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야밤에 사드 배치 강행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배반했다"
    정의당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정책과 뭐가 다른가"
        2017년 09월 07일 11:26 오전

    Print Friendly

    정부가 7일 새벽 사드 잔여 발사대 4기 추가 배치를 강행하면서 지역 주민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에 사드배치 진상규명, 국회공론화, 전략환경영향평가 3가지 절차를 준수하고 사드 배치에 대해 재논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드 배치 강행으로 사실상 정부가 이 약속들을 모두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경찰병력 8000여명은 이날 오전 12시부터 사드 발사대를 막기 위해 농성을 하던 주민 등 400여명에 대한 해산작전에 돌입했다. 경찰과 주민 간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고, 일부 농성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되고 수 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소성리 상황실)

    전국 6개 사드반대 단체로 구성된 ‘소성리 종합상황실’은 이날 오전 10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의 염원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배반했다”며 “사드 강행 배치는 더 이상 박근혜 정권이 아닌 문재인 정부의 적폐임을 분명히 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사드 배치 반대를 위해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던 민주당 의원 단 한 명은 보이지 않았고, 셀 수도 없는 경찰들만 소성리를 뒤덮었다”면서 “8천 명이 넘는 공권력을 한밤중에 동원하여 사드 배치를 강행한 오늘은 문재인 정부의 폭거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임시적 조치일 뿐 최종배치 아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드 배치가 ‘임시배치’일 뿐 최종배치 과정에선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내고 “이번 사드 배치는 한미동맹과 한반도 긴장고조에 따른 ‘임시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는 미군 측에 공여하기로 한 전체 부지에 대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철저하게 한 뒤 그 결과를 반영해 최종 배치를 결정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일은 이번 조치와 별도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번 배치 돼 가동이 가능하게 된 사드를 다시 철수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얘기하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 과정이 결국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라는 비판은 불가피하다.

    야당들도 사드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 정의당은 사드의 효용성 문제와 함께, 사드가 “경제·외교적 자해행위”라며 사드 배치 무기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한미 안보관계자 사이에 ‘밀실외교’로 사드 배치가 강행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반면 바른정당 등 보수야당들은 사드 포대 2개를 추가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고 있다.

    노회찬 “미국 겨냥한 북핵, 사드 배치로 억제 못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지금 북한은 미국까지 갈 수 있는 핵미사일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가 성주에 배치된 사드가 미국까지 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격추시키는 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고조되고 있는 긴장과는 사드는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거듭 “북한은 미국 본토를 향한 공군력을 현실화함으로써 미국과의 협상력을 갖겠다는 것”이라며 “사드를 몇 대 더 배치한대서 북한이 실험을 덜 한다거나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가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실험을 억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사드 기습 배치한 문재인 정부 강력 비판
    “공약 파기 우습게 아는 건 박근혜 전 대통령 하나로 족하다”
    “사드 배치는 외교·경제적 자해행위…무기한 연기해야”

    정의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출범 초기에 공언한 대로 사드 배치 진상규명, 국회 공론화,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우선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위회의에서 “박근혜 시대의 사드는 절대악이고, 문재인 시대의 사드는 악이 아닌가. 절차도 효용성도 입증되지 않았다며 사드 배치를 반대했던 대선후보 시절의 약속은 어디로 갔나”라고 반문했다. 최종배치가 아닌 임시배치라는 정부여당의 주장에 대해도 “말장난”이라며 “공약 파기를 우습게 여기는 건 박근혜 대통령 하나로 족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는 외교적, 경제적 자해행위”라며 “무기한 연기돼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 대표는 “사드가 확정되면 한중 관계는 수교 이전으로 후퇴될 것이며, 중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동기를 상실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중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를 위한 노력에 완전히 손을 떼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핵 문제 해결에 키를 쥐고 있는 중국이 반발하면서, 이번 사드 배치가 북핵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이전 박근혜 정부와 한반도 정책이 과연 무엇이 다른지 묻고 있다. 강대강 대결로 상황을 악화하는 방식만 남게 된다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안보관계자들을 상대로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은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밀실외교로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사드가 대한민국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고 대한민국이 사드 보호를 위해 총동원됐다”며 “왜 임시배치를 강행하는지 그 이유도 투명하게 밝혀야한다. 지난 6월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과 맥마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 간의 사드 배치 강행을 위한 밀실외교가 시작되었다는 의혹이 짙다. 한미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진상부터 밝혀야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바른정당 일제히 “사드 포대 추가 배치해야”

    보수야당에선 사드 2~3포대 추가 배치를 주장하고 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7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우리가 북한이 ‘핵 보유국’임을 인정할 순 없지만 사실상 핵 무장국이 된 것 아닌가”라며 “우리도 방어할 수 있는 다층적인 미사일 체계가 있어야 한다. 이번에 한 개 포대뿐만 아니라 두 개 포대는 더 가져와서 대한민국 전역이 북한의 미사일 방어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술핵재배치, 원자력 추진 잠수함, 미국의 전략적 자산 상시배치 등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신속한 협의에 나설 것을 주문한다”며 “필요하다면 한·미 군당국이 사드 한 개 포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추가 한 개 포대 배치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