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이정미 “적폐세력 ‘공범자’임을 자백”
    언론노조 KBS본부와 MBS본부, 전면 파업 돌입
        2017년 09월 04일 11: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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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비밀리에 만나 공영방송 노조 파업 등을 논의한 후,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안보 관련 상임위를 제외한 모든 국회 일정을 거부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KBS본부 양대 공영방송 노조는 예정대로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당 “자유한국당, 언론장악·민주주의 퇴행 입에 올릴 자격도 없어”
    “보수 지지층 결집해 지지율 회복 기회 잡으려는 것”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내 언론공정성실현모임 대표인 김성수 의원은 4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정 원내대표와 고 이사장의 회동, 김장겸 사장의 체포영장에 대한 반발 등에 대해 “정권의 방송 장악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바닥을 헤매고 있는 자신들의 지지율을 회복할 반전의 기회를 잡아보겠다는 것인데, 결코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시도하는 방송 장악이라는 프레임이 최소한의 설득력도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자유한국당은 부당노동행위 정도의 이유로 MBC 현직 사장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 자체가 검찰권 남용이고 방송 장악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북한이 6차 핵실험 중에도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현직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했다. 안보 위기 극단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 장악, 전 정권 보복 같은 국내 정치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MBC는 부당노동행위 때문에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지금 받고 있고, 그에 따른 조사 필요성에 따라서 4차례나 출석 요구를 했는데 이유 없이 불응했다”며 “(방송사 사장이라도) 법 집행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KBS 정연주 전 사장의 경우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시에) ‘소환장을 두 번, 세 번 발부했으면 그 다음에 들어가는 절차는 법에 따라서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거다’라면서 검찰에 체포영장 발부를 오히려 독촉하고, ‘법원이 적법한 영장을 받아서 집행하는 것을 언론탄압이라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얘기했다”고 홍준표 대표를 비롯한 자유한국당이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 또한 “방송 장악, 공영방송 파괴라는 것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새누리당 즉, 지금 자유한국당 자신들이 전문적으로 해 온 짓”이라며 “자유한국당은 방송 장악, 민주주의 퇴행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자격조차 없다”고 질타했다.

    아래 왼쪽이 김장겸 사장, 오른쪽이 고영주 이사장

    김장겸, ‘내가 무너지면 자유한국당도 무너진다’ 말한 것으로 알려져
    “고영주-정우택 비밀 회동, 이래서 자유당 하는 짓 설득력 없다는 것”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과 MBC노조 파업에 앞서 정우택 원내대표와 고영주 이사장이 비밀리에 회동한 것에도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 호텔 일식집에서 만나 MBC 파업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수 의원은 “(정우택 원내대표와 고영주 이사장이 만나) 무슨 얘기를 했을지 뻔한 것 아닌가. 어떻게 김장겸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을 것”이라며 “이래서 자유한국당 하는 짓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장겸 사장은 자유한국당 관계자를 만나서 ‘내가 무너지면 자유한국당도 무너진다. 내가 보수의 마지막 보루이다. 그러니까 나를 지켜야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고영주 이사장에 대해서도 “‘탄핵사태 때 태극기 집회 나온 사람들이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이다’, ‘우리 국민의 대부분이 MBC를 가장 공정한 방송으로 신뢰한다’고 확신에 차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도 법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로 확신한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사람이 어떻게 공정과 중립이라는 단어를 태연하게 입에 올릴 수 있는지 한마디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면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라는 분이 이런 사람을 만나고 다니면서 MBC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하고 있으니까 기가 막힐 일”이라고 질타했다.

    자유한국당의 보이콧 선언은 “‘김장겸 은닉 보이콧’에 불과”

    자유한국당은 지난 2일 정기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가 문재인 정부의 방송 장악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보수야당을 비롯한 3개 야당들은 일제히 자유한국당의 명분 없는 보이콧에 대해 ‘김장겸 지키기’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 원내대표는 “적법 절차를 부정하고 김장겸 지킴이 노릇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방송법 개정까지 막아가면서 자기들이 김장겸을 사장에 앉혀놨는데 쫓겨나게 생겼으니 이를 막아보려는 것”이라며 “문제는 사원들의 90% 이상이 사장을 나가라고 하고 있기 때문에 김장겸을 지키려다가 김장겸과 함께 몰락하지 않게 자유한국당이 판단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 또한 “산적한 민생 현안을 모두 뒤로 하고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MBC 사장의 거취 문제로 국회를 전면 보이콧하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이날 오전 상무위회의에서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을 이유로 국회 일정을 거부한 자유한국당에 대해 “불법행위에 대한 공권력의 집행에 정면도전”이라며 “자유한국당의 이번 국회보이콧은 적폐세력의 ‘공범자’임을 스스로 ‘자백’한 꼴이며, 범죄 피의자의 도주를 돕는 ‘김장겸 은닉 보이콧’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반면 정우택 원내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정기국회 전면 보이콧은 단지 공영방송 사장 한 사람 체포영장 때문이 아니다”라며 “정치보복에 여념 없는 문재인 정부의 폭주에 제동을 걸고 위험성 고발하기 위한 것”이라며 보이콧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언론노조 KBS본부 1,800여명의 조합원과 MBC본부 2,000여 명의 조합원이 이날 오전 0시를 기점으로 일손을 놨다. MBC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광장에서, KBS본부도 같은 날 오후 3시 여의도 KBS 사옥 앞에서 파업 출정식을 갖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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