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근·이현준 열사 죽음,
    노동자와 마사회·조교사 합의 이뤄
    말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 등 합의
        2017년 08월 16일 05:1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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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운수노조와 한국마사회-조교사가 16일 마필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 열사 명예회복 및 유족 보상 등에 일괄 합의했다. 장시간·저임금 노동에 항의했던 박경근 열사 사망 82일, 이현준 열사 사망 16일만이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노조는 마필관리사의 사용자 격인 마사회-조교사와 ▲말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 ▲제도개선 완료 전 우선조치사항 ▲열사 명예회복 및 유족보상에 대해 합의했다.

    우선조치사항엔 고용안정, 임금, 노조활동 보장, 재발 방지 등이 포함돼있다. 이는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과 함께 노사 간 상당한 쟁점사항이었다.

    왼쪽부터 전국공공운수노조 조상수 위원장, 한국마사회 이양호 회장, 공공연맹 이인상 위원장(사진=곽노충)

    노조는 “이번 합의는 박경근·이현준 열사의 염원인 한국마사회의 다단계 착취구조를 철폐하고 말관리사 직접고용 제도개선으로 가는 한걸음을 내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과제는 남아있다. 마필관리사에 대해 직접고용을 하기로 합의한 것이 아니라 직접고용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논의 과정에서 마사회-조교사가 지난 교섭에서 보여 왔던 태도를 유지한다면 핵심 쟁점인 마필관리사 고용안정 문제는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

    협의체엔 한국노총 공공연맹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각 1인, 마사회 2인, 농식품부 추천 전문가1인, 노조 추천 전문가 1인으로 구성된다. 8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약 3달간 운영될 예정이다.

    노조는 “한국마사회는 앞으로 죽음을 불러오는 다단계 착취구조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고 말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에서 전향적인 태도로 제도개선 논의에 임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러한 합의내용에 대한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 조합원 보고대회를 오는 17일에 한다. 장례식은 ‘노동열사 박경근·이현준 동지 전국민주노동자 장’으로 19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의 마필관리사 박경근, 이현준 열사는 다단계 고용구조(마사회→개인마주→조교사→마필관리사)에 의한 저임금, 장시간 노동, 인권유린 등 ‘노예노동’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와 유족 등은 마사회 경영진 퇴출,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조치, 국회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마사회, 조교사 측은 노사교섭에서 다단계 고용구조를 “선진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평가하며 개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한편 노조는 이날 합의 이후 박경근 이현준 열사 장례일정을 진행하며 17일까지 장례위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장례일정은 19일 오전 7시 장례식장에서 발인제, 오전 9시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영결실, 오후 3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사무실 앞 노제, 오후 5시 양산 솥발산 공원묘원에서 하관식을 진행한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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