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시국선언 교사들
'정치중립 침해'로 2심도 ‘유죄’
전교조 "사법부, 여전히 정의의 저울 고치지 못해...즉각 상고"
    2017년 08월 21일 06: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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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에 따른 조퇴 투쟁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시국선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30여 명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현직 간부들이 형량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21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정훈 전 전교조 위원장에게 1심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김 전 위원장 외에 변성호 전 전교조 위원장 등 25명과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권 퇴진 촉구 글을 올린 혐의로 기소된 교사 6명 등 총 31명에게는 각각 벌금 50만~1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김 전 위원장 등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김 전 위원장에겐 벌금 400만원을 변 전 위원장 등 다른 교사들에겐 벌금 100만~4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전교조는 지난 2014년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에 대한 조퇴 투쟁과 전국교사대회에서 ‘박근혜 퇴진’ 등을 요구하고, 전교조 소속 현장 교사들은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올렸다.

재판부는 “아직 정치적 세계관이 형성되지 않은 미성년자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정치적 중립성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선언 내용은 정책 비판을 넘어 대통령 퇴진 등을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어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조퇴 투쟁 등을 벌인 것에 대해선 “전교조의 집단행동은 평화적 방법이었는지 여부를 떠나 교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교원노조법에 위배된다”면서 “단체행동의 주 목적도 법외노조 통보에 항의하는 것으로서 공익이 아닌 단체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공무 외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조항은 위헌’이라며 낸 전교조의 위헌심판 제청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은 ‘공무원은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은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해 직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를 한정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관련 정부기관의 언론 통제 의혹 등이 제기됐고, 대통령의 태도에 대해 국민들의 실망이 커지던 상황에서 많은 제자들과 동료 교사들을 잃은 피고인들이 추모와 함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교사 선언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이 이 사건 활동에 이르게 된 사회적 상황은 피고인의 양형에 중요하게 참작돼야 한다”며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형량을 낮췄다.

전교조는 이날 구두논평을 내고 “행정부는 고발을 취하하지 않았고, 사법부는 여전히 정의의 저울을 고치지 못했다”면서 “오늘 사법부는 박근혜 정권의 공안탄압에 발맞추었던 부끄러운 과거를 청산할 기회를 또 한 번 스스로 박차버리고 말았다”고 혹평했다.

전교조는 “즉각 대법원에 상고함과 더불어 교사와 교원노조 탄압에 악용되고 있는 낡은 법률들을 속히 고치도록 입법부에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사들의 정치기본권과 노동기본권을 온전히 보장하는 법 개정은 시대적 과제”라며 “정부는 혁신적인 입법안을 마련해 발의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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