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노조 방침의 삼성
    ‘세콤’ 에스원에 노조 설립
    노조 "1년 미만 퇴사율 30% 육박"
        2017년 08월 04일 06: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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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안시스템 ‘세콤’으로 잘 알려진 보안업체 에스원이 4일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에스원은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다.

    삼성에스원노조는 4일 오전 서울 중구 에스원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에스원이 고객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을 하는 회사임에도 정작 그 속에 일하는 노동자의 행복은 지켜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관리자 갑질, 살인적인 노동조건과 업무량 개선, 성과연봉제 폐지를 우선 해결과제로 보고 있다.

    삼상에스원노조 설립 기자회견(사진=에스원노조)

    에스원 노동자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관리건물은 6만 8천 건이 늘었지만 이에 따른 인원 충원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영업직원은 더 감축됐다. 노조는 “출동요원(CS)의 차량 당 관리건수는 늘어만 가고, 월 평균 290시간의 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육아휴직이나 휴직으로 인한 공백이 생겨도 대체인력을 채용하지 않고 기존 인력이 모두 감당하게 해 업무량은 더 늘어나고 있다. 경영효율을 이유로 전국 97개 지사의 지원 업무를 10개의 통합지원센터로 통합하면서 거주지와 떨어진 타지에서 일하게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노조는 “1년 미만 퇴사율이 30%에 육박하고 있다. 살인적인 노동시간, 노동강도의 필연적 결과”라고 지적했다.

    에스원 노동자 70%가 성과연봉제 임금체계를 적용받고 있다. 에스원은 10년 전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노조는 “성과연봉제로 인한 폐단이 넘쳐나고 있다”면서 “실력보다 빽이 좋은 사람이 요직을 차지하게 됐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는 사라지고, 줄서기 문화가 팽배하다. 밀실 인사권을 행사하여 경영진의 이익에 저해하는 직원들을 징벌하는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영진 등 관리자들의 인격모독 행위도 거론됐다. 노조는 “회사는 매번 4대악(폭언,폭행,성희롱,음주운전)을 반드시 발본색원한다고 하면서, 경영상의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어 관리자들의 갑질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스원노조는 이달 3일 노조 설립 필증을 발급받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에 가입했다.

    한편 무노조 경영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삼성엔 삼성서비스센터 비정규직 AS기사들로 구성된 민주노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과거 에버랜드 노조였던 금속노조 삼성지회, 삼성SDI지회가 있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웰스토리에도 올해 노조가 생겼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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