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노조와 언론노조
“윤세영 회장, ‘보도지침’ 통해 박근혜 정권 도와”
    2017년 09월 05일 07:18 오후

Print Friendly

윤세영 SBS 회장이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지 말라”는 보도지침을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전국언론노조 SBS노조는 노보에서 “윤세영 회장은 보도본부 부장 이상 보직자 전원을 소집한 오찬 자리 등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지 말라’는 취지의 보도지침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질 때까지 거듭 지시했다”며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해 4월 4일 보도본부 부장단 오찬 자리에서도 ”대통령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를 좀 도와줘야 한다”며 “나는 이런 말을 해도 된다”고 했다. 또 같은 해 9월에도 보도본부 일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윤 회장은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

SBS노조는 지난해 10월 보도본부에 내린 ‘보도지침’ 문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권을 도우라”는 윤 회장의 지시가 사실상 이 문서에 포함돼있다는 것이 SBS본부의 주장이다.

‘SBS 뉴스 혁신’이라는 제목의 이 문서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며, 심각한 안보환경을 직시하고 여론을 선도한다’, ‘모든 부서에서 협찬과 정부 광고 유치에 적극 나서라’ 등의 내용이 포함돼있다.

SBS노조는 “사실상 박근혜 정권의 국정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내용”이라며 ”광고영업 지시까지 포함한 것은 기자들에게 기업과 정부를 상대로 광고를 따오라는 어처구니없는 지시”라고 비판했다.

SBS노조는 윤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직후부터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보도가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태블릿 PC보도가 나온 2016년 10월 24일까지 8뉴스 보도를 전수 조사한 결과, 662일간 총 532건의 박근혜-청와대 관련 보도가 쏟아졌다. SBS노조는 “청와대 관련 비판은 실종됐고 단순동정 보도와 일방적인 박근혜 입장 전달로 점철됐다”고 지적했다.

최순실의 태블릿 PC가 폭로됐던 지난해 10월에도 SBS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헌 제안을 집중보도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개헌 제안은 국정농단의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SBS노조는 “윤 회장은 조직을 혁신하겠다며 단행한 지난해 8월 인사를 통해 자신의 비서실장을 보도본부장에 임명, 당시 임명된 보도본부장 등 지도부는 노동조합과 구성원들의 ‘최순실 특별취재팀 구성’ 요구를 지속적으로 묵살했다”며 “‘박근혜 정권을 도우라’는 대주주의 보도지침을 이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윤 회장은 세월호 참사, 한일 위안부 합의, 개성공단 폐쇄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던 당시에도 축소·편향 보도를 지시했다. SBS노조는 “최근 노동조합은 지난 2015년 12월 28일 위안부 합의 타결 당시 8뉴스 보도가 윤 회장의 직접 지시로 노골적인 박근혜 정부 띄워주기로 일관했다는 복수의 결정적 증언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당시 이와 같은 편파 보도에 대해 일부 구성원들이 정치부장에게 항의했으나, 정치부장은 해설성 리포트 제작 등 당일 위안부 합의 보도 방향에 대해 “윤 회장이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로 ‘합의가 잘 된 것 아니냐’며 보도 방향을 지시”하고 이에 따라 “보도국장이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해설성 리포트 제작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털어놨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SBS는 2015년 12월 28일 8뉴스에 총 9꼭지의 관련 보도를 배치했는데, 첫 보도는 ‘위안부 타결..한일관계 새 돌파구 열었다’로, 9번째 보도의 제목은 ‘새 출발하는 한일.. 더 큰 미래 열자’로 정하고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노골적으로 옹호했다.

SBS노조는 “윤 회장의 보도지침으로 인해 결정적인 순간 SBS의 공적 책임과 공공성은 완전히 무너졌다”며 “국정농단 세력이 직접 장악한 KBS, MBC보다 편향된 뉴스로 시청자를 기만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언론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윤세영 회장의 발언은 민영방송의 대주주로서 청산되어야 할 언론적폐의 본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며 “공영방송뿐 아니라 민영방송에서의 언론 개혁 필요성이 명확히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KBS, MBC 총파업은 민영방송을 포함하여 신문, 출판, 인쇄를 비롯한 모든 언론 영역과 미디어 전체에 그간 쌓여왔던 언론적폐를 청산하는 투쟁”이라며 “SBS의 윤 회장은 언론노조의 이러한 경고와 규탄을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와 방송통신위원회에도 윤 회장의 ‘보도지침’과 같은 적폐 사례가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2009년 미디어악법의 통과 과정에서 완화시킨 민영방송 대주주의 지분율을 낮추는 문제와 최대주주의 경영·편성 개입을 방지할 감시 감독 방안 마련, 제도적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