 대해 “보여주기 식 쇼”라는 주장도 펼쳤다.

곽 의원은 “김 후보자는 경력으로 내세울 게 없으니 보여주기 위한 쇼 했다. 그 전엔 관용차 이용하다가 언론이 집중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춘천지방법원장으로서 일을 볼 때 사용하라고 준 관용차다. 양승태 대법원장 만나러 가는 것이 공무인지, 관용차를 이용해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라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설명하자, 곽 의원은 “그게 바로 경험 부족”이라며 “대통령의 명을 받아서 하는 일이 왜 공무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곽 의원은 더 나아가 “청와대에서도 후보자가 격이 안 맞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며 “김이수 헌재소장은 대통령이 직접 했는데, 대법원장 인사 발표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했다”고 말했다.

부결 위해 무리수 두던 곽상도,
면죄부 받은 유서대필 사건 수사 검사에 지목돼 ‘항의’
김명수 “과거 사법부의 잘못 죄송스러운 마음, 임명 후 검토할 것”

한편 과거 권위주의 정부 하에 사법부가 권력에 입맛에 맞게 내린 판결을 비판하던 중 곽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자유한국당이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이재정 의원은 “사법부는 오욕의 역사들이 있다. 권위주의 정부 시절에 정권 코드에 맞춰서 사법 살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법권력이 국민 권익을 침해해왔다”며 “일례로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 사건’에서 최근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오긴 했지만 당시 수사 검사들은 면죄부를 받았다”고 지적하며 당시 수사 검사들의 이름을 모두 열거했다.

그러던 중 곽상도 의원의 이름까지 호명됐고 자유한국당은 강하게 항의하자, 이 의원은 “관여했던 가해자들은 지금 국회의원까지 하고 있으나, 피해자는 투병 중이며 다시는 돌려받을 수 없는 힘든 삶을 보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과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해 “법원에 몸 담은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앞으로 책임을 맡게 되면 여러 가지 사정을 살펴보고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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