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진 인사청문회,
    야당도 여당도 비판 입장
    정의당 "결과 관계없이 문재인 정부 인사의 치명적 오점으로 남을 것”
        2017년 09월 11일 03:0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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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인사청문회에서 뉴라이트 역사관, 창조과학회 활동, 도덕성 논란 등을 모두 부인한 가운데,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도 박 후보자에 대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성진 후보자는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역사관 논란에 대해 검증에 나선 여야 위원들의 질의에 “전체 인생에서 한두 가지 흔적을 가지고 전체 역사관과 이념을 평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고 항변했다.

    역사관 논란은 이날 청문회의 핵심 검증대상이었다. 야당은 청문회 시작부터 자진사퇴를 거론했고, 여당에서도 박 후보자의 역사관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박 후보자는 지난 해명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청문회에서도 이같이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앞서 박 후보자는 한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 정부 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시절 독재에 대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 운동에 대해선 “진정한 신분 계층 제도의 타파”라고 평가했다. <영남일보> 기고 칼럼에선 저성장 원인을 “과도한 노동운동, 책임을 망각한 민주주의, 노력 이상의 과도한 복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촛불집회가 열렸던 지난해 11월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뉴라이트 대부 격인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2014년엔 극우성향 논객인 변희재 씨를 포항공대 세미나 강연자로 섭외한 정황이 확인된 바 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여당을 참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오늘 인사청문회에 나오면서 차라리 질문을 하지 말까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당 김경수 의원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무직이다. 정책 실무자로서의 능력은 대부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역사관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역사적으로 어떤 시기에 들어섰고, 국민들 이 정부한테 무엇을 요구하는지 장관이 분명이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어떻게 촛불정국으로 태어난 문재인 정부에서 이런 역사관을 가진 사람이 나오게 됐나”라며 “후보자도 잘못됐지만 청와대가 더 잘못됐다. 촛불정국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후보자를 초대 중기부 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도 의심 받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자는 이영훈 전 교수와 변희재 씨 초청 논란과 관련해 “이 전 교수는 (촛불집회 전인) 8월 초청을 완료했고, 10월에 국정농단 사태 후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이 듣지 않는 것으로 했지만 저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초청을 진행한 것”이라며, 변씨 초청 의혹에 대해선 “(포항공대) 기술창업교육센터 선배 교수가 초청 아이디어를 내고 저는 센터에 이러한 선배 교수의 의견을 전달하는 역할만 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에 대한 질문엔 “(뉴라이트에 대해선) 하나도 잘 아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이 건국절 논란 등에 대해 다룬 박 후보자의 영남일보 칼럼과 연구보고서를 거론하며 “후보가 여러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하는 내용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고 교수로서 본인이 쓴 글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책하자, 박 후보자는 “건국절과 정부 수립 논란은 정말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에 손 의원이 “다 몰랐다면서 어떻게 (뉴라이트) 역사관에 맞춰서 어떻게 글을 쓰나. 이제 와서 ‘모르는 일이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만 하면 그걸 누가 수긍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손 의원은 촛불집회나 태극기집회에 참여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는 박 후보자의 대답에 “대한민국이 굉장히 힘들었던 그 시기에도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니 어떻게 그런 사람이 장관이 돼서 소상공인과 중소상인의 아픔을 대변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지구의 나이는 6000년….신앙적으로 믿는다?

    한편 창조과학과 관련한 검증에서도 박 후보자는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지구의 나이를 몇 살이라 보는가”라는 김병관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지구 나이는 신앙적인 나이와 과학적인 나이가 다르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으로서 창조과학이 아닌 창조론을 믿고 있다. 창조과학은 그 분들의 생각이고 그 논의에 대해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창조과학, 창조신앙을 믿는 입장, 교회에서는 지구의 나이를 6000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였으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직을 사임했다.

    “창조과학이 지구의 나이를 6000년이라 말하는 것에 동의하는가”라는 김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 박 후보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지구의 나이를) 신앙적으로 믿고 있다”는 모순적 답변을 내놨다.

    한편 박 후보자는 역사관 문제와 별개로 도덕성 논란에 대해선 부동산 다운계약서 의혹만 “인정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청와대 인사 검증 때 처음 다운계약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도 박사학위 논문 중복 게재 의혹 등에 대해선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정의당은 역사관과 도덕성의 도마에 오른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개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혜선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인사청문회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박 후보자에 대한 인선은 문재인 정부 인사의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이런 꼴을 보자고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이 정부를 탄생시킨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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