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KBS 본부 총파업,
    공영방송 정상화 위한 첫걸음”
    2102년 이후 5년 만에 양대 공영방송사 동시 총파업
        2017년 09월 04일 06: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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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공영방송 MBC를 되찾겠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앞에서 ‘총파업 합동 출정식’을 가졌다. 출정식엔 언론노조 MBC본부 서울지부를 포함해 지역 MBC 18개 지부의 1,500여명의 조합원이 참석했다. 총파업엔 2,000여명 조합원 모두가 참여한다.

    이날 MBC본부 합동 총파업 출정식을 위해 사옥 앞에 모인 조합원들의 손엔 “품격 없는 사장선임 지역MBC 병든다”, “자격미달 낙하산 사장 이제 NO”, “김장겸은 깜방으로 고영주는 옆방으로” 등의 손피켓이 들려 있었다. 출정식의 시작을 알리자 수천명의 조합원들은 박수와 함성을 보내며,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을 이어갔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이번 MBC 본부와 KBS 본부의 총파업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우리는 정권의 선물이 아닌, 우리의 힘으로 방송을 정상화하고 언론개혁을 완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요구는 ‘법대로 하자’는 5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노동자들의 법과 대통령의 법과 김장겸의 법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우리에게 한 그대로, 그들에게 똑같이 법을 집행하라”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도 적폐세력의 눈치를 보며 머뭇대지 말고 방송법, 방통위법, 방송문화진흥법이 정한 방통위 권한 행사에 망설임 없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정엽 MBC본부 수석본부장은 “군부독재 시절부터 이명박 정권 시절까지 우리는 방송 장악에 맞서 싸웠다. 이번이 세 번째 싸움이다. 이번엔 김장겸을 몰아내는 데에 그치지 말고 치욕적인 역사를 되풀이 않도록 끝장 투쟁을 하자”고 말했다.

    도 수석본부장은 “우리를 지켜주고 응원했던 시청자들과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일은 딱 하나밖에 없다. 권력을 감시하고 자기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진정한 공영방송 MBC를 되찾는 것”이라며 “MBC 조합원 모두가 똘똘 뭉쳐서 반드시 공영방송 MBC를 되찾자”고 말했다.

    또 “전국 18개 지역본부에도 김장겸이 보낸 끄나풀들이 기자들을 앵벌이로 전락시켰다”면서 “김장겸 퇴진 투쟁과 함께 낙하산 퇴진 투쟁에 앞장서야 달라. 그래야만 완전히 새로운 MBC를 만들 수 있다”고 조합원들에게 당부했다.

    각 방송사와 신문사 노조 지부장들과 정의당 윤소하·추혜선 의원과 한창민 부대표, 윤종오 무소속 의원 등도 참석해 연대의 뜻을 전했다. 특히 이들은 공정방송을 위해 싸우다가 해고당한 6명의 해직기자들이 이번 총파업 승리를 통해 복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 출정식 모습(사진=곽노충)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 본부장은 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기자를 언급하며 “지금 이 순간까지도 어느 누구도 이용마 기자에게 사과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번 총파업은 방송을 바로잡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자하 하는 싸움”이라며 “저도 MBC, KBS, SBS 방송사를 떠나 자신의 사리사욕과 권력을 위해 방송을 갖다 바친 자들과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박성제 MBC 해직기자도 해직자 투쟁사를 통해 “MBC가 김장겸 몰아내고 승리하는 그 날이 이용마 기자를 완치하는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김장겸의 사망진단서를 손에 쥐게 되는 날, 우리 해직자 6명은 여러분들과 함께 5년 전 그 때처럼 정문으로 출근하겠다”고 했다.

    지난 1월 유투브에 ‘반성문’ 동영상을 올린 막내기자 3명 중 1명인 곽동건 조합원도 이날 출정식에 참석해 마이크를 잡았다. 곽동건 기자는 2013년 입사한 MBC의 마지막 신입기자다.

    곽 조합원은 “촛불집회 현장에 나가 끊임없이 욕을 먹어야 했다. 그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현장에서, 백남기 농민이 살수를 맞아 쓰러졌을 때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장의 참혹함과 함께MBC 보도 참사를 다시 걱정해야 했다”고 김장겸 사장 하에서 보도 탄압으로 인한 고충을 털어놓으면서도 “입사 4년차인데 오늘 처음으로 MBC 구성원 중 한 명이라는 것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곽 조합원은 회사가 노조의 파업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회사를 이 꼴로 만든 게 누군가. 신뢰와 영향력을 이렇게 추락시킨 사람이 누군가. 무능과 부패는 보지 못하고 남 탓만 하는 사람들이 경영을 계속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전파 사유화하고 자신의 사익추구한 기생충 같은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말은 박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편 KBS본부 1,500여명의 조합원도 MBC본부와 함께 이날 오전 0시를 기점으로 일손을 놨다. 양대 공영방송사가 동시 총파업에 돌입한 것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때 이후 5년 만이다. KBS본부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 앞에서 고대영 사장 출근 저지 피케팅을 시작으로 오전 11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 오후 3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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