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연합군사훈련 시작,
    한반도 위기 전환점 될까
    항공모함 등 주요 전략자산 미전개
        2017년 08월 21일 01:1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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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8월 위기설 속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FG 을지연습)이 21일 시작되는 가운데, 을지연습이 한미와 북미 간 냉전 상태를 끝내고 대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18일 올해 을지훈련 참가 미군병력은 해외 증원군 3000명을 포함해 1만 7500명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비해 해외 증원군은 500명 더 늘었지만 전체 숫자에선 7500명이 줄었다. 미국이 최근 북미 간 긴장 상황을 의식해 규모를 축소하고, 특히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 미군의 전략자산이 직접훈련에 참가지 않는 것 또한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긍정적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정권 창립일인 9월 9일을 기점으로 북한의 반응에 따라 향후 경색된 한반도의 상황이 완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번엔 항공모함도 안 올 뿐 아니라 미군의 참가 인원도 작년보다 오히려 7500명이 줄었다”며 “미국이 한미연합훈련 규모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식으로 얘기는 하고 있지만 굳이 북한을 자극해서 북한에게 도발의 빌미를 줄 필요가 없다고 계산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정영철 서강대학교 교수 역시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서 “을지훈련에서 항공모함이나 핵추진 잠수함 등 소위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될지가 핵심”이라며 “이 부분에서 현재 미국이 이런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주목했다.

    아울러 홍 수석연구위원은 ‘훈련기간을 무사히 지내고 나면 현재의 긴장 상태는 풀어질 수도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엔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답했다.

    홍 위원은 “이달 말까지 훈련이 끝나면 9월 9일이 북한의 정권 창립일인데 작년에 북한이 핵실험을 한 날이다. 만약 9월 10일까지 도발 안 하면 진짜로 9월 중순에는 남북 간 대화나 북미 간의 대화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북한이 그때까지 도발을 참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을지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지휘소 훈련(CPX)이기 때문에 전체 참가 규모보다 해외증원군의 수가 지난해보다 더 늘었다는 점에서 규모 축소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이번 을지연습에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과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 등 미군 최고위층이 지난 20일 방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열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미군 규모 축소에 대해 “북한과 중국의 요구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UFG(을지연습)는 키리졸브 훈련하고는 성격이 전혀 달라서 실기동하는 것이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지휘소 연습에 어느 정도의 미군이 참여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에는 오히려 해외에서 증원되는 미군이 한 500명이 늘어나서 한 3000명이 됐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미군의 핵잠수함, 항공모함이나 미군의 전략 자산이 지난해와 달리 참여하지 않는 것이 미국이 북한에 보내는 긍정적 신호가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선 “UFG라고 하는 것이 워게임 형식의 지휘소 연습은 오로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연습이기 때문에 키리졸브 훈련 시에는 핵잠수함과 항공모함의 전개가 꼭 필요하지만 UFG 훈련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을지연습 시점에 맞춰 미군 최고위층이 방한한 것과 관련해선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사실상 한국 방어를 책임지는 주요한 미국의 고위 인사들이 한꺼번에 한국에 들어와 있다. 이것이 북한에 대해서는 그 자체가 아주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풀이했다.

    이어 “제가 볼 땐 2, 3일 내로 세 사람이 합동기자회견까지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북한이 더 이상 국제 사회를 대상으로 한 도발을 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지 않겠나 하는 생각한다”고 추정했다.

    을지훈련이 한반도 긴장 국면을 전환할 주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엔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대화의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느냐’는 물음에 김 교수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한미 간에 보여주고 있는 것들을 보면 전략 자산 전개 여부에 대해서도 아무 말이 없고 훈련도 로우키를 유지하고 있고, 어쨌든 간에 미군 참여가 줄어든 것이 객관적으로 눈에 보인다”며 “이런 부분을 김정은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향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데, 북한이 이 대화의 국면을 스스로 잡을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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