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북핵 문제,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
    미국·중국·북한, 갈등의 수위 조절
        2017년 08월 14일 05:4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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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한반도의 평화는 무력으로 오지 않는다”며 북핵 위기로 촉발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평화와 협상 기조로 해결하겠다는 기존의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를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이 점은 우리와 미국의 입장이 다르지 않다”고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로 인해 한반도와 주변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해지고 있다”면서 “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며, 대한민국의 국익은 평화로,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미국 등 주요국들과 협력해 이런 상황이 심각한 위기로 발전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며,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동맹”이라고 규정한 후 “미국 역시 현재의 사태에 대해 우리와 같은 기조로 냉정하고 책임 있게 대응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와 협상이 고통스럽고 더디더라도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미간 공격적 발언들이 연일 오가는 것과 관련해 미국 측에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서도 “더는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고, 도발과 위협적인 언행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남북 간 교류협력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를 함께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8월 위기설’, ‘선제타격론’ 등 안보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 “국민 여러분께 분명히 약속드린다. 위기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유사시 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안보 정치’ 강화하는 보수정당들

    반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대북 평화구걸 정책’ 등의 표현을 써가며 대화·평화를 중심으로 하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정책을 힐난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 평화구걸 정책은 지금 ‘문재인 패싱’ 현상을 낳고 있다”고 주장했고, 정우택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전술핵 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의지가 있다”며 “공포로부터의 균형에서 북한에 대한 핵 억제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도 정부의 안보정책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최고위회의에서 “전 세계가 한반도 안보 불안을 걱정하고 있는데 당사자인 문재인 정부만 천하태평으로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다”면서 “대통령도 휴가를 다 챙겨서 쉬었고 관계 부처 장관들도 모두 느긋하게 여름휴가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바른정당은 ‘핵공유’를 주장하고 있다.

    대선 중앙선대위 국가안보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신원식 예비역 육군 중장은 이날 바른정당 당사에서 열린 ‘핵공유가 신(新) 안보다’ 토론회에서 한반도 핵전력 공동자산화를 주장했다.

    신 전 중장은 “핵공유는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북한과 주변국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자체 핵무장은 악수고, 핵 배치는 하수고, 핵 공유가 보수”라고 말했다.

    대북 공격의 말폭탄 수위 낮추는 미국

    이처럼 보수야당들이 북핵 위협에 강경한 군사대책을 들고 나오고 있는 데 반해, 미국과 중국 등의 기류는 ‘군사적 해법’이 아닌 ‘외교적 해법’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지난 며칠간 연일 계속된 북미간 공격적 발언들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와 백악관, 군 고위 인사들은 13일(현지시간) ‘전쟁 임박설’을 부인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부에선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 문턱에 있다고 사실로 가정하는데, 나는 우리가 오늘 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한 어떠한 정보도 없다”고 말했다.

    폼페오 국장은 양국 간 긴장 관계 고조를 미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오늘 임박한 것은 없다”고 답하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이성적이고 불리한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ICBM 발사에 따라 강력한 군사적 행동을 경고했었다.

    폼페오 국장은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에 대해서도 “그(김정은)가 무기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하도록 허용한 ‘전략적 인내’를 미국이 더는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같은 날 ABC방송에 출연해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과 비교한다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쟁 임박설에 선을 그었다.

    특히 맥매스터 보좌관은 미 정부가 새로운 경제 제재가 수반된 “확고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차단하려 한다고도 강조했다.

    방한 중인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도 북한 미사일 위기에 대한 외교적 해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며 “우리 모두 전쟁 없이 이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사령탑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또한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공동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 정권교체나 한국의 조속한 재통일에 관심이 없으며 비무장지대 북쪽으로 미군을 주둔시킬 핑계를 찾거나 북한의 호전적인 정권과는 거리가 있는, 오랜 기간 고통받는 북한 주민들을 해하려는 것도 아니다”며 “미 정부가 북한과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북핵 위협에 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국도 이번엔 중재자 역할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대북 특사 파견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중국도 중재자 역할을 위한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에 대해 이날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특사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파견할 수 없다”면서 “어떤 급의 관리가 갈 테니 받아들이겠느냐고 해야 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4월 위기설’이 나올 때도 특사가 가길 원했던 것 같은데 북한 측에서 안 받았다”며 “특사라는 것은 갔을 때 메시지가 있어야 하며 상대편이 봤을 때 득이 돼야 특사로 오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 솔깃한 제안을 한다면 북한이 중국 특사를 흔쾌히 받을 수 있겠지만 ‘핵 개발하지 마라’, ‘긴장 고조하지 마라’ 등 압력으로 비치는 말을 하러 온다면 받아들여 주겠는가. 비중 있는 인물이 간다면 북한이 받아줄 수도 있지만 지난 4월에 안 된 경험을 볼 때 예측이 어렵다”고 전했다.

    북한과 미국, 비공개 접촉

    북한도 지난 9일 괌 미사일 타격 발언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북미가 이면에선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P통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뉴욕채널로 통하는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박성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수개월 동안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북미가 연일 공격적 언사를 주고받고 있지만 물밑에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P는 “이 같은 접촉이 아직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긴장을 낮추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뉴욕채널의) 존재를 잘 알고 있는 인사들은 이 같은 만남이 진지한 협상의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우리는 그들이 대화를 원하면 들을 수 있는 다른 의사소통 수단이 있다”며, 북한과의 대화 채널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과 미국의 ‘말 폭탄’ 속에서도 지속적인 ‘말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제재와 대화 기조가 역시 옳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 비판에만 열을 올리는 야당이야말로 정부의 초당적으로 협력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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