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노동 허용
'근기법 59조' 폐기 청원
공공노동자 5959명 입법청원 제출
    2017년 09월 06일 04: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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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대형버스 참사가 끊이지 않고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는 6일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근로기준법 59조의 완전 폐기를 위한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제한 연장근무제도는 축소가 아니라 폐기가 답”이라며 근로기준법 59조의 폐기를 요구하는 5,959명의 서명이 담긴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새 정부와 국회 안팎으로 요란한 안전대책, 입법논의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또 다시 버스참사가 벌어졌다”며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이 버스노동자의 장시간운행과 누적된 피로에 의한 졸음운전이라는 사실을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체면치레에 급급한 정부와 국회의 놀음에 국민이 죽어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질타했다.

근로기준법 59조의 노동시간 특례조항은 사용자가 노동자 대표와 합의 하에 주 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루 8시간 근무를 법으로 정하는 근로기준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법을 초월하는 이 조항을 운수업, 물품 판매 및 보관업, 금융보험업, 영화 제작 및 흥행업, 통신업, 교육연구 및 조사 사업, 광고업, 의료 및 위생 사업, 접객업, 소각 및 청소업, 이용업 등의 노동자들이 적용받고 있다.

1961년에 제정된 이 조항은 특수한 경우로 한정됐으나, ‘특례’라는 단어가 규제완화를 거치면서 그 업종도 대폭 확대됐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국 사업체의 60.6%, 전체 종사자의 42.8%가 특례적용 대상이다. 특히 이 조항은 1961년에 정해진 뒤에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정병욱 민변노동위원회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특례조항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대한민국 노동자의 40%가 이 법을 적용받고 있는 현실에서 특례라는 말은 무의미한 상황”이라면서 “국제노동기구(ILO)는 100년 전에 노동시간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한국사회는 국제사회에서 상식으로 통하는 것마저 100년이나 뒤쳐졌음을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대형버스 졸음운전 사고나 집배노동자 과로사는 살인적인 노동을 강제하는 노동시간 특례조항으로 인한 예정된 참사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올 5월 10일부터 20일까지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협의회 산하 전국 44개 사업장에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민간 시외버스를 운전하는 노동자가 하루 최대 17시간 8분의 장시간 노동을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계는 일찍이 이 조항을 ‘완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달 1일 근로기준법 59조의 노동시간 특례조항에서 노선버스 노동자만을 제외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대형버스 사고가 잇따라 이어지면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자 버스 노동자만 이 조항에서 제외하겠다는 부실 처방을 내놓은 셈이다. 이마저도 시행 시기에 대한 이견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국회는 버스노동자의 처지와 별반 다를 게 없는 택시나 화물차량(택배) 등 육상운수 전반을 연장근무 특례로 남겨두겠다 한다. 병원과 사회복지시설과 같이 사람을 돌보는 업무도, 영화방송산업과 항공기조업, 전기통신업과 같은 초장시간 노동이 현저한 사업장도 그대로 특례로 방치하는 안을 합의했다”며 “국회는 사명감도, 위기감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를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반영해, 하반기 국회에서 무제한 연장근무제도는 다시 논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여야 합의 불발에도 상황을 방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노동시간을 1800시간까지 단축하겠다는 국정과제를 세운 문재인 정부가 교대제 적용만으로도 사실상 폐기가 가능한 연장근로 특례를 폐기가 아닌 축소로 가닥 잡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노동시간 단축은커녕 OECD국가 최장의 노동시간 불명예와 초장시간노동과 반복되는 과로사와 참사를 벗어나기가 어려워 보인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59조 폐기를 원하는 현장의 노동자와 시민의 목소리를 담아 오늘 국회에 입법청원을 진행한다”며 “여전히 불안한 시민과 노동자 안전 확보를 위해 지금 당장 근로기준법 59조를 폐기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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