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기아차 임금소송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
노조 일부승소, 4223억원 지급 판결
    2017년 08월 31일 01:34 오후

Print Friendly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31일 기아차 노동자 2만여 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에서 정기상여금과 중식비를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사측은 노동자들에게 3년치에 4223억원의 밀린 임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기아차 노동자들은 2011년 연 700%에 이르는 정기상여금을 비롯한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서 수당, 퇴직금 등을 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으며 임금 차액 등 6588억 원, 이자 4338억 원을 더해 총액 1조926억 원을 청구했다. 소송제기 시점에서 임금채권 청구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은 최근 3년치 임금이다. 법원은 이 청구액의 38.7%를 인정한 것이다 .

통상임금 쟁점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12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하며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노사간 합의했다 해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다만 이 경우라도 사측에 예기치 못한 재정적 부담을 안겨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한다면 ‘신의 성실의 원칙(신의칙)’에 따라 추가 수당 요구는 용인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한 노사합의를 언급하며 노동자들의 주장은 신의칙에 어긋난다는 사측의 주장에 대해 법원은 기아차가 2008년부터 2015년 사이에 상당한 당기순이익을 거뒀고 경영상 상태도 나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동자들이 마땅히 받았어야 할 임금을 이제야 지급하는 것을 두고 비용이 추가적으로 지출된다는 점에만 주목해 이를 경제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적시하기도 했다.

이번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을 앞두고 기아차 사측은 물론이고 경총 등의 사용자단체과 보수언론들은 경제 위기의 가속화, 기업 부담 급증 등에 대해 악의적으로 왜곡 선동하는 주장들을 쏟아내면서 재판부를 압박하기도 했지만 재판부는 통상임금 관련한 법리와 원칙에 근거하여 판결을 내렸다.

양대노총, 판결 결과에 “환영”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신의칙 불인정, 통상임금의 법리를 바로 세운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통상임금의 법리를 바로세우고, 무원칙한 신의칙 적용 주장을 배척하고 근로기준법에 의해 마땅히 지급해야 할 사용자측의 지급의무를 확인한 판결”이라는 평가이다.

또 민주노총은 “오늘 이 통상임금 판결은 단순히 기아차 노동자들의 권리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 잘못된 통상임금 기준 때문에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하는 구조를 바꾸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같은 날 기“기아차 상여금 통상임금 판결 결과는 당연하다”는 성명을 내고 환영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청구금액 중 일부만 통상임금으로 인정되고 소송이 지연된 부분은 심히 유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또 “기아차 사측을 비롯한 재계는 더 이상 소모적인 통상임금 갈등을 중단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데 나서라”고 촉구하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 될 수 있도록, 노동의 대가로 지급되는 일체의 급여를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임금체계를 제도화하기 위한 법제도개선투쟁에 더욱 앞장 설 것”이라는 결의를 밝히기도 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