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간 『파란 구리 반지』 외
        2017년 09월 02일 10: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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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구리 반지>

    손석춘 (지은이) | 시대의창

    017년 이태준문학상을 수상한 손석춘 작가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손석춘 작가는 첫 장편소설 <아름다운 집> 이후 줄곧 이데올로기와 분단을 다뤄왔다. 2018년 제주 4?3항쟁 70주년을 앞두고 펴낸 이번 작품에서도, 우리 역사의 아픔을, 그 진실을 정면으로 들춰냈다.

    일제강점기, 해방, 4?3항쟁, 여순항쟁, 한국전쟁과 분단. 그리고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을 온몸으로 겪어낸 제주도 여인 고은하. 작가는 그의 삶을 담담히 그리며 역사의 진실이 매도당하는 우리 현실을 고발한다. 해방을 맞았지만 친일파 청산은 없었고 한국전쟁은 끝났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데올로기에 지배당한다.

    ‘윤똑똑이’ 지식인들을 향해 어쭙잖은 화해나 양비론을 들먹이지 말고 역사의 진실을 올바로 직시할 것을 작가는 일갈한다. 아물지 않고 덧나기만 하는 우리 근현대사의 상처를 ‘파란 구리 반지’라는 상징과 역사적 진실의 힘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한다.

    주인공 고은하는 제주도에서 심방(무당)의 딸로 태어나 보통학교를 마치고 교사의 꿈을 키운다. 어렵사리 입학한 대구사범에서 어릴 때 잠깐 만났던 강인혁과 재회한다. 인혁은 지리산에서 이현상과 함께 활동하며 조선 해방과 사회주의 세상을 꿈꾼다. 자연스레 인혁의 길을 같이 걷게 된 은하는, 친일 경찰 박병도에게 갖은 고초를 당한다. 곧 해방이 되자 지리산에서 내려온 은하와 인혁은 제주도에서 가정을 꾸린다. 둘은 아이들을 가르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들 앞에 경찰 박병도가 다시 나타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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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소 김천흥 선생 무악 인생록>

    김천흥 (지은이) | 김영희 (엮은이) | 소명출판

    종묘일무와 처용무의 국가무형문화재 김천흥 선생 자서전

    『심소 김천흥 선생 무악인생록(心韶 金千興 先生 舞樂人生錄)』은 마지막 무동(舞童)이며, 국가무형문화재 종묘일무와 처용무의 예능보유자였던 심소 김천흥(1909~2007)의 90년 무악(舞樂)인생을 기록한 자서전이다.

    김천흥 선생은 1923년에 창덕궁에서 벌어진 순종황제의 오순(五旬)경축연에서 15세의 무동(舞童)으로 춤춘 이래 일제강점기에는 이왕직 아악부에서, 광복 이후에는 국립국악원에서 최고의 예인으로 무악활동을 했다. 더불어 1954년에 자신의 무용연구소를 개소하여 <처용랑>, <만파식적> 등의 작품을 창작했고, 1980년대에는 국립국악원에서 궁중무의 복원작업을 이루었다. 또한 전공 악기인 해금을 비롯해 양금, 아쟁의 보존을 위한 연주와 교육, 출판 활동도 왕성하게 수행했다. 무엇보다도 순종황제의 어전에서 춤춘 후 2002년까지 궁중무 <춘앵전(春鶯囀)>을 춤추므로써 마지막 무동의 역사적 소임을 다하시고 돌아가셨다.

    그 과정들을 김천흥 선생이 5부로 구분하여 직접 서술한바, 활동의 전후 과정뿐만이 아니라 에피소드, 개인적 소회를 밝히고 있다.

    무동으로 춤추었던 순종오순 경축연에 대해 “어둠의 장막이 내려진 주위로 인정전 처마와 붉은 기둥에 달린 전등에서는 은은한 불빛이 밝혀졌고, 전내(殿內)에서는 야연(野宴)이 베풀어짐과 동시에 국악 연주가 시작되었다. …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고 살며시 눈을 들어 정면 앞을 보니 맞은편 용상 옥좌(玉座)에는 순종 임금님과 윤황후계서 좌정해 계셨고, … 처음에 나는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손발을 움직이는 것조차 거북스러웠다. 그러나 이내 불안한 마음을 가다듬고, 연습 때 하던 편안한 기분을 살려 춤을 추었다. 십년감수한 기분으로 큰 숨을 한번 쉬고는 물러나와 살피니 온 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라는 생생한 회고는 김천흥 선생의 인간적 면모뿐만이 아니라, 근현대 공연예술의 전모를 이해하는데 자료적 가치가 매우 큰 기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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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프레임 전쟁> – 뉴스로 뉴스를 덮는 언론을 말하다

    미디어오늘 (지은이) | 동녘

    대한민국사에서 언론.국가.자본권력이 첨예하게 갈등하거나 야합했던 주요한 사회적 모멘텀(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장면)을 제공했던 15개의 사건을 ‘언론의 프레임 전쟁’이라는 틀로 담았다.「미디어오늘」 기자 7명이 함께 15개의 사건을 선정하고 4개월간 공동으로 연재했던 작업의 결과물이다.

    언론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개념 짓느냐에 따라 사회는 우리의 예상보다 많이 좌우되어왔다. 그래서 뉴스 수용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비판적 독해능력)가 사회 진보를 위해 절실하다. 이 책에는 그 절실한 마음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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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움과 시설을 넘어서> –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코뮌

    닐스 크리스티 (지은이) | 윤수종 | 강내영 (옮긴이) | 울력

    노르웨이의 사회학자이자 범죄학자인 닐스 크리스티의 저서. 여기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공동체를 소개한다. 이상한 마을(들)이 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수입이 생기면 우리처럼 자기 돈이라고 자기 주머니에 챙기는 게 아니라 마을의 공동 주머니에 모아 놓는다. 그리고 그 돈은 더 이상 개인의 돈이 아니다. 마을의 돈이다.

    이 마을의 또 다른 특징은, 이 마을에는 권력을 가진 개인이나 기관이 없다는 점이다. 아무리 작은 집단이라도 사람이 모이면 권력관계가 성립되는 게 보통인데, 이 마을은 누구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총회에서 마을 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모으고, 그에 따라 마을이 운영된다. 그렇다 보니 이 마을에 대해서는 억압이나 복종, 소외 같은 말은 쓸 일이 없는 공동체이다.

    지금까지 말한 이 이상한 마을(들)은 노르웨이에 있는 캠프힐 마을들이다. 캠프힐은 하나의 운동이기도 하다. 히틀러의 핍박을 피해 영국으로 망명한 쾨니히를 비롯한 일군의 사람들이 만든 치유 학교에서 시작된 마을 운동인 것이다. 노르웨이에는 이런 마을이 다섯 군데 있다. <외로움과 시설을 넘어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코뮌>은 바로 이 노르웨이 마을들과 그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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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은이) | 이정서 (옮긴이) | 새움

    지난 2014년 알베르 카뮈 <이방인>, 2017년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재번역하면서 기존 번역의 ‘오역’을 지적했던 번역가 이정서가 이번에는 <어린 왕자>를 들고 나섰다. 그는 그간의 대표적인 한국어 번역본 외에, <어린 왕자> 최초의 영어 판본인 미국의 캐서린 우즈 번역본을 함께 분석함으로써, 견고하고도 시적인 <어린 왕자>의 세계가 번역으로 인해 어떻게 굴절되고 왜곡되었는지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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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강 캥거루>

    에릭 바튀 (지은이) | 이순영 (옮긴이) | 북극곰

    겁쟁이 캥거루 빨강의 이야기

    어느 날, 아기 캥거루가 태어납니다. 다른 캥거루들은 모두 흰색인데, 아기 캥거루만 온통 빨간색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빨강입니다. 빨강은 폴짝폴짝 뛰어다니다가 무서운 것들을 발견합니다. 덤불인 줄 알고 다가갔다가 가시를 바짝 세운 고슴도치를 만나기도 하고, 까만 길을 따라 큰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트럭을 보기도 합니다. 그때마다 빨강은 도망쳐서 엄마 주머니로 돌아옵니다. 엄마는 무서워하지 말라고 하고, 친구들은 빨강을 겁쟁이라고 놀립니다. 겁쟁이 캥거루 빨강에게는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세상을 향해 다시 한번 폴짝!

    아기 캥거루 빨강이 태어납니다. 빨강은 유난히 호기심이 많습니다. 세상은 신기한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빨강은 날마다 도망칩니다. 친구들은 빨강을 겁쟁이라고 놀립니다. 그래도 겁쟁이 캥거루 빨강은 매일매일 세상 밖으로 껑충껑충 뛰어갑니다.

    세상은 넓고 큽니다. 때로는 살아가는 일이 겁나고, 두렵기도 합니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호기심과 기대와 희망을 갖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우리가 꿈 꾸는 세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 이 작고 여린 빨강 캥거루처럼 말입니다. 『빨강 캥거루』는 진정한 용기와 사랑과 희망을 선사하는 그림책입니다.

    매력적인 빨간색, 사랑스러운 빨강 캥거루

    『빨강 캥거루』는 강렬한 빨간색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표지에는 빨간 대지, 빨간 태양, 빨간 캥거루가 있습니다. 그림책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흰색 캥거루들과 대비되어 빨강 캥거루가 더 눈에 띕니다. 강렬하고 독특한 화법으로 주목받는 에릭 바튀는 『빨강 캥거루』에서도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빨간색과 검은색과 흰색을 자유자재로 풀어놓습니다.

    에릭 바튀는 세상을 향한 호기심과 열정이 가득한, 아기 캥거루 빨강을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캥거루 빨강을 따라 작품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보면, 놀랍게도 우리 마음속에 숨겨져 있던 힘이 불끈 솟아납니다. 언제나 독자들을 매혹시키는 작가, 에릭 바튀가 다시금 우리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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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꿈>

    김성미 (지은이) | 북극곰

    학교는 왜 가는 걸까요? 학교에 가면 피곤하고, 화나고, 속상하고, 짜증 나는 일 투성인데 말이에요. 게다가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서 피아노, 미술, 태권도, 영어를 배워야 해요. 아! 불쌍한 내 인생! 그래서 내 꿈은 돼지가 되는 거예요. 돼지가 되면 학교도 안 가고 실컷 놀 수 있으니까요.

    『돼지꿈』은 아무 걱정 없이 마음대로 놀고 싶은 어린이의 바람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어린이는 놀면서 자라고, 놀면서 꿈을 꿉니다.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의 어린이들은 제대로 놀 시간조차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요. 『돼지꿈』은 세상이라는 놀이터에서 자유로워지기를 바라는 어린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돼지가 되고 싶은 어린이의 이야기

    학교는 왜 가는 걸까요? 학교에 가면 무서운 선생님과 형들이 있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여자 친구 때문에 친구와 싸우기도 하고, 맛없는 급식 때문에 괴로운데 말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학교에 가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학교가 끝나면 더 바빠지지요. 음악 학원, 미술 학원, 체육 학원, 보습 학원에 가느라 쉴 틈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인공 소년의 꿈은 돼지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과연 돼지가 되면 마음대로 놀 수 있을까요?

    요즘 우리 어린이들은 안녕한가요?

    『돼지꿈』에는 요즘 우리 어린이들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른 아침 무거운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갑니다. 학교에 가면 재미있는 일보다는 힘들고 괴로운 일이 더 많습니다. 또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가서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합니다. 정말 쉴 틈이 없습니다. 실컷 놀고 싶은데, 마음대로 놀 시간이 없습니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숨이 깊어집니다. 주인공 소년의 독백과 표정은 요즘 우리 어린이들의 일상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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