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박기영 임명,
과학계의 비판 더 확산돼
"민주당, 황우석 사태 교훈 못 얻어"
    2017년 08월 10일 12: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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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황우석 사태’의 핵심인물인 박기영 전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 과학계를 비롯한 정치권 안팎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청와대가 황우석 사태의 교훈을 무시하고 혁신이 가능할 거라는 건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정부서 일한 민주당 의원들, 황우석 사태에 교훈 얻지 못한 듯”

우희종 교수는 1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정치권과의 결탁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였던 황우석 사태는 노무현 정부 때 발생한 일”이라며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에서 일했던 민주당 내 인사들이 그 당시로부터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하고 여전히 박기영 씨가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이같이 비판했다.

우 교수는 “황우석 사태는 한 연구자의 연구윤리 위반이 기반이지만, 국제적으로까지 확대된 것은 그 당시 연구자를 검증 없이 막 부풀렸던 언론과 정치권의 막강한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박 전 보좌관은 연구윤리를 위반한 과학자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그것을 조율한 주요한 인물이고 그 당시 연구를 대규모 국가적 사업으로 키우고 홍보하는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질타했다.

그는 “단순한 평가 위주의 과학연구와 그에 대한 지원이 어떤 결과를 빚었는지는 황우석 사태가 아주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면서 “(박기영 전 보좌관을 임명할 때) 정치권의 이야기가 중심이었지 과학계의 이야기를 수렴한 것 같지 않다”고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우 교수는 “과학의 건강한 발전과 그것에 근간한 혁신의 가장 중요한 것은 튼튼한 연구윤리다. 튼튼한 연구윤리 안에서부터 제대로 된 혁신이 나오는 것”이라며 “박기영으로 과학기술 혁신한다는 건 사상누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박 전 보좌관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경우 “박 전 보좌관이 앞으로 추진할 일에 과학계의 지지와 협력은 아마 지극히 제한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잘못해도 권력에 빌붙으면 된다…과학계에 잘못된 시그널 보내”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직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 임명만으로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계 등의 반대에도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에선 박 전 보좌관이 여론의 반대를 뚫고 예정대로 임명이 우리나라 과학계의 퇴행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과학 연구윤리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 집중하지 않고 권력에 의존하는 경향이 젊은 과학자들 사이에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계에서 이례적으로 성명서까지 내며 박 전 보좌관의 임명을 반대한 이유다.

우 교수는 “정권이 (박 전 보좌관의 임명을) 밀어붙인다면 많은 젊은 과학자들은 ‘정치권에 눈도장만 찍으면 20조 이상의 예산으로 한 나라의 과학의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철저하게 우리나라의 과학계를 퇴행시키는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더 이상 과학 연구윤리를 가르칠 수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과학계에 종사하는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신명호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정책위원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박 전 보좌관은 황우석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인식도 못 하고 끊임없이 권력 주위에 있었다. 이런 사람을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직에) 앉히게 되면 제2의, 제3의 박기영 같은 사람들이 과학기술계에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잘못된 사람을 직에 앉혀 과학기술자들 전체에 잘못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며 “연구를 열심히 하는 사람들보다는 잘못을 저질러도 권력 근처에 있으면 문제가 없다는 신호를 과학기술인 전체에 보내고 있는 있다”고 비판했다.

박 전 본부장은 황우석 사태의 책임론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시 줄기세포가 진짜로 존재한다고 믿었고, 연구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우 교수는 “사태를 축소하는 것 자체가 박 전 보좌관이 국가의 과학기술 혁신에 총괄로 있을 만한 안목이 없다는 걸 스스로 말해 주는 것”이라고 했고, 신 위원장 또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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