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진보당 중앙위, 입장 차이 재확인
    8월 22일 통합진보당 진로 모색 단일 안건의 토론 진행
        2012년 08월 23일 12: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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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통합진보당이 당 진로와 해법을 모색하는 단일 토론 안건으로 2차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각 정파간의 의견을 나누었다.

    22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된 이날 중앙위는 민주노총과 노동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자 당원들과 부산/울산/경남 그룹, 탈당분당 반대 당 사수 비상회의 그룹(구당권파), 진보정당혁신모임 그룹(신당권파)에서 각 기조발제와 찬성 토론, 마무리 발언 순서로 의견을 개진했다.

    하지만 이날 중앙위는 각 정파별 입장을 더욱 공고히 밝히는 자리로서 구당권파는 강기갑의 3가지 혁신안 특히 이석기, 김재연 의원 자진사퇴를 거부했고, 신당권파는 혁신 재창당의 전제를 분명히 밝히는 자리로 이어졌다.

    김효상 “이석기, 김재연 의원 자진사퇴 등이 전제된 혁신 재창당”

    첫 번째 발제를 김효상 중앙위원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20일 상집을 통해 통합진보당 지지철회를 재확인해 공개적 발언할 수 없다”며 “전제는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혁신 재창당할 정당은 노동 중심성을 갖춘 대중적 정당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발제문에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자진사퇴, 중앙위원회 폭력 관련자의 반성 성찰과 백의종군을 전제로 당의 가치와 정책, 지도 집행력 구성, 시·군·구 조직의 노동 중심성 보장, 탈당하신 분들과 당 밖 진보세력의 최대 결집, 이를 반영한 중앙위, 당대회 등 과도기 의결기관의 재구성, 당명 변경 및 당헌 당규 개정, 당원총투표 2/3 이상의 찬성 등의 혁신 재창당을 시급히 완료해야 한다”고 적시되어 있어, 재창당의 전제조건으로 강기갑 대표가 제시한 3가지 요구안에 대한 일정한 지지 입장을 보였다.

    방석수 “구당권파의 5.12 폭력사태 사과, 신당권파의 혁신모임 해산”

    부산울산경남그룹을 대표해 발제에 나선 방석수 중앙위원은 “분당은 어떤 경우에도 안 된다”며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이 부결됐다고 분당하는 것은 역사에서 평가받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심사숙고해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제 진보진영내에서 분열해 성공한 사례가 있는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면서 “강기갑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에서 분당 없는 혁신 재창당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 위원은 “구당권파측이 5.12 중앙위 폭력사태에 대해 분명하고 명료하게 사과하는 것이 선행”할 것과 “진보정치 혁신모임(신당권파)의 해산, 분당을 기정사실화하는 행위 중단”을 제안했다.

    오병윤, “강기갑 세가지 요구 수용 어려워”

    구당권파를 대표한 오병윤 중앙위원은 혁신모임이 당일에도 탈당계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미 탈당계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며 “협박용인가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발제문을 통해 조준호 전 대표의 진상보고서가 허위임이 밝혀졌다는 점과, 국민참여계가 자신들의 선거부정행위가 있었음에도 보수언론의 종북주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것 등을 지적하며 강기갑 대표의 세 가지 요구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진로 모색 토론으로 진행된 통합진보당 823 중앙위(사진=장여진)

    ‘백의종군’이라는 표현을 두고는 “직간접적으로 전해오는 말로는 이정희 전 대표에게 대선 불출마선언하고 이혜선, 유선희 최괴위원을 사퇴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반발했다.

    이어서 그는 당 정상화를 위해 “대의체계를 존중해 9월2일 대의원대회를 통한 대선 정치일정을 확정할 것”과 “중앙위 회의를 파국으로 몰고간 심상정 의장, 구민노당 진성당원들에 대해 유령당원이라고 비아냥대고 조롱한 유시민 대표의 성찰” 등을 요구했다.

    이정미, “통합진보당과 진보진영 전체 자멸될 수 있어”

    신당권파를 대표해 발제에 나선 진보정치 혁신모임의 이정미 중앙위원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 문제에 대한 배경과 과정, 판단과 해법에 대한 차이가 서로 너무나 크다”며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함께 가기 어렵겠다는 고민이 든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작년 민주노동당내에서 참여계와의 통합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던 여러 마찰들을 언급하며 “당시 당 내 충분한 논의가 무르익지 않았음에도 이미 다 통합을 합의한 것처럼 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는 참여계 때문에 망했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당내 패권주의에 대해 “민주노동당에서는 용인됐을 수 있었지만 다른 문화와 조직이 결합한 통합진보당으로서는 패권주의가 존립하기 어렵다는 검증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그는 “통합진보당이 처해진 냉엄한 현실은 민주노총의 지지 철회로 존재의 이유를 부정당했으며 대중적 진보정당이라는 것도 좌초됐다”며 “현재 특정 정파가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통합진보당과 진보진영 전체가 자멸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각 정파 대표인사들 총 출동한 찬성 토론

    구당권파의 안동섭 중앙위원은 오병윤 위원 발제 찬성토론을 통해 “많은 국민들로부터 통합진보당이 외면당하고 있는것이 사실이지만, 바로 옆에 있는 당원과 동지들의 정치적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어떻게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 수 있겠나”며 “이석기, 김재연 의원 사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착확인했다.

    또한 그는 “혁신 재창당을 가장한 당의 분열 기획안으로 읽힌다. 그저 탈당과 분열의 명분 쌓기 위한 수순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일방의 책임으로 몰고가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혜선 중앙위원은 민주노총의 지지가 흔들린 원인에 대해 “자유주의 세력이라는 참여계가 합류하면서 이 3자통합이 노동자 민중을 책임질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며 “통합 과정에서 참여계가 노동 부문 할당을 반대함으로써 노동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위원의 찬성토론에 나선 홍용표 위원은 “탈당신고서를 모으는 이유는 개별적 탈당이 능사가 아니기 때문에 모으는 것”이라며 “탈당에 방점에 찍힌 게 아니라 당 정상화를 위한 배수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오늘부로 서울시당 위원장을 사퇴한다. 나부터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석 위원도 “시민사회단체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이유가 진보이기 이전에 상식적이지 않고, 민주적이지 않으며,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며 “심각하게 성찰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방석수 위원의 찬성토론자로 나선 김은형 위원은 “지도부가 나서 먼저 탈당을 논하지 말아달라. 양 진영 모두 다 패권적이지 않았냐”고 지적하며 “모두 동시에 자숙하고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 문제는 당내에 모든 절차 끝났다”며 “저도 과거에는 두 의원이 사퇴해야된다고 생각했지만 당내 절차가 끝난거라면 더이상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창권 위원도 “저는 참여계 출신이다. 통합됐을 때 정말 힘이 나고 좋았다며”며 “많은 당원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한결같이 분당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였다”고 밝혔다.

    이상규, “상호신뢰만 구축된다면 강기갑 중심으로 협력하겠다”
    천호선, “당 해산은 구당권파 일방의 희생만 요구하는 것 아니야”

    마무리 발언에서 이상규 중앙위원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끝없는 탐욕이다. 수십년 고생했던 동지들이 국회의원 자리가 눈앞에 보이니 탈선하기 시작했고, 원내와 현장에서는 경계선을 일부 넘어버렸다”며 “지금 가장 책임져야 할 세력이 있다면 바로 구당권파다. 중앙위 폭력사태는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데 바로 이렇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때 모든 책임을 동료 의원에게 뒤집어 씌우기 시작했다”며 “일부 탐욕이 또 다시 작동한 것이다. 비례 경선 부정의 탐욕에서 강제 출당까지 피묻은 칼이 춤을 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위원은 “(신당권파가) 남아있는 통진당을 철저히 죽이고 있다. 우리가 진보가 아니여야 본인들이 진보가 되니깐. 그래야만 민주당의 간택을 받을 수 있으니깐”이라며 “분당이냐 재창당이냐라는 논쟁에 진보의 원칙은 없고 정치적 이해만 있다”고 꼬집없다.

    마지막으로 그는 “강기갑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협력하겠다. 상호 신뢰만 구축된다면 모든걸 다 내려놓겠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험난한 곳에서 현장 한 모퉁이에서 뛰겠다”며 천호선 최고위원을 호명하며 “혁신모임 계속 할 것인가, 그래도 떠날 것인가” 물으며 “전태일과 노무현, 문익환은 여전히 만나야 한다. 그길 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천호선 중앙위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사태 초기부터 구당권파에게 스스로 해결해달라고 요구했지만, 4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아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비례 1번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이번 사태의 책임으로 물러났는데, 구당권파는 왜 혼자 책임져야 하냐며 전선을 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 해산은 국가보조금을 함께 포기해 국민들 앞에 책임지자는 것”이라며 “아직도 구당권파는 일방의 희생만 요구한다고 하는데 함께 내려놓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내가 이 당에서 갖고 있는 것이 최고위원직 하나인데 같이 내려놓겠다”며 “더 나아가 더 내려놓을 것이 있다면 이야기 해달라”고 주문했다.

    부울경의 민병렬 중앙위원은 “남은 열흘 동안(9월2일 중앙위 전까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전환점 위해 서로간의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을 만든 책임이 저에게 있다”며 “당이 새롭게 출구를 찾고 정상화하는데 내 모든 것을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서로간의 인식과 입장차이가 뚜렷히 보이던 양상에서 마무리 발언에서 각 진영을 대표하는 이들의 발언은 다소 합의점이 있어 보였다.

    특히 이상규 위원의 5.12 폭력사태에 대한 발언은 구당권파 진영에서는 처음으로 우선순위의 성찰 지점으로 꼽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태가 악화된 계기가 됐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진사퇴와 제명 부결에 대한 배경과 원인에 대해서는 서로간의 입장 차이가 명확히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두 의원 사퇴 문제와 관련해 양보하지 않는다면 분당의 수순으로 흘러갈 것이라 예상된다.

    이날 토론회는 약 100여명의 중앙위원과 참관인들이 배석한 가운데 약 5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김재연 의원도 참석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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